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이 아니야

글 진광 스님/불교신문사 펴냄/1만 4천원

2010년 조계종 교육원서 소임을 맡은 이래 9년여를 행정승 혹은 일명 수도승(서울에 거주하는 스님)으로 지내온 교육부장 진광 스님<사진>이 자신의 수행 역정을 담은 책 〈나는 중이 아니야〉를 펴냈다. 진광 스님은 자신이 교육에 문외한인지라 수많은 시행착오와 간난신고가 있었지만, 조계종서 스님들 교육하는 중책을 맡아 ‘실로 너무나 좋은 인연과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교육원 생활을 평했다.

언론사에 기고한 칼럼·글들 묶어
9년간 진행한 교육원 행사들도 소개

이번에 펴낸 〈나는 중이 아니야〉는 2016년 불교신문 논설위원으로 위촉돼 4년여를 ‘천수천안’과 ‘수미산정’ 코너에 실었던 칼럼들과 교계 및 일간지에 쓴 글들을 한데 묶은 것이다.

책 제목만 보면 엉뚱하고 다소 황당해 고개가 갸우뚱 거려진다. 이에 대해 저자 진광 스님은 “나는 다만 ‘중(僧)’이라는 명상(名相)에 빠져 휘둘리는 것과 선민의식 혹은 기필의식을 저어함이라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설명한다. 또한 진광 스님은 “금강경을 인용해 중은 곧 중이 아니니, 그 이름이 중인 까닭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며 “본래 중인데 중이 아닌 것처럼 혹은 중도 소도 아닌 것 같은 아예 사람이 아닌 것처럼, 머리에 뿔이 나고 가죽에 털이 나서 다른 종류 가운데 행하는 삶과 수행과 보살행으로 그리 살아갈 일”이라고 덧붙였다.

강원도 양구 깡촌 출신이라고 스스럼 없이 밝히는 진광 스님은 그야말로 별 볼일 없이 변방을 전전하며 헛된 꿈과 희망을 품은 일개 몽상가에 지나지 않았다고 자신을 술회한다. 하지만 진광 스님은 출가 후에는 오랜 시봉과 참선수행, 그리고 여행과 행정일 등 25년 동안 다양한 일들을 경험했다. 그러면서도 책과 글쓰기만은 쉬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이번 책은 바로 그 결실의 결과물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광 스님은 책 속에서 젊은 날 숱한 불면과 감인대의 시간 속에서도 자신을 지켜준 것은 어릴적부터의 오랜 습관인 일기와 편지, 그리고 독서와 여행 속에서의 경험과 깨달음의 순간들이라며 이런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책을 쓸 수 있었다고 술회한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란 주제의 1부는 신문에 기고한 각종 칼럼 모음이다. ‘향기는 멀리 갈수록 맑음 더욱 더하네’ 주제의 2부 역시 언론사 기고문과 함께 원담 스님을 비롯해 설악 무산 스님 등 당대 존경했던 선지식들의 추모글이 실려 있다. 이어 3부 ‘세상속으로’에서는 성지순례 글 모음, 마지막 4부에서는 ‘조계종 학인 염불대회’ ‘학인 외국어 스피치 대회’ ‘학인 토론대회’ ‘학인 설법대회’ 등 2014년부터 자신이 교육원서 맡아 시행한 각종 행사모음 글과 사진들을 넣었다.

진광 스님은 책의 서두에서 “이 책은 내가 교육원서 함께한 소중하고 아름다운 모든 인연과 사람들, 그리고 대작불사를 함께한 모든 이에게 바치는 찬가이자, 그 모든 것에 대한 일종의 보고서이며, 나의 졸업 작품과 같다”고 출간 취지를 피력했다. 김주일 기자

▲저자 진광 스님은?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수덕사로 출가해 법장 스님을 은사로 하여 94년과 99년 청하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와 구족계를 수지했다. 3년간 원담 노 스님을 시봉하다가 팔공산 은해사 기기암 선원을 시작으로 전국 제방서 20여 안거를 성만했다. 2010년부터는 조계종 교육원서 사무국장, 연수국장, 교육국장을 두루 역임 했으며, 현재는 교육부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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