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주립대학 불교철학 강의

홍창성 지음/불광 펴냄/1만 4800원

이 책은 미국 미네소타주립대서 이루어진 불교철학 강의를 기반으로, 지난 기간 교수-학생 간 불법(佛法) 토론을 주된 내용으로 삼았다. 현지 대학생들의 날카로운 질문과 이 책의 저자인 전담 교수 홍창성<사진>의 21세기형 현답으로 그동안 우리도 잘 알지 못한 불교철학의 논리적이고 정교한 측면을 잘 드러낸 강의 모음집이다.

불교철학 정교한 측면 드러내
강의에 서양 철학의 관점 도입
논쟁 대상 난제에 제언 덧붙여

이 책에서 저자는 불교에 대해 문외한인 미국 현지의 학생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지금 시대의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개념과 방법으로 불교철학의 핵심들, 이를 테면 ‘무아(無我)’ ‘윤회(輪廻)’ ‘연기(緣起)’ 등의 기본 교리부터 불교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경지인 ‘깨달음’ ‘열반(涅槃)’에 이르기까지 논한다.

이 책의 강의서 눈에 띄는 특징 중 하나는 합리적인 걸 추구하는 미국인들답게 얼렁뚱땅 넘어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 학생들을 위한 강의이기에 불교 철학을 논리적으로 따져 가며 바라본다는 점이다. 또한 불교철학의 주요 내용을 강의함에 있어 서양 철학의 관점을 도입한다는 점이다. 사실 저자의 전공 분야는 서양 철학이다. 이는 불교 철학을 강의하고 학생들의 이해를 돕는 데 있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책을 읽다 보면 서양철학의 걸출한 인물들, 예를 들어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버트런드 러셀 등의 이론(시각)과 붓다의 그것을 비교·분석하는 대목을 발견할 수 있고,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란 영국 공리주의 철학의 기본 원리에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는 불자들의 삶을 대입하기도 하고, ‘공(空)’의 번역어인 ‘emptiness’가 어떤 오해를 불러일으키는지, ‘공’을 하나의 실체로 바라보는 우리의 현실과 함께 바라보고 분석 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붓다의 철학을 더욱 선명히 바라볼 수 있게 된다.

홍창성 교수

그동안 강의서 학생들이 제기한 공격적이고 날카로운 질문을 적극적으로 인용하고, 그 질문에 대한 첨예한 토론과 논증을 비롯해 불교계에서도 아직 논쟁의 대상이 되는 철학적 난제에 대한 제언 등을 덧붙여 완성시킨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의 전공 분야인 서양철학의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불교철학의 정교하고, 지적이며, 논리적인 측면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이를 통해 그동안 불교를 공부해 오며 철학적 난제를 맞닥뜨린 이들에게 하나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불교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우리의 삶과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