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일부 불교지도자
전국 송출 TV방송 출연해
근거 없는 이슬람 폄하발언

지난 421일 스리랑카에서 일어난 연쇄 폭탄테러사건 이후, 사건의 배후자로 지목된 이슬람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현지에서 거세지고 있다. 특히 불교계가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623,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평화기구(The Organization for World Peace)’는 스리랑카 현지 상황을 특별 보도했다.

테러의 배후가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소행으로 밝혀진 이후, 현재 스리랑카에서는 소수자인 이슬람교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다. 테러가 일어난 후 단 몇 주 만에 스리랑카에선 이슬람교도들의 집과 사업장들이 불교 극단주의자들에게 습격을 당하는 등, 국가가 양극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140만 명가량의 인구를 가진 스리랑카에서, 이슬람교도는 약 10%, 불교도는 70%에 달한다.

이러한 불교도들의 이슬람교에 대한 폭력에, 스리랑카의 불교지도자들이 이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제평화기구는 스리랑카 현지 소식통을 인용하며 스리랑카 내에 가장 영향력을 가진 불교지도자들이 공개적으로 이슬람 혐오발언을 하고, 무슬림들에 대한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리랑카에서 강한 영향력을 가진 출가자협회 아시기리야 승단(Asigiriya Chapter)’의 지도자 그나나라타나(Gnanarathana) 스님은 최근 스리랑카 전국에 송출되는 TV방송에 출연해 스리랑카 중부에서 4000명 이상의 여성 불교도들이 사악한 무슬림 의사들에 의해 비밀리에 불임수술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스님은 이어 무슬림들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불교도 손님들에게 불임을 유발하는 약품이 들어간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하며 무슬림들이 운영하는 사업에 불교도들이 보이콧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이와 관련해서 “(무슬림에게 불임수술을 받은) 여성들은 돌에 맞아 죽어야 한다는 등의 폭력을 조장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전했다.

스리랑카의 이슬람 단체들은 이 발언을 증오연설로 규정, 스리랑카 대통령에게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극단주의적인 논평이 스리랑카의 급진적인 불교민족주의자들에게 급격히 확산된다는 점과 발언자가 존경받는 불교지도자라는 점에서 스리랑카 내 이슬람교 측은 무고한 무슬림들과 그 생활환경에 대한 추가적인 공격이 임박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또한 이러한 발언에 대해 대통령과 정부가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스리랑카 사회 내에서 무슬림들에 대한 증오심을 정상화시키는 한 축이 될 것이라며 상황의 악화를 막기 위한 정부차원의 대책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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