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칼럼] 여행지서 지구 살리는 방법
[환경칼럼] 여행지서 지구 살리는 방법
  • 천미희 한마음선원 부산지원 기획실장
  • 승인 2019.06.14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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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e Our Planet.(우리 별을 구하자)’ SF영화에 나옴직한 이 문구를 만난 건 몇 년 전 미국 여행에서였다. 아들과 함께 뉴욕에 도착했던 날, 호텔 숙소 테이블 위에 그 팻말은 놓여 있었다.

그 팻말에는 침대 시트를 세탁하는데 들어가는 세제··전기 등을 아껴 우리의 지구를 구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2박 이상의 경우 시트를 갈지 않아도 된다면 그 신호로 팻말을 침대 위에 올려놓아 달라고 적혀 있었다.

그 팻말을 읽으며 미국 서부를 여행하는 내내 들었던 불편한 마음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무더운 미국 서부의 날씨에도 호텔 방을 차갑게 식혀 주었던 에어컨과 하루를 쓰고 벗겨져 나가는 침대 시트를 보며 마음이 편치 않았다.

세상이 넓다는 생각은 했어도 미국은 정말 넓었고, 그 너른 땅만큼이나 사람도 많고 엄청난 양의 생산과 소비가 이뤄지고 있었다. 호텔이나 버스는 대부분 창문조차 열리지 않았고, 오로지 에어컨으로 환기와 냉방을 해결하고 있었기에 선택의 여지없이 에어컨을 켜 놓아야 했다. 게다가 하룻밤만 묵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니 교체되는 침대 시트를 어찌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여행 동안 세상의 많고 많은 호텔이 이와 다르지 않겠지 싶으니 지구가 파괴되어 가는 속도를 보는 듯 아찔하기도 했다.

무감각하게 지구를 아프게 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 속에 나도 있다는 걸 절감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우리별을 구하자, 얼마나 다행스럽고 반가운 제안인가!

우리가 많은 여행을 하는 동안 누리는 쾌적함과 편리함에는 대가를 지불한다. 보송보송하고 새하얀 시트가 깔린 침대, 건조하고 차갑게 식혀진 공기, 여행사에서 제공되는 생수, 이런 것들은 여행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들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누리는 쾌적함이 내내 편치 않았다. 내가 지불한 요금으로는 턱도 없이 부족할 것만 같았다.

요세미티, 그랜드 캐니언, 광활한 모하비 사막 같은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햇살, 바람을 제공해 주고 있는 지구에게 나는 아무것도 지불한 것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나마 자신을 위안할 수 있었던 건 여행 내내 일회용품 대신 준비해 간 치약과 칫솔을 사용하고 EM비누로 샤워를 했다는 것 정도였다.

‘Save Our Planet’이라는 팻말을 세상 모든 호텔에서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조금이라도 덜 지구를 괴롭히며 여행하는 방법을 다 함께 찾아 나갈 수는 없을까?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찾아보니 세계 곳곳에 친환경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들이 있었다. 폐기물 처리를 위해 9개의 지렁이 사육장을 보유하고 있는 호텔도 있었다.

세상은 정말로 넓다. 그 너른 세상은 지구의 품 안이다. 지구별 마당을 소박하고 정갈하게 거니는 여행객으로 지구를 구하지는 못하더라도 해는 끼치지는 않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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