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다페스트 LA’ 연사로 나선 로버트 서먼 교수

티베트 비구계 받은 첫 미국인
일문일답 인터뷰 ‘불교는 과학’
물질·마음 비롯된 ‘세속’ 같아
불교과학 실천할 때 해소 가능

미국인으로서 티베트불교 비구계를 최초로 받은 서먼 교수. 할리우드 배우인 우마 서먼의 부친이기도 하다. 사진출처=트라이시클

불교는 과학적 세계관을 갖는다. 나아가 불교는 현대 과학보다 덜 독단적이다.”

티베트불교 비구계를 받은 최초의 미국인, 로버트 서먼(Robert AF Thurman·사진)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불교와 과학을 이 같이 정의했다. “부처님은 과학자이며 부처가 설파한 지혜도 과학이라는 주장이다.

서먼 교수는 6월 초 열린 부다페스트 LA’에서 연사로 나섰다. 부다페스트 LA3일간 다양한 주제의 강연, 워크숍 등을 선보이는 축제다. 서먼 교수의 주제는 부처님-시간을 거스른 위대한 의사이자 마음 과학자였다. 불교 매체 트라이시클(Tricycle)은 당일 서먼 교수의 강연 내용을 중심으로 한 인터뷰 기사를 621일 보도했다.

서먼 교수는 비영리 티베트 하우스 미국(Tibet House US) 공동 창립자이자 미국불교학회(the American Institute of Buddhist Studies)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다음은 로버트 교수와의 일문일답.

Q. 강연에서 부처님을 과학자라고 한 말이 도발적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불교는 세계 종교로 분류되지만 (다른 종교와의 차이점이 있다면) 예언자가 아니었다. 부처는 누구도 구원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으며, 힌두교 창조자인 브라흐마도 그렇게 할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대신 부처는 사람들이 자신의 본성을 알고, 자신의 실체를 관계형 존재로 이해함으로써 스스로를 고통으로부터 구할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부처님 가르침의 요()가 있다. 현대 의학의 의사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고통을 치료하면서도 맹목적 믿음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Q.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가.

이를테면 사성제는 아유르베다 요법(고대 힌두교 브라만 경전 베다로부터 전승된 인도 전통 의학)을 따른다. 즉 장애 증상에 대한 인식(), 원인에 대한 진단(),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예측(), 치료법 이행()으로 볼 수 있다. 부처를 의사로 보는 것은 학계에서 실제 연구대상이기도 하다.

Q. 하지만 최근 많은 사람들이 불교를 의학 또는 과학으로 보는 시각에 반박한다. 일부 비평가들은 불교가 과학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불교가 성전·제단이 있는 종교이며, 이를 따르는 신도들이 있다는 이유로 반박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부처님은 인간들이 고통에서 벗어나는 지혜를 깨우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즉 승단을 세웠다. 그것을 교육하고 연구하는 기관인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나는 영적인 존재다. 하지만 과학은 영적인 것과 관련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것이 과학이 현대 세계 종교라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Q. 그 말은 마치 불교가 자연과학의 하위 개념이 아니라, ‘자연과학=과학으로 부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동등한 개념으로 여기는 것처럼 들린다.

조금 더 공격적이다. 나는 불교가 과학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 부처의 지혜를 과학자들이 실천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들은 물질과학을 연구한다. 그런데 불교는 과학으로 발전한 이 시대 물질주의세속주의로 본다. 부처는 이러한 물질과 마음으로부터 근원하는 세속을 같은 시각으로 봤다. 그래서 이른바 불교과학을 실천함으로써 과학자들은 다른 종류의 책임감을 갖게 되고, 물질주의의 독단을 떨쳐낼 수 있게 될 것이다.

Q. 강연에서 부처님을 사회적 혁명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무슨 뜻인가?

생각해 보라. 자신의 이름, 재산, 가족 모든 것을 포기하고 부처는 거리로 나섰다. 기존에 가진 것대신 삭발가사를 택했다. 그는 강력한 인도의 신분 체제에 맞서 평등을 주장했고, 인도인들에게 자아라는 개념을 피력했다. 개인이 고통으로부터 벗어나 스스로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은 당대 혁명적 사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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