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요사팟과 바를라암’
부처님 생애 번안된 것
대영도서관 연구원 강조
“보살 요사팟으로 변화”

15세기경 독일에서 제작된 '성 요사팟과 바를라암' 판본. 삽화는 부왕을 교화하기 위해 왕궁으로 돌아오는 성 요사팟과 제자들. 사진출처=스크롤 인디아

불교가 서양에 본격적으로 전해진 것은 근대의 일이다. 그러나 이미 석가모니 부처님의 생애가 번안돼 중세에 전해졌다는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74일 인도의 인터넷 매체 스크롤 인디아는 대영도서관 제이나 이그뉴마 연구원의 칼럼을 소개했다.

서양과 불교의 첫 접점의 증거로 꼽히는 것은 2세기경 쿠샨제국의 금화다. 불교를 믿었던 쿠샨의 황제 카니쉬카는 부처님을 금화에 새기고, 당시 국제 공용어였던 그리스어로 부처님을 위하여라는 글귀를 넣었다. 제이나 연구원은 위의 예시를 전하면서 그러나 가장 흥미로운 것은 중세유럽에서 부처님의 생애가 기독교적인 내용으로 번안돼 전해졌으며, 큰 인기를 끈 끝에 성인으로 추앙돼 교회에서 기념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처님이 성인으로 등장하는 <성 요사팟과 바를라암> 이야기는 중세유럽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이야기중 하나다. 제이나 연구원은 지금까지 발견된 판본으로만 최소 14개 언어로 번역됐다고 밝혔다. 가장 오래된 판본은 10세기경 그리스어로 번역된 것이다.

그리스어판 <성 요사팟과 바를라암>이야기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은 성 요사팟이라는 성인으로 각색되어 등장한다. 요사팟(Josaphat)이라는 이름도 원래는 부처를 이루기 전의 싯다르타 태자를 이르는 보살(bodhisattva)이 페르시아어로 보디사프(bodhisaf)’로 바뀌고, 다시 음가가 유자사프(yuzasaf)’로 변하면서 이것이 그리스어와 라틴어화 되면서 요사팟(Iosaphat)”이 됐다.

기독교화 된 이야기 속에서, 성 요사팟은 인도의 왕자로 태어났고 한 점성가가 왕자가 왕궁을 떠나 위대한 그리스도인이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왕은 왕자를 즐거움이 가득한 궁전에 가두어 두었지만, 궁전 밖으로 나들이를 나갔다가 병자와 노인, 시신을 보고선 번민하다가 은둔 수행자 바를라암을 만나 혹독한 고행 끝에 성인이 됐다고 전한다. 성 요사팟은 가톨릭교회에서 매년 1127일을 축일로 기념하고 있다.

제이나 연구원은 성 요사팟 이야기에서 명확하게 아시타 선인의 예언, 사문유관, 마라와 세 딸, 데바닷따의 해침, 쌍림열반 등의 사건을 찾아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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