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불논단] 이념 논쟁과 中道
[현불논단] 이념 논쟁과 中道
  • 방영준 성신여대 명예교수
  • 승인 2019.06.14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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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사회 이념논쟁 난무
논의 양상이 사회병리학 수준
이념갈등 최대 피해자 ‘한국’

특정 이념 대한 맹목적 신봉은
배타적 적대감·공격성 가져와

고정불변한 이념은 절대 없다
이념, 연기법 적용 대표 사례
연기적 접근이 독선 배제시켜
붓다 정치철학 핵심은 ‘중도’

우리 사회에 또다시 이념논쟁이 어지럽게 난무하고 있다. 아마도 지구촌에서 한국의 정치사회만큼 이념 논쟁이 가열된 곳도 없을 것이다. 한국사회의 이념 논의의 양상은 일종의 사회정신병리학적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우리의 사고 지평을 축소시키고 위축시켜 왔다. 이러한 원인은 서구 정치사상의 도입 과정에서부터 이미 잉태되었다. 일제하 독립투쟁기에도 좌우 이념 갈등이 있었고, 해방 후 우리나라는 이데올로기로 분단되고, 이데올로기로 동족을 적으로 하는 전쟁을 치르면서 분단체제를 내면화하고 분단의식의 고착화를 가중시켰다.

인간은 사회라는 제2의 모태 안에서 가치 체계를 세워나간다. 여기에 정치적 함의가 내포된 가치체계를 이데올로기, 또는 이념으로 표현한다. 이러한 이데올로기는 사람들이 세계를 이해하고 해석케 하는 관념 체계를 제공하고, 개인 및 집단에게 행동과 판단의 처방을 제시해 준다. 따라서 인간은 사회적 존재인 이상 이데올로기적 존재이다. 인간의 사회적 삶은 이렇게 이념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를 어쩌랴. 이념은 칼과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어머니의 손에 있으면 맛있는 반찬을 만드는 도구가 되고, 강도의 손에 쥐어지면 사람을 죽이는 흉기가 된다.

지구촌의 근현대사에 이념적 갈등으로 인한 비극이 얼마나 많았던가. 20세기에 이념적 갈등으로 희생된 사람이 1억 명에 가깝다고 하던가? 당장 우리 민족이 그 대표적인 희생물의 하나이다.

개인이나 집단 구성원이 절대화된 이념을 맹목적으로 따르도록 세뇌되거나 조종되었을 경우, 자기 도그마에 빠지게 되고 다른 이념의 신봉자에 대해 배타적 적대감과 공격성을 지니게 된다. 이러한 이념은 사람과 사회를 해치는 무서운 흉기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무서운 비극이 있다. 이념을 무서운 흉기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바로 정치 엘리트 계층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이념을 인간학적 측면에서 성찰할 필요가 있다. , 이념이 가지고 있는 양가적인 성격을 파악하고 그 역기능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또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이념을 창출하고 선택할 수 있는 능력도 함께 요구된다. 참으로 신기하다. 이러한 능력을 기르는 지혜는 바로 2500년 전 붓다의 가르침에 이미 나와 있다.

이념은 시간과 공간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고 변화한다. 고정불변의 이념은 없다. 자유주의는 근대 정치사상사에서 진보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보수주의의 대표적 표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이념은 연기법(緣起法)이 적용되는 제일 대표적인 사례이다.

현대 정치이념의 제일 큰 요소인 자유와 평등이라는 용어도 시간과 공간에 따라 다양한 뜻을 내포하는 연기적 용어이다. 이념의 역기능은 이데올로기적 언어와 현실 자체를 동일시하는 물화(物化)의 함정에 빠질 때 제일 많이 나타난다. 현실을 추상화시킨 것이 용어인데, 이 용어의 안경을 통해 현실을 진단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한국사회의 이념적 논쟁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라는 용어에 사로잡혀 미로를 헤매는 느낌이다. 지금 한국 정치판에서는 각종 이념적 용어가 난무하고 있다. 붓다가 열반에 드실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라고 하신 말씀이나, 연꽃의 의미를 미소로서 화답한 염화시중을 상기하게 된다. 언어의 노예가 되면 이념의 노예가 된다.

이념을 연기법으로 접근할 때 이념의 독선과 당파성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연기법을 실천하는 것이 바로 중도이다. 이념에 있어 중도는 가운데가 아니라 양극단을 잡고 더 높은 어느 곳에서 균형을 이루는 것이니라. 붓다의 정치철학의 핵심이 바로 여기 있다고 본다. 바로 중정(中正)의 정치철학이다. 이것이 한국정치를 바로 세우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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