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심, 나를 당당하게 하는 원동력
자비심, 나를 당당하게 하는 원동력
  • 정리=노덕현 기자
  • 승인 2019.06.14 11: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참선아카데미 대강좌 -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

주제 : 참사람수행법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 해남 미황사의 주지 금강 스님은 30여 년 전 퇴락한 미황사에 들어와 참선수행 ‘참사람의 향기’를 통해 세상과 소통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많은 사람들이 먼 거리를 마다 않고 찾는 이유는 일상의 괴로움과 고민을 해결하는 불교의 가르침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6월 8일 제2기 참선아카데미 대강좌에서는 금강 스님이 법사로 나서 ‘참사람의 향기’를 하게 된 계기와 그 내용의 핵심에 대해 전했다. 지상 중계를 통해 스님이 전하는 참사람의 향기를 맡아보자.하세요.

금강 스님은… 해남 미황사 주지로 17세에 출가, 대흥사·해인사·백양사 등에서 공부했다. 실직자단기출가수련회, 무문관, 참사람의 향기, 템플스테이 등에서 20년간 선 수행을 지도했다. 틱낫한, 툽텐가쵸, 노먼 피셔와 같은 외국의 선 스승들을 한국에 소개했다. 저서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 〈물 흐르고 꽃은 피네〉 등이 있다.

저는 1997년도에 장성 백양사에 살게 됐습니다. 조계종 5대 종정을 지내신 서옹 큰스님이 87세때 백양사로 불렀습니다. 70년대 중반부터 한국의 큰 어른으로 계신 분이 87세가 되셨으니 법문이나 글이나 이런 것을 정리하러 오라고 하는가보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스님의 마무리를 해드리는 건지 알았습니다. 막상 갔더니 아니었습니다. 그런 말씀은 하나도 없고 당신은 20세기 말에 사람들이 걱정스러운 것이었습니다.

IMF 사회 아픔 어루만진
참사람의 향기의 시작
스스로 돌아보는 계기 돼
부처 본성 있음 믿고 수행을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욕망은 어느 시대나 같았다. 지금의 사람들의 욕망이나 2600년 전 석가모니 부처님 시대나 욕망의 무게는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지금 20세기는 과학이 욕망을 만나 극대화 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예전에는 뭐 하나 보는 것도 두 눈으로만 봐야 했는데, 지금은 세계 어느 곳이든 본다. 보려고 하는 욕망이 과학을 만나 확장된 것이다. 귀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편지 이외에는 방법이 없었는데 카카오톡이나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먹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의보감에는 100리 내에 나온 음식이 가장 좋다고 했습니다. 살고 있는 지역에서 나오는 음식을 먹으라는 것인데, 지금은 전세계에서 다양한 음식을 먹고 있습니다. 욕망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옛 사람들보다 평화롭고 자유로울까요? 서옹 스님께서는 1997년 “사람의 욕망이 과학을 만남으로 인해 인류는 역사상 가장 위기에 직면해 있다. 환경이 무한히 파괴되고 있고 핵무기까지 개발해서 인류 역사상 자신들이 자신의 토대를 무너뜨릴 수 있는 상황이다. 욕망이 이대로 가다간 우리가 사는 이 지구를 멸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위험한 시대다.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참사람운동이다”고 하셨습니다.

스님은 인류를 걱정하셨습니다. 전혀 다른 말씀에 정신을 바짝 차렸습니다. 그리고 1년 쯤 있다보니 1998년 어느날 아침에 스님께서 부르셨습니다.

“내가 오늘 아침 신문을 보니 나라가 망했다. 그런데 우리는 소위 정신적 지도자들인데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답을 내놔봐라.”

IMF때 얘기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실직을 하고 많은 이들이 자살까지 하는 것이 기사에 실린 것이었습니다. 아침 공양 끝나고 나자 이렇게 얘기하셔서 인사드리고 문을 열고 나왔습니다. 그 다음날 아침에 공양 끝나고 또 부르셨습니다. 아차했습니다.

그날 오후 하루종일 IMF에 대해, 외환위기에 대해 공부를 했습니다. 하지만 답을 내지 못했습니다.

그 다음날 또 방장실로 부르셨습니다. 쭈삣쭈삣하고 문을 열게 됐습니다. 그렇게 4일 되다가 참선 프로그램을 하고자 생각을 했습니다. 자기 삶을 되돌아 보는 좋은 계기가 되겠다 생각하고 실직자를 위한 단기출가 프로그램을 운영코자 했습니다. 맑은 공기에 절밥도 먹으며 스님들 법문도 듣고 참선도 하며 잠시라도 돌아보는 기회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말씀드리니 스님께서 ‘그럼 해봐’라고 하셨습니다. 5박 6일 프로그램으로 5개월간 진행했습니다. 처음에 40명이 왔습니다. 다 흙빛이었습니다.

신청자들 중에서 고르고 골랐습니다. 진짜 실직자들이었습니다. 그 중 2명이 위장참가자였습니다. 경영진이었는데 절반 가량을 내보내야 하는 업체였습니다. 참가자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5박 6일이 지나고 나니 다들 얼굴에 화색이 돌았습니다. 한 분 한 분 이야기 하게 하는데 나이가 많은 참가자가 이렇게 얘기하는 겁니다.

“집에 부인이 제발 도시락이라도 싸줄테니 남들처럼 공원이라도 나가라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공원에 가서 잘 지냈는데, 둘째날이 되니 내가 지금 무얼 하는지, 가만 생각해보니 사회 낙오자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후배들에게 정성을 다해서 기술을 가르쳐 주고 노하우를 전수해줬는데 아무도 전화 한 통이 없었습니다. 집에서는 무능한 가장이었습니다. 5일째가 되면서 세상에 필요없는 존재 같았습니다. 그래서 자살 의향도 들었습니다. 프로그램을 하고 나니 그동안 사람답게 못 살았구나, 이제 사람답게 살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듭니다. 한생각에 치우쳐 있을 때는 생각지도 못했던, 그동안 미뤄놨던 것들이 생각이 나서 이제는 힘이 납니다. 이제부터 나의 삶을 살 수 있겠구나.”

그날 밤 저도 잠을 못 이뤘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온 분들 대부분이 자살을 생각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진짜 수행이 필요하구나 생각했습니다.

저는 17살에 출가를 하다보니 세상살이를 여러분들처럼 해보지 못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출가를 하다보니 잘 모르는데, 참선 수련회를 하면서 매일 사람들의 고민이 무엇인지를 듣다보니 그것이 세상사를 알게 되는 기회였습니다.

불교란 무엇인가?

불교는 부처님의 종교입니다. 2600년 전에 석가모니 부처님은 우리와 똑같이 세상에 태어나서 수행을 해서 깨달음을 얻고 평생을 깨달음의 삶을 사신 분입니다. 바로 사람으로 태어나서 가장 완성되게 살았던 분입니다. 그 분은 45년간 세상사람들에게 가장 완벽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법문하셨던 분입니다. 삶의 모습에서도 보여줬고, 8만 4천 법문에서 일러주셨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을 잘 알면 이 생의 삶을 잘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석가모니 부처님을 가장 완성되게 기록한 경전이 바로 〈법화경〉입니다. 〈법화경〉을 보면 부처님이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잘 볼 수 있습니다.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입니다. 부처님의 수많은 설법은 무엇때문인가 보면 바로 깨달음, 해탈을 이야기 하기 위함입니다. 우리가 참선을 하는 이유도 깨달음을 얻기 위함입니다. 깨달음을 얻는 방법은 〈반야경〉에 나와 있습니다. 〈법화경〉은 7권, 〈반야경〉은 600권이나 됩니다. 가장 방대합니다.

무엇 때문에 우리가 깨달음이 필요한가요? 이것은 바로 보살행을 실천하기 위함입니다. 자비로움을 갖기 위함입니다. 우리는 삶에 있어 혼자 살 순 없습니다. 더불어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 살려면 부모님이 있어야 하고 부모님의 보살핌이 있어야 합니다. 옷가지와 집과 사람이 성장해 살기 위해서는 수많은 것들이 필요합니다.

지금 이 실내에도 밝은 등불이 필요한데 누가 만들어 준 것입니까. 이 멋진 참불선원 법당은 누가 만든 것입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서 장엄하고 만든 것입니다. 이것은 다 자비심입니다.

요즘 미황사에서는 부채를 나눠줍니다. 거기에 염화미소라고 쓰고 아침이면 꽃을 생각하라고 합니다. 그 꽃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전하신 가르침을 얘기한 것입니다. 지혜의 꽃, 자비의 꽃, 티끌하나 없이 청정한 꽃입니다.

참선하는 사람들은 바로 그 꽃을 생각해야 합니다. 부처님이 들어보인 꽃, 염화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면 가섭존자가 지은 미소를 띠게 됩니다.

우리는 스스로 석가모니 부처님이라고 생각하고, 우리는 동일한 진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벽을 쳐다보고 참선하면 객진번뇌가 사라지고, 부처와 같다는 것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이야기한 지혜와 덕상이 있다는 시각으로 경전을 보면 다르게 보입니다. 선가귀감의 첫 부분을 보면 ‘有一物於此 從本以來 昭昭靈靈 不曾生不曾滅 名不得狀不得’이라 합니다. 여기 한 물건이 있는데, 본래부터 한없이 밝고 신령하여 일찍이 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았으며, 이름을 지을 수도 없고 모양을 그릴 수도 없다는 것입니다. 완전한 밝음 우리의 본래 성품의 본질인 것입니다. 개로 태어나면 개의 행동을, 사람으로 태어나면 사람의 행동을 하지만 그 안에는 각자 신령스러움이 있다는 것입니다. 소나무가 가지를 살짝 드는 것도 신령스럽다는데 사람이 팔을 흔들고 온갖 것을 알아차리고 하는 행동 그 자체가 신령스럽다는 것입니다.

잠깐도 생한 적이 없고 잠깐도 멸한 적이 없는 것입니다. 몸은 생멸이 있지만 알아차림은 생멸이 없다는 것입니다. 또 이름이나 그려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부처니, 마음이니 우리는 이름을 붙이지만 소소령령한 것이란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것을 놔두고 다른 곳을 보고 있습니다. 이 한 물건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이 한 물건은 어디에 있느냐. 생각하기 이전, 말하기 전에 있습니다. 육조 혜능 선사는 바로 이 성품을 무념 무상 무주라고 했습니다.

번뇌와 망상이 없다는 것입니다. 차별심을 떠나야 합니다. 번뇌 망상이 없는 지점이 있습니다. 욕심이 일어나기 전 지점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욕심으로 인해 번뇌가 일고, 이 과정에서 경쟁 등으로 행복하지 않습니다.

고정된 생각이 없다는 것입니다. 스님의 상이 있고, 대통령의 상이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상이 있습니다. 나의 경험과 정보가 틀을 만듭니다. 그 틀에 맞춰 스스로를 구속하고 이를 통해 행복하지 않습니다.

행복과 자유를 가로 막는 것은 번뇌이고 집착입니다. 우리 마음에 모두 이미 있습니다. 우리가 해탈한다고 하는 것은 본래 마음을 되찾는 것입니다. 이는 무념 무상 무주, 지혜와 자비가 있는 마음입니다. 아주 고요한 마음입니다.

오늘 시간을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고 수행을 깊게 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무엇을 믿을 것인가. 바로 석가모니 부처님이 말씀하신 자비로운 마음이 내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마음이 여기서 일어납니다. 당당할 수 있는 힘이 여기서 나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SNS에서도 현대불교
뉴스를 받아보세요
많이 본 기사

금주의 베스트 불서 8/30 ~ 9/5

순위 도서명 저자 출판사
1 우리는 늘 바라는 대로
이루고 있다
김원수 청우당
2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혜민스님 수오서재
3 요가 디피카 B.K.S.아헹가/현천스님 선요가
4 팔천송반야경
(산스크리트 원전 완역)
전순환 불광출판사
5 월인석보,
훈민정음에 날개를 달다
정진원 조계종
출판사
6 염불수행대전 주세규 비움과소통
7 도해 운명을 바꾸는법 석심전/김진무 불광출판사
8 유식,
마음을 변화시키는 지혜
요코야마 코이츠/안환기 민족사
9 청송골 수행기
(교도소에서 온 편지)
편집부 지혜의눈
10 도해 람림,
깨달음의 길을 말하다
쟈써/
석혜능
부다가야
※ 제공 : 불서총판 운주사 02) 3672-7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