만월 빛처럼 후학 등불 될 것

태허당(太虛堂) 광우(光雨)스님!

사바에 홀연히 오시어 각별한 신심과 원력으로 산하대지를 흔들더니, 이제 어디로 가시려 하십니까. 모든 불자들의 사표(師表)이며 비구니계의 큰 스승이신 스님께서 이렇듯 원적(圓寂)에 드시니, 스님의 후학 제자들과 수많은 인연들은 그 슬픔을 가누기 어렵기만 합니다.

아무도 가지 않았던 미답의 길을 헤치며 위법망구의 삶을 살았고 인천의 스승으로서 표상을 보이셨으니,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으시려 애썼건만 스님의 덕행은 후대에 길이 감화를 미칠 것입니다. 전법과 수행에 전념하시면서도 인재 양성에 헌신하셨으니, 아무리 감추려 하셨어도 스님의 원력은 망월산 등성이 위에 뜬 만월의 빛처럼 후학들의 등불이 될 것입니다.

특히, 비구니스님의 위상을 높이고 한국 여성 인권 신장과 불교 발전에 헌신하신 공덕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스님을 포함해 8명의 원로 비구니가 비구의 대종사에 해당하는 ‘명사’ 법계를 서품받은 것은 스님의 헌신으로 비구니 스님들의 위상이 높아졌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또한, 스님께서는 10년 동안 법화경 산림법회를 열어 불교의 대중화와 인재양성에 진력해 왔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불교는 실천의 종교이며 법당 불사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인재를 키우는 불사이며, 바르게 믿고 바르게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는 평소 말씀을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교육과 수행, 종단의 주요 사업에 대해 사부대중이 함께 마음을 모으고 백만원력 결집 불사를 통해 한국불교를 바로 세우는 정진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태허당 광우스님이시여! 스님께서 걸으셨던 수행과 전법, 이타(利他)가 겸비된 원력행은 후학들이 이어갈 것입니다. 오늘 이렇게 영결식을 봉행하며 스님을 기억하는 인연들마다 스님의 공덕을 찬탄하고 추모의 마음이 가득합니다.

생과 사는 둘이 아니요 부처님 가르침 속에서 여여한 인연일 뿐입니다. 흔적 없이 다시 오셔서 불자들의 아름다운 행원(行願)에 미소로 화답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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