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WFB사무국과 논의… 조만간 입장 정리
불교계 반감·국고지원 불가 등 상황도 고려

가장 최근 국내에서 열린 제28차 세계불교도우의회(WFB). 진각종이 주최한 이 대회는 2016년 9월 서울 AW컨벤션센터서 열렸다. 현대불교 자료사진

원불교가 20209월 서울에서 WFB(세계불교도우의회)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국내 불교계 반감과 국고지원 불가 등의 상황을 고려, WFB사무국과 빠른 시일 내 대회 개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불교계는 앞서 원불교의 WFB대회 개최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 차례 논란이 일었다. 원불교의 WFB대회 국고지원 요청에 문체부는 불교계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는 한국불교 주요종단 협의체인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국고지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뜻을 모아 일단락됐다.

하지만 불교계서는 국고지원과 별개로 원불교가 국제불교대회를 개최한다는 점에서 반감이 형성됐다. 국내에서는 불교가 아닌 새로운 교단으로 성장해 불교·개신교·가톨릭과 함께 4대 종교로 평가받지만, 해외에서는 국제불교단체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민족종교와 불교를 오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원불교의 정체성을 둘러싼 해묵은 의문이 다시 수면위로 제기됐다.

원불교는 창교 초기 불법연구회(佛法硏究會)라는 이름으로 활동해오다 1948년 원불교라는 교명을 선포했다. 19675월에는 종단협의 전신인 대한불교총연합회 출범 당시 12개 종단 중 하나로 참여했으며, 1970년대에 탈퇴를 결정했다. 현재로서는 별도의 교단을 형성하고 그에 따른 종립대학을 갖추고 있으며, 원불교 군종장교도 선발한다는 점에서 불교와의 접합이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뿐만 아니라 원불교 역시 공식적으로 교조는 소태산 대종사, 소의경전은 소태산 대종사가 저술한 <대종경>, 불상이 아닌 일원상을 숭상해 불교와는 다른 종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소태산 대종사가 깨달은 이후 <금강경>을 강조하고, 교리의 요체가 불교의 진리관과 연결된다는 점에서 원불교 내에서도 불교와 신흥종교의 정체성에 대한 이견이 존재한다.

불교계의 이 같은 반감에 원불교는 현재 WFB사무국에 국내 불교계 정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원불교는 WFB사무국의 입장이 확인되는대로 대회 개최에 대한 최종의사를 밝힐 예정이다. 불교와 원불교, WFB한국지부 등 안팎의 분위기를 종합하면 대회 철회의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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