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 맞는 식재료가 곧 보양식
절기 맞는 식재료가 곧 보양식
  • 대안 스님/금당전통음식연구소 이사장
  • 승인 2019.07.12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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⑬ 소서(小暑)
풋콩치자밥·깻잎김치·오방애호박선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어릴 적 추억의 놀이다. 눈에 띄지 않던 두꺼비가 유독 장마철에 자주 보인다. 젖은 몸 말리고 돌 틈 구멍을 찾아들어가는 것을 보니 미물이라도 제 할 일은 알아서 하는 것이 대견하다.

모처럼 햇볕 드는 아침이면 너른 바위 위에 뱀이 몸을 말리려 늘어져 있다. 새끼를 가진 두꺼비는 뱀에게 다가가 뒷다리로 똑바로 서서 앞다리와 몸을 연신 움직이고 혀를 내밀어 약을 올린다. 약 오른 뱀은 두꺼비를 잡아먹으면 그 독에 자신이 죽는 줄 알면서도 화가 치밀어 결국 두꺼비를 한입에 삼킨다. 뱀 목구멍에 걸린 두꺼비를 보고 처음에는 황당해서 영문을 몰랐지만 오랜 시간 산에 의지해서 살다보니 뱀 몸에서 두꺼비 새끼들이 나오는 것을 보게 되었다. 태란습화 4생 중 화()생을 알게 된 것이다.

태에 들거나 알로 태어나거나 모기처럼 물과 습기의 온도만 맞으면 저절로 태어나는 습생과 달리 자신의 새끼를 낳기 위해 뱀에게 잡아먹히는 두꺼비의 눈물은 무엇으로도 설명이 어렵다. 부처님께서 생명의 실상을 깨달으시고 우리에게 알려주신 오묘한 가르침이기도 하다. 채전밭에 호박이 주렁주렁 열리고 소나기가 구름과 벗하며 자주 내린다.

호박 하나 따다가 된장찌개를 만들고 애호박선도 만든다. 국수고명으로도 사용하는 호박은 여름철 체액조절에 으뜸이다. 애호박의 어린 씨는 어린아이들의 두뇌성장 물질인 레시틴이 풍부하다. 하지만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애호박은 잘 익히지 않으면 중풍에 걸리는 단초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물론 <동의보감>에 나오는 구절이다. 오랫동안 한방을 공부한 필자는 오행의 이치와 식재료의 약성을 눈여겨보며 사찰음식의 품을 키워왔다. 한가지로 보면 모두 단방약의 소재다. 하지만 조리하는 과정에서 양념과 불에 익히면서 음식이라는 이름으로 자리하게 된다. 차가운 음식을 먹게 되면 위가 좋지 않은 어린아이나 병약한 사람은 배앓이나 장염에 걸리기 쉽다.

소서는 치자가 유용한 시기다. 치자는 항산화 물질도 뛰어나지만 천연 방부제이며 항균식품이기도 하다. 옛 어른들은 여름에 치자를 구비해놓고 밀가루부침개를 만들 때 치자물로 물을 들여 음식을 만들었다. 색깔 때문이 아니라 건강보호식품이기에 여름철 자주 사용한 재료다. 치자는 늘 물을 만들어 놓고 밥을 지을 때 사용하면 편리하다. 환한 치자색은 풋콩과 어울려 맛있는 밥맛을 제공한다. 요즘은 봄빛가득 풋콩이 자라서 가을 수확기까지 여러 콩이 나온다. 단백질 급원식품인 콩은 이 시기 훌륭한 식재료로 빛난다.

때마침 들깨모종을 옮기면서 어린 들깻잎이 지천이다. 농가마다 들깨모종을 넉넉히 식재해서 인심 좋게 나누어 준다. 법당 터를 만들어 놓고 풀이 무성하여 할 수 없이 들깨밭을 만들었다. 모종을 심고도 남은 것은 잘 다듬어 깻잎김치를 만들었다. 김치라는 이름은 풀국인 전분이 유산균을 확산시키는 원인으로 무침이나 겉절이와 다른 맥락이다. 깻잎에 된장양념을 더하여 만든 김치는 장마철 오래도록 먹을 수 있는 저장음식이 된다.

초복과 중복이 소서에 들어있어서 곳곳에서 보양식 찾아다니는 소리가 요란하다. 사찰음식의 백미는 늘 절기에 맞는 식재료로 신선한 음식을 만드는 일이다. 예전의 가난한 시절 음식이 보약으로 대접받는 시절이 되었다. 절집의 보양식은 대중의 불평을 이기지 못하고 말복 즈음해서 만들어진다.

풋콩치자밥
풋콩치자밥

풋콩치자밥

재료: 멥쌀 2, 찹쌀 ½, 치자물 (건치자 5개를 손으로 쪼개 물 3컵에 넣어 불린다), 풋콩 80g, 양념장(집간장2T·청고추 1·매실효소 1T·통깨1t)

1. 멥쌀과 찹쌀을 각각 씻어서 불려놓고 풋콩(완두콩, 밤콩, 강낭콩, 호랑이콩 등)도 씻어둔다.

2. 밥솥에 불린 쌀과 콩을 안치고, 치자 우린 물을 부어 밥물을 맞춘 후 센 불에서 끓으면 중불로 줄여 10분 정도 끓이고, 다시 약불로 10분 정도 짓다가 불 끈 다음 뜸을 들인다.

3. 청고추를 곱게 채 썰어 양념장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들어 곁들인다.

깻잎김치

깻잎김치
깻잎김치

재료: 깻잎 150g, 2, 청고추 2, 생강 20g, 묽은찹쌀풀 ½, 고춧가루 2T, 된장1.5T, 송표간장 1T

1. 깻잎은 깨끗이 씻어 차곡차곡 채반에 건져 물기를 제거한다.

2. 청고추는 곱게 다지고 생강과 밤도 곱게 채 썬다.

3. 된장은 절구에 으깨어서 간장과 찹쌀풀, 고춧가루, 생강, 밤 등을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4. 쟁반에 깻잎 두 장 위에 양념장을 바른 다음 그 위에 깻잎을 또 놓고 양념을 바른다.

애호박선
애호박선

오방애호박선

재료: 애호박 1, 4, 생표고버섯 1, 당근 50g, 홍고추 1, 석이버섯 5g, 단무지 60g, 소금약간, 집간장 적당량, 참기름 1t

1. 애호박은 5길이로 잘라 다섯 군데에 칼집을 넣고 소금물에 절인다음 김이 오른 찜기에 잠시 쪄낸다.

2. 당근은 가늘게 채 썰어 소금으로 간을 해서 덖는다.

3. 건표고버섯도 불려서 곱게 채를 썰어 참기름과 집간장으로 밑간해 덖어낸다.

4. 홍고추도 당근과 같은 크기로 채 썰어 살짝 덖어내고, 밤도 가늘게 채 썰어 팬에 소금으로 살짝 간을 해 덖어낸다.

5. 석이버섯도 손질해서 곱게 채를 내어 참기름과 집간장으로 밑간해서 덖어준다.

6. 재료준비가 끝나면 쪄낸 호박 사이에 색깔대로 재료를 한 가지씩 끼워 넣는다. 홍고추와 당근이 같이 넣는다. (가운데 홍색, 그 옆에 밤, 단무지, 양쪽 끝 표고&석이버섯)

7. 김이 오른 찜기에서 2~3분간 한 김 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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