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혁명은 ‘고집멸도’로부터

삶은 부처되기 위한 연습장
하루를 사성제로 해결하면
어느덧 우린 부처가 될 것

그림.강병호

갑자기 배가 아프다. 배가 아픈 사실이 고이다. 왜 배가 아픈지 원인을 생각해보니 아침에 냉장고에 들어있는 오래된 반찬을 먹었다. 그 반찬이 배 아픈 원인인 집이다. 약국에 가서 식중독 약을 사먹었더니 아픈 증상이 없어졌다. 식중독 약이 실천 방법인 도이며, 아픈 배가 나은 것이 해결된 상태인 멸인 것이다.

사성제법인 고집멸도에서 이것이 있으므로 ‘고’의 원인인 ‘집’이 있고, ‘집’이 있으므로 말미암아 저것이 있고 고가 발생한다. 실천방법인 도가 생김으로 말미암아 저것이 생긴다. 고가 해결된 상태인 멸이 생긴다.

과제의 제시, 고
고는 근본적으로 무아와 무상이다. 부처님께서 다섯 비구에게 설명했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고의 성제이다. 마땅히 들어라. 생은 고다. 노는 고다. 병은 고다. 죽음은 고다. 시름·근심·슬픔·불행·번민은 고다. 미워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고다. 욕심나는 것을 얻지 못함은 고다. 인생의 양상은 ‘고’ 아닌 것이 없느니라.”

이것이 부처님께서 다섯 비구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한 내용이다. 결국 생로병사의 인생은 바로 무상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 무상이며, 생로병사가 바로 무상을 설명하는 것이다.

시름·근심·슬픔·불행·번민은 ‘고’다. 부처님께서 우리 인간은 근본적으로 8고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8고는 앞에서 설명한 생로병사가 4고이며 시름·근심·슬픔·불행·번민은 고다. 했을 때 증오하고 원망하는 원증회고가 고이다. 시름·근심·슬픔·불행·번민이 고로서 부처님께서 설명한 다섯 번째 고가 바로 원증회고이다.

여섯 번째 고는 미워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고다. 미워하는 사람 만나는 것도 ‘고’이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도 바로 ‘고’이다. 미워하는 사람 만나고 좋아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도 똑같은 것이다. 이것이 여섯 번째 고인 애별리고이다.

일곱 번째 고는 욕심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은 고다. 욕심이 나서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고이며 얻지 못하는 것이 고다. 얻고 싶은데 얻지 못하는 구부득고, 이것이 일곱 번째 고이다.

그 다음 인생의 양상은 ‘고’ 아닌 것이 없다. 바로 인생의 양상, 우리 몸뚱이를 이루고 있는 것은 다 ‘고’다. 오음성고의 오음이 무엇인가? 색·수·상·행·식 오음이 바로 우리 몸뚱이다. 몸뚱이를 이루고 있는 모든 것은 고다. 몸뚱이는 바로 무엇으로 이루어졌는가? 탐·진·치로 이루어져 있다. 이 몸뚱이는 끝없이 탐심과 진심과 치심을 일으킨다. 그래서 욕망이 치성해서 오음성고인 것이다.

앞에서 설명한 생로병사는 무상의 설명이고 뒤에서 4개의 고는 무아를 설명한 것이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사성제를 설명할 때 고라고 이야기한 근본적인 이유는 고는 무아고 무상이기 때문이다.

고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한 달 동안 스스로 찾게 하였으며, 해결방법과 해결된 상태가 수행하는 목적임을 설명한 것이다. 연기를 인식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사성제법을 설하신 것이다.
 
발생의 이유, 집
집은 고집성제, 발생의 원인으로 왜 고가 생겼느냐 살펴보는 것이 집성제의 성립이다. 발생의 원인, 어떻게 해서 그것이 일어났느냐 하는 원인을 살펴보는 일이다. 우리는 불교 공부를 하면서 불교적인 방법을 알아야 하고 불교적인 방법으로 살아야한다. 그래야 불자가 되는 것이다.

평생 절에 다니지만 불자일 수도 있고, 불자 아닐 수도 있다. 절에 열심히 나오면 불자이고 교회에 열심히 다닌다고 기독교인일까? 예수께서 좋아하는 천국으로 데려갈 사람, 영생할 사람, 예수께서 가르친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 교인이다. 교회에 일요일마다 빠지지 않고 간다고 해서 교인이 아니라는 말이다. 사찰에 열심히 다닌다고 절대 불자가 아니다. 그러면 누가 불자일까?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이 불자다. 진리적인 삶을 추구하면서 진리적인 삶을 살아갈 때 불자인 것이다. 왜 사찰에 열심히 시주를 하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1만 원 갖다 주고 10만 원 어치의 보상을 부처님께 바란다. 1만 원 넣어서 나중에 10만 원의 효과가 있다면 보시함에 돈을 넣을 것이다. 그래서 보시함에 돈 열심히 갖다 넣는 사람이나 사찰에 열심히 나오는 사람이 불자인가? 불자가 되기 위해서는 불교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이 우주에는 언제나 진리는 있게 마련이다.

중국에서 불교의 탄압이 4차례나 일어났다. 그런 탄압 속에서도 불교가 살아남았다. 결국 탄압 속에서도 한 두 사람이 불교의 불씨를 다시 일으킨 것이다. 앞으로 불교를 누가 지킬 것인가? 불교를 제대로 아는 한 사람이라도 있을 때 불교는 지켜지고 일어난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사건에 부딪친다. 어느 하루도 일이 없는 날이 없다. 부부가 싸움을 하던, 자식이 싸움을 하던 직장에서 동료와 갈등을 일으키든지 어떤 사건이 생겼을 때 우리는 어떻게 생각할까? 먼저 무엇부터 일어나는가? 감정, 자기중심, 자기밖에 없다.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든 문제가 빗나가게 된다.

‘부모미생전’이라는 화두가 있다. 인인 내가 태어나기 전 ‘나는 누구인가’하고 계속 생각을 하는 것이다. 결국 그것이 화두가 되어 도를 이루게 된다. 바로 이런 문제들이 왜 일어났느냐는 근본적인 원인을 알게 되면 바르고 행복한 삶의 진리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바로 발생의 이유를 알게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 가장 안 되는 것이 무엇일까? 세세생생 그렇게 안 살아왔기 때문에 또 이생에서도 그렇게 안 살았기 때문에 안 되는 것이다. 이 몸을 받아서 한 생 잘 살아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불교를 제대로 알고 실천하는 것이다. 불교를 알았다면 공부를 한 번 해보아야 한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서 ‘발생의 이유’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공부를 해야한다.
특수교육의 선구자가 바로 부처님이다. 주리반특은 형을 따라 친구들과 함께 출가를 하였다.

수행생활을 6개월 해보니까 도무지 잘 되지 않는다. 동료들에게 비난 받기가 일쑤고 돌아서면 잊어버려 동료들에게 방해가 되어 다 싫어하였다.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서 부처님을 찾아갔다. “부처님! 저는 마음을 먹고 출가를 했는데 도저히 공부를 할 수가 없습니다. 고향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부처님은 주리반특에게 “너는 출가하기 전에 무엇을 하였느냐”고 물었다. 주리반특이 “부처님, 저는 청소부였고, 청소를 잘 합니다”라고 답하자 곧장 부처님은 “너는 앞으로 자고나서 밥 먹고 청소만 해라”라고 하였다. 그 후에 주리반특은 잠자고 밥먹고 청소만 하였다.

‘부처님께서 왜 내게 청소만 시켰는가’를 자문하던 주리반특은 어느날 문득 부처님께서 자신에게 청소를 시킨 이유를 스스로 깨쳤다. 내 마음을 닦고 깨끗하게 하라는 부처님의 뜻을 깨친 것이다. 결국 빗자루로 쓸어내는 것은 마당만 깨끗이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속에 있는 탐진치를 쓸어내라는 것을 깨친 것이다.

실천방법, 도
실천방법인 도는 원인인 집을 알면 해결 방법이 생기게 된다. 그 해결 방법이 바로 도인 것이다.


어떤 바라문이 극락에 태어나려고 열심히 공부를 하였다. 부처님 재세 당시에도 불법을 모르는 대부분의 수행자들도 극락에 태어나는 것이 최고의 목표였다. 바라문교를 믿고 있는 수행자도 최고의 목표가 극락에 태어나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살아생전에 온갖 짓을 다하고 죽고 난 다음 천당에 태어나려고 기도를 하면 극락에 태어난다고 가르친다. 이 바라문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됐다. 어떻게 나쁜 짓을 한 사람이 천당에 태어나는가? 기도를 해주면 극락에 태어날 수 있단 말인가? 왜 우리는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가? 바라문은 이 같은 회의를 느끼고 부처님을 찾아갔다. 부처님은 바라문을 데리고 뒤뜰 연못가로 갔다. 연못가에서 돌을 던졌다. 돌이 연못에 가라앉았다.

부처님이 “바라문이여, 어떤 현상이 일어나느냐”고 물으니 바라문은 “돌이 가라앉습니다”고 답했다. 그러자 부처님은 “돌아 떠올라라! 기도를 하면 돌이 뜨겠느냐”고 물었고 바라문은 떠오르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부처님은 이와 같이 설했다. 

“바로 그렇다. 바라문이여, 돌아 떠라 돌아 떠라 아무리 기도해도 저 돌은 무거운 속성 때문에 가라앉는다. 만약 그 사람이 이 세상에 살면서 나쁜 일을 했다면 나쁜 과보로 지옥의 불구덩이에 떨어질 것이며 만약 착한 선업을 쌓았다면 천당에 태어날 것이다. 바라문이여, 어떤 종교를 믿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여기서 부처님께서 연못에 돌을 던져 바라문을 이해시킨 것이 실천방법인 도이다. 아픈 허리의 원인을 알고 치료하여 낫는 것도 도이며, 이와 같이 문제의 원인을 알아 고를 해결하는 방법이 실천방법인 도인 것이다.

해결된 상태, 멸
과제의 제시인 고가 해결된 상태, 또는 현실적인 문제가 해결된 상태가 멸이다. 고집멸도 사성제는 부처님께서 인류에게 준 최대의 선물인 것이다.

고의 상태에서 집, 발생의 이유인 집을 정확하게 알아, 실천방법인 도를 통하여 고가 해결된 상태인 멸이 되는 것이다.

무상, 무아인 고의 상태에서 이것이 연기적인 관계라는 것을 인식함으로써 고가 해결된 락의 상태가 된다.

우리의 삶은 부처되기 위한 연습장이다. 매일 일어나는 사건들을 사성제로 해결하면 어느덧 부처가 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을 잘 하기 위하여 하루에 70분씩 수행을 해야 한다. 새벽에 일어나 108배를 하고 40분 참선을 하고 나면 몸에 아픈 곳이 없어지고 또한 일체 정신적인 장애가 없어진다. 지금부터 실천하면 평생 건강한 몸으로 건전한 정신으로 살 수 있다. 6개월만 지나면 자연히 하게 된다. 공부해 보면 정말 묘한 일이 일어난다. 모든 습의 한계는 100일이다. 불교의 이론과 교리체계를 알아 이생을 살아가는 동안 삶에 적절히 적용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얼마나 더 살지는 알 수 없지만 불교를 제대로 알면 바르게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방법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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