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사 미래를 생각하는 승가모임 입장문 발표

6월 26일 산중총회 앞두고
혼란 가중되자 입장 표명

조계종 제22교구본사 대흥사의 차기주지 선출 산중총회를 앞두고 후보가 난립하면서 교구 내 혼란이 가중되자 대흥사 승가모임이 주지선거를 통한 주지선출 부조리를 개혁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흥사 미래를 생각하는 승가모임(공동대표 법원·법정)’619대흥사 교구는 이제 변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승가모임은 최근 대흥사 주지선출과 관련해 4명의 후보가 등록을 마치고, 교구 내에서도 화합이 저해돼 혁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승가모임은 대흥사 교구본사주지 선거가 파행으로 치닫게 된 것은 교구 내의 몇몇 스님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만 내세우면서 빚어진 결과다. 승가의 화합을 깨는 일임과 동시에 많은 대중이 교구를 외면하고 무관심하게 만들고 있다세간의 조롱거리로 전락한 본사주지 선거를 목도하면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데 뜻을 모았다. 따라서 승가모임은 이번 주지선거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승가모임은 이어 기존의 그릇된 관행과 부조리를 개혁하고 교구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유능하고 참신한 후보를 선택, 적극 지지해 대중이 직접 대흥사 교구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교구 변화와 혁신을 위한 길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한다고 전했다.

대흥사 교구는 이제 변해야 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본사 대흥사는 서산대사의 유훈이 서려 있는 호국불교의 성지이자, 역대 수많은 선지식을 배출한 유서 깊은 도량입니다. 그렇기에 교구 대중들은 이런 전통을 자부심으로 삼고, 문중 어른 스님들을 중심으로 화합하며 어느 교구본사보다 모범적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대흥사 새 주지를 선출하는 산중총회를 앞두고 교구 안팎에서 문중화합과 승가의 신뢰를 깨는 일들이 벌어지면서 우려스러움을 감출 수 없습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전임 주지스님이 갑작스레 주지에서 물러난 뒤 조실스님이 교구 안정을 위해 문중스님들과 논의를 거쳐 보각 스님을 차기 주지후보로 추대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며칠이 지나지 않아 교구 내의 일부 스님들이 보각 스님의 후보 자격문제를 거론하면서 후보교체론을 주장했고, 조실스님은 대중들의 의사도 묻지 않은 채 새로운 스님을 차기 주지후보로 추대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선거를 며칠 앞두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다시 보각 스님을 주지 후보로 추대하기로 했다는 말들이 흘러나오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교구의 대표자를 뽑는 일은 그 어떤 것보다 신중하고 엄숙한 가운데 진행되어야 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후보자를 솜털보다 가볍게 취급하고 손바닥 뒤집듯 후보를 교체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승가의 선거가 세간의 선거보다 더 세속적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생각에 승가의 일원으로서 자괴감마저 듭니다.

이번 대흥사 교구본사주지 선거가 이렇게 파행으로 치닫게 된 것은 교구 내의 몇몇 스님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만 내세우면서 빚어진 결과입니다. 누가 교구를 안정적으로, 혹은 발전적으로 이끌 것인가가 아니라 철저하게 누가 주지가 되어야 자신들에게 유리할 것인지를 먼저 고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승가의 화합을 깨는 일임과 동시에 많은 대중들이 교구를 외면하고 무관심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대흥사 교구의 많은 대중들이 교구에서 진행되는 대소사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대흥사 교구의 미래를 생각하는 승가모임은 세간의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있는 교구본사주지 선거를 목도하면서 더 이상 대흥사 교구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데 뜻을 같이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교구운영의 중심에 섰던 몇몇 스님들이 이번에도 대중들의 뜻을 외면하고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내세워 차기 주지를 선출하게 된다면 교구의 미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어렵고 힘들더라도 대중들과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새로운 대표자를 선출할 때 비로소 교구의 미래도 밝아질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승가모임은 이번 주지선거에 적극 참여할 것을 밝힙니다. 기존의 그릇된 관행과 부조리를 개혁하고 교구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유능하고 참신한 후보를 선택해 적극 지지하는 운동을 펼침으로써 대중들이 직접 대흥사 교구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그것이 대흥사 교구를 위하는 최선의 길이며 한국불교를 새롭게 변화시키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아울러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도 기득권을 내려놓고 대흥사 교구의 변화와 혁신을 위하는 길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간곡하게 호소합니다.

2019619

대흥사 미래를 생각하는 승가모임(공동대표 법원, 법정)

덕우, 도우, 도윤, 범종, 법강, 법당, 법선, 법신, 본호, 상범, 설각

수관, 일담, 정상, 정필, 종수, 지공, 지행, 향문, 혜덕, 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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