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안면홍조

갱년기 호르몬 변화 원인
미세다륜침 등 한방미용외치법

 

안면홍조, 혹은 열성홍조는 안면과 전흉부의 발적을 의미한다. 이것은 혈관운동장애 증상의 범주이며, 야간 발한과 동반되기도 한다. 폐경전후에 빈번한 증상이며, 갱년기의 호르몬 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러나 젊은 여성이나 남성에게도 안면홍조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어떠한 형태의 안면홍조이든 개인에 따라 다양한 정도로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문제가 있다.

갱년기 및 폐경기 여성의 3/4 정도가 안면홍조를 경험하며, 이들 중 20% 정도가 치료를 받는다. 유방암 치료 후 환자들의 65%가 안면홍조를 경험한다. 기타 요인의 안면홍조에 대한 구체적 유병률 연구는 찾기 어렵다. 안면홍조는 한의학의 면열(面熱)에 대응하는 병증으로 인식할 수 있다.

안면홍조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갱년기 및 폐경 후 안면홍조 △젊은 여성의 안면홍조 △암 환자에게 발생하는 안면홍조다.

갱년기 및 폐경 후 안면홍조는 여성의 가장 흔하고 일반적인 형태의 안면홍조이다. 40대 이후의 여성에서 월경주기의 불규칙, 특히 월경주기의 단축이 생기는 시기에 근접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난포자극호르몬 상승과 동반된다.

젊은 여성의 안면홍조는 40세 이전의 젊은 조기 폐경 환자에게서 여성호르몬 감퇴 및 FSH 상승에 동반된 안면홍조가 나타날 수 있으나 대부분 다른 요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정신적 요인, 기타 내분비 질환 등을 감별해야 한다.

암 환자에게 발생하는 안면홍조는 암 치료에 의한 폐경에 동반되거나 유방암 환자에게서 자주 발현되는 경향이 있다.

안면홍조에 관한 연구들은 대부분 치료법에 관한 것들이다. 안면홍조-혈관운동장애의 병인학 혹은 원인과 관련된 연구들은 충분히 이루어져 있지 않다.

갱년기에 에스트로겐 수치가 저하되면 안면홍조가 발생하는 것에 따라 이러한 호르몬변화를 안면홍조의 일차적인 원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안면홍조는 시상하부의 온도조절 기능에 변화가 생겨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시상하부 온도조절 중추의 설정값이 갑자기 하향되어 안면홍조가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안면홍조는 단지 열감이 느껴지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체간의 중심부 온도의 실제적인 변화가 생긴 것에 의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인자는 여성호르몬, β-endorphin, 중추성 신경전달물질(norepinephrine, serotonin) 등이 고려된다. 즉 안면홍조를 경험하는 갱년기 여성의 경우 낮아진 에스트로겐이 복작합 신경내분비적인 기전(시상하부의 신경전달물질의 변화 포함)을 유발하고, 이것에 의해 기준체온점이 낮게 재조정되며, 안면홍조 증상이 없는 여성에 비해 온도평형구역이 좁아지게 되어 안면홍조가 잘 발생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안면홍조의 60%에서 홍조 발생 15분 전에 중심체온이 약간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와 같은 중심체온 증가가 열발산 기전을 자극하여 표피혈관확장 및 발한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폐경과 관련되지 않은 젊은 여성의 안면홍조는 정신적 요인, 약물, 특정 음식 등에 의한 경우와 함께 다른 기저 질환에 의한 경우가 있다. 유방암 환자는 흔히 안면홍조를 호소하는데, 특히 타목시펜을 복용하면 그 정도는 더 해진다.

남성에게 안면홍조가 생기는 것은 전립선암 등에 의하지만 남성의 안면홍조는 여기서 다루지 않는다.

대부분의 여성호르몬 감퇴와 관련된 안면홍조는 보통 폐경 1,2년 전부터 일어나며, 짧게는 6개월부터 길게는 10년 동안 지속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폐경 후 4,5년이 경과하면 자연적으로 소실된다. 그러나 일부 여성들은 4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현저한 정도의 안면홍조를 호소하기도 한다. 한 연구에서는 60세 이상 여성의 29%가 안면홍조를 자각한다고 하였다.

폐경, 음식, 알코올 등에 의한 안면홍조의 경우에는 특별한 심각한 합병증이 없다. 그러나 다른 원인 질환에 의한 경우 각 질환에 따른 합병증이나 동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안면홍조는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폐경과 관련된 안면홍조는 다양한 정도의 열감, 발한, 허약, 심장박동의 변화, 공황장애, 불면 등을 포함한다. 불면은 반복되는 야간 안면홍조에 의해 일어난다. 이로 인해 집중력 저하, 피로, 지각장애 등이 생긴다.

우선 홍조가 발현되는 안면을 관할하는 위의 열을 내려서 중심체온이 얼굴을 통해 발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면홍조는 정서적 요인에서부터 위중한 악성 질환까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원인 파악에 우선하여 그에 따른 적절한 임상적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또한 중요하다. 안면모세혈관의 확장이나 피부의 변화가 현저하여 미용상의 문제가 발생한 경우에는 미세다륜침 등 한방미용외치법을 적용하도록 한다. 1차적인 치료 기간은 중간평가를 전제하고 8주 정도 진행하도록 한다. 치료과정에서 증상의 호전이 없을 경우 안면홍조의 원인 중 드물지만 위중한 형태의 질환을 배제하는 것에 주의하여야 한다. 또한 少海, 少府 등의 자침 과정에서 말초신경 및 혈관 손상을 피하는 것이 필요하고, 자침 전에 말초신경염의 발생이나 혈관천자에 의한 출혈과 멍 발생 가능성이 있다.

여성호르몬 감퇴와 관련된 안면홍조 등의 목적으로 일정기간 여성호르몬 대체요법을 시행한 환자의 경우에는 저농도의 호르몬요법에 병행하여 침 치료 및 한약 치료를 시행하면서 단계적으로 호르몬 복용을 중단하게 하여 급격한 증상의 되돌림 현상을 최소화하도록 한다. 유방암 치료와 관련된 안면홍조의 경우 유방암 수술 측 상지의 림프 부종 유무를 확인하고, 환측 상지에 대한 자침을 금기하여 감염 등 이차적인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도록 한다. 안면홍조를 유발하는 음식과 약물 등은 간과하기 쉬우므로 꼼꼼히 확인하고, 치료 과정에서도 그러한 요인에 대해 일정한 시기에 반복하여 확인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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