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개인전 ‘자연을 품다’
6월 18~25일 서울 갤러리 이즈

서예와 문인화로 작품세계를 펼쳐온 이명희 작가가 서예와 회화로 추상 언어의 세계를 선보인다. 이 작가는 6월 18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이즈에서 개인전 ‘자연을 품다’를 개최한다.

이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반야심경’을 비롯한 수묵 작품 11점과 퓨어링아트(Pouring art) 22점 등 총 33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퓨어링아트는 자연현상에서 내재되었던 감성들을 추상화한 그림으로, 캔버스에 물감을 붓고 흔들어 형상을 이끌어 내는 그림이다. 작품들은 오늘날의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환경문제들을 자연의 섭리 속에 깃들어 있는 법칙들을 통해 삶에서 추구해야 할 궁극적인 가치와 자연에 순응하는 원리들로 우리 인간 사회가 지속되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작가는 오랫동안 서예와 문인화, 캘리그래피 등 먹을 통한 작업을 해왔으나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퓨어링 아트 작업을 통해 화선지에 먹의 스밈이나 캔버스에 흩어진 물감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통해 추상적인 이미지들을 만들어냈다.

신항섭 미술평론가는 이명희 작가의 작품 세계를 “추상적인 언어는 작가의 내면세계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실재하는 어떤 물상에 대한 재현이 아니라 마음 또는 의식의 활동으로 만들어내는 세계이기에 그렇다. 이명희의 추상 언어는 물성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물감을 이용하여 손으로 묘사할 수 없는 오묘한 이미지를 얻는 방식이다. 물과 기름 그리고 물감을 캔버스에 붓고 캔버스를 자유자재로 움직여 원하는 이미지에 도달할 때 캔버스에 정착시키는 방식으로 제작되는 그의 작품은 남다른 감각과 공력이 필요하다. 치밀하고도 밀도가 높으며 아름답게 표현되는 작품은 탓할 데 없이 완성도가 높다. 구체적인 형태가 없는 순수 추상임에도 시각적인 이해에 어려움이 없다. 다양한 색채와 변화무쌍한 환상적 이미지는 시각적인 즐거움을 유발한다. 추상은 난해하다는 선입견을 무색케 한다”고 평했다.

이 작가는 그런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 위해 몇 가지 자신만의 접근방식을 가지고 있다. 첫째, 자연현상에 근접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여기에는 현실적인 상황에서 만날 수 있는 자연현상과 현실적인 공간 밖의 시점에서 보는 자연의 이미지가 있다. 현실적인 상황은 파도나 물결 또는 갯벌과 같은 자연에 근접하여 불 수 있는 이미지들이다. 또 하나는 높은 산이나 드론 및 항공촬영으로 내려다보이는 지상의 풍경이다. 해변으로 밀려드는 파도라든가, 분출하는 화산의 이미지 등이다.

또 하나는 현실에서 볼 수 없는 것으로, 상상이나 사유에서 비롯된 이미지들이다. 현상계 너머에 존재하는 비가시적인 세계란 사유에 근거하거나 상상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리고 또 하나는 순수추상이다. 어떤 특정의 이미지를 의식하지 않은 채 최소한의 표현행위를 통해 순수추상을 얻는 방식이다.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추상적인 이미지와 원색이 지어내는 화려한 발색이 미적인 쾌감을 제공한다.

다양한 그림 도구를 이용하는 다른 추상화와는 다른 조형 공간을 모색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세상과 마주하는 명민한 미적 감수성과 더불어 세련된 조형감각 그리고 지적인 분위기가 함께 한다. 퓨어링 작업을 시작한 지 불과 수년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미술의 영역에 그치지 않는 수리적이며 논리적인 성향의 사유체계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평이다.

이명희 작가는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 및 문인화 부문 초대작가(미협)이며, 대한민국미술대전(한국미협) 서예와 문인화 심사위원을 지냈다. 대한민국 통일미술대전 문화관광부 장관상, 문화예술인상(한국예술인 총연합회) 등 다수 수상했으며, 이명희 書,畵,文 개인부스전(역삼문화센터), 국제아트페어전(중국 삼서성 미술관) 등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열었다.

이명희 作, 사유(思惟)의 강 52.8x45.3cm, 캔버스에 아크릴,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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