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다이츄안, 출가자 감소에 고육지책 선택

유서 깊은 비구니사찰 다이츄안에서 주지로 취임한 비구 엔쿄 스님. 사진출처=교토신문

출가자 감소와 신도의 고령화에 따라 무인 사찰이 늘고 있는 일본. 특히나 적은 비구니 도량은 그 사세를 유지하는데 곤란을 겪고 있다. 한편 유서 깊은 비구니 도량에 비구스님이 주지를 맡게 되어 화제다. 64일 일본의 교토 신문은 이 놀라운 소식을 특별 보도했다.

교토시에 소재한 다이츄안(袋中菴)’1619년 개산한 유서 깊은 정토종 사찰이다. 개산과 함께 비구니 도량으로 이름이 높았으나, 절을 이을 후계문제가 대두되면서 400년 만에 비구스님이 주지에 취임했다.

비구인 카바타 엔쿄(賀幡圓恭) 스님은 54일 진산식에서 정식으로 다이츄안 19대 주지를 이었다. 전대 주지인 카바타 엔쥰(賀幡圓純) 스님은 혈연관계상 속가 이모다. 엔쿄 스님은 원래 스님이신 아버지가 19대 주지를 잇기 위해 60년 정도 전부터 다이츄안에서 생활해 왔다면서 당시에도 출가자 감소, 특히 비구니 출가자 감소가 불교계의 문제였다고 전했다. 스님은 아버지와 내가 다이츄안에서 수행할 당시 비구니 도량이 사라지는 것인가라는 의혹의 목소리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구니 도량의 전통을 지키면서 성실하게 수행하는 모습에 납득한 대중스님들이 앞으로 도량은 젊은 세대에게 맡겨야 한다면서 엔쿄 스님이 주지를 잇게 됐다. 엔쿄 스님은 원래 다이츄안을 개산한 창건주도 비구스님이었기에, 떳떳한 마음으로 주지를 이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한편 다른 비구니 사찰들도 후계자를 찾지 못해 곤란한 상황이다. 교토에 소재한 비구니 도량 도쿠운지(雲寺)의 경우 다른 사찰에서 수행하던 스님으로 대를 이었다. 또 다른 도량의 주지스님은 좋은 때에, 인연 있는 분이 오길 기다린다면서도 대처가 일반적인 비구승에 비해, 비구니 사찰은 독신전통이 강해 혈연관계에 의한 절의 대물림이 어렵다는 현실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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