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7일 단독후보로 무투표… 임기 즉시 시작

편백운 측서 청사 출입 막아
길거리서 당선증 수여식 개최
호명 스님 “화합 위해 대화”
편백운 스님 “인수인계 없다”

제27대 총무원장으로 당선된 호명 스님(사진 왼쪽)이 중앙선관위원장 월봉 스님으로부터 당선증을 받은 모습. 편백운 스님 측이 청사출입을 금지하면서 당선증 교부는 길거리서 이뤄졌다.

태고종 제27대 총무원장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호명 스님이 627일 무투표 당선됐다. 호명 스님은 태고종 총무원인 서울 사간동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앞 이면도로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월봉 스님으로부터 당선증을 받았다. 당선증 즉시 임기가 시작됐지만 전임 집행부인 편백운 스님 측이 총무원 청사 출입을 막아 공식적인 행정업무를 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날 태고종 총무원사 앞은 편백운 스님 측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 인원이 몰리면서 혼잡을 빚었다. 이면도로 집회신고를 편백운 스님 측에서 가장 먼저 하면서 중앙선관위의 당선증 교부식은 경찰벽을 사이에 두고 치러졌다. 행사에는 중앙선관위원장 월봉 스님을 비롯해 중앙종회의장 도광 스님, 호법원장 지현 스님 등 100여 명의 대중이 참석했다.

호명 스님은 제27대 총무원장 당선증을 받은 뒤 종단화합을 위해 편백운 스님과의 대화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호명 스님은 종단이 참으로 어려운 시기에 놓였다. 과거에도 어려운 시기가 많았지만 지금처럼 앞이 보이지 않는 누란의 위기는 어두운 터널을 대하듯 막막하기만 하다그러나 우리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숱한 어려움을 이겨 왔듯이 태고종의 저력은 엄중한 난관을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명 스님은 이어 이번 선거는 전임 집행부의 지속적인 선거 방해에도 종헌종법을 준수하고 종단의 안정을 염원하는 대중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면서 소납은 조속한 종단 안정과 종도화합, 종단 위상을 바로 세우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총무원 청사 출입 금지로 인해 길거리에서 진행된 총무원장 당선증 교부식에는 100여 명이 참석했다.

새 총무원장 선출에 태고종 원로회의도 환영입장을 표명하며, 종단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을 당부했다.

원로의장 덕화 스님은 해동불교대학장 대은 스님이 대독한 격려사에서 호명 스님은 많은 행정경험을 갖추고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도를 지키는 스님으로서 어려운 종단은 잘 이끌어 나갈 것이라 평가받는다태고종이 새롭게 태어나는데 종도여러분이 원력을 보태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호명 스님은 총무원장 당선 이후 기자들과 만나 청사 출입을 위해 섣불리 접근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호명 스님은 편백운 스님과 끝까지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면 법적 대응이 불가피하겠지만 먼저 화합을 전제로 접촉하겠다. 편백운 스님도 대화에 나설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편백운 스님은 당선증 교부식 직후 입장문을 내고 호명 스님의 총무원장 당선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편백운 스님은 불신임 무효소송을 제기하고, 호명 스님을 상대로 직무정지가처분 소송을 즉각 제기했다. 결코 인수인계란 없다. 26대 집행부는 합법정통이기에 종무행정 정상화를 통해 정상적인 업무를 개시하겠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종단과 종도의 피해를 감안해 합리적인 출구를 찾을 수 있는 대화의 문은 열어놓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제51민사부(재판장 박범석)는 편백운 스님이 앞서 제기한 선거중지가처분에 대해 626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결의가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해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고 판단했다.

총무원장으로 당선된 호명 스님이 기자들에게 화합을 전제로 한 대화에 나설 것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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