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6월 25일 공고… ‘조선왕조실록’ 96책도

부여 왕흥사지서 출토된 사리기 일괄이 국가지정문화재인 국보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사리기인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사진>’를 국보로 지정하고, ‘조선왕조실록정족산사고본의 누락본 7, 적상산사고본 4책과 오대산사고본 1, 봉모당본 6, 낙질 및 산엽본 78책 등 조선왕조실록’ 96책을 확인해 국보로 추가 지정했다625일 밝혔다.

국보 제327호로 지정된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는 지난 2007년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가 백제 왕실 사찰인 왕흥사지 목탑지에서 발굴한 유물로,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알려진 사리기 중 가장 오래된 것이다. 출토 당시 금당(金堂, 대웅전) 앞 목탑지의 사리공(舍利孔, 사리기를 넣은 네모난 구멍)에서 진흙 속에 잠긴 채 발견되었고, 이후 보존처리를 통해 지금의 찬란한 모습을 되찾았다.

사리기는 겉에서부터 순서대로 청동제사리합-은제사리호-금제사리병 순의 3가지 용기로 구성돼 있으며, 청동제사리합 겉면에 새겨진 명문을 통해 577(위덕왕 24)에 만들어진 사실이 확인됐다. 명문에 의하면 이 사리기는 백제 위덕왕이 죽은 왕자의 명복을 기원한 왕실 공예품이다. 제작 시기가 명확한 사리기로서, 연대가 가장 빨라 우리나라 사리기의 선구적인 위치에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의의로 꼽힌다.

공예적인 측면에서도 안정되고 세련된 형태, 세부 구조물을 주조하고 접합한 기법, 표면을 깎고 다듬는 기법 등에서 수준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어 백제 장인의 숙련된 솜씨가 엿보인다. 특히, 단순하고 단아한 모습과 보주형(寶珠形) 꼭지, 그 주위를 장식한 연꽃문양 등은 525(백제 성왕 3) 조성된 공주 무령왕릉 출토 은제탁잔639(백제 무왕 40) 제작된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보물 제1991) 등 후대에 조성된 삼국시대 고분 유물에서 볼 수 있는 선구적인 양식으로 주목된다.

문화재청은 “6세기 전반 사리공예품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는 백제 왕실 공예품이라는 역사·예술적 가치, 현존하는 가장 이른 시기의 절대 연대를 가진 작품이라며 희소성과 뛰어난 작품성으로 우리나라 공예와 조형 예술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국가지정문화재 국보로 지정된 문화재가 체계적으로 보존·활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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