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념(想念)

절 마당을 지날 때마다
한 편에 쌓인 기와들은
남의 일 같지 않다
조용히 적힌 이름들이
이유 없이 다가와 머문다
어쩌다 홀로 하는 식사처럼
적적한 그림자와 마주한다
어느 날은 어머니가
어느 날은 아버지가
어느 날은 멀어진 친구의 이름이
그 그림자를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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