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백운 스님, 종단 각급기관장 연석회의 개최

선거 진행 중 직선제 지지
“총무원장직 연연하지 않아”
종단수습위원회 구성 제안
3.14 종회 무효 주장 여전

26대 총무원장 편백운 스님에 대한 중앙종회와 원로회의 불신임 결정 이후 내홍을 거듭하고 있는 태고종이 양쪽으로 분열돼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서로 구종(求宗)이라는 대의적인 명분 아래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물밑 작업을 하면서 제 갈 길 바쁜 모양새다.

편백운 스님은 611일 서울 AW컨벤션센터에서 태고종 종단 각급기관장 연석회의를 개최했다. 편백운 스님 측에 따르면 연석회의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월봉 스님, 중앙교육원장 보경 스님, 법규위원장 서봉 스님, 고시위원장 원명 스님, 대구경북·서울강북·서울북부 종무원장 등 종단 중진스님 60여 명이 참석했다.

편백운 스님은 이 자리서 종회의장 도광 스님과 종회의원들이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자신을 상대로 낸 검찰 고발한 사건이 무혐의 처분되고, <한국불교신문> 명예훼손 기사 게재 금지 가처분도 기각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현 집행부는 제27대 총무원장선거가 집행부와 종회 간 갈등의 악순환 고리를 끊는 기회가 돼야 한다. 전 종도가 참종권을 행사할 수 있는 민주적인 직선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편백운 스님은 종단 위상제고와 종도들의 전법활동을 위한 새로운 태고종을 위해서라면 총무원장 자리에만 연연하지 않겠다면서 선관위는 보궐선거를 중단하고 종회는 불신임을 철회해 총무원장 선거법을 개정, 직선제를 실시한다면 총무원장직을 내려놓고 다수의 후보자들과 함께하는 선거에 재신임을 묻는 용단을 내릴 수 있다고 선언했다.

직선제와 관련해서는 선관위원장 월봉 스님도 편백운 스님과 뜻을 같이 했다. 월봉 스님은 2017년 종회서 선거법을 직선제로 개정하려 했으나 부결됐을 당시 직선제안을 제안한 인물이기도 하다.

월봉 스님은 전 종도가 참여하는 총무원장 직선제를 위한 가부(可否) 투표를 실시하자고 제안하면서 총무원장은 민주적인 직선제로 선출하는 게 본인의 소신이라고 피력했다. 아울러 종단 사태 수습을 위해 총무원·중앙종회·호법원·원로회의 등 대표 2인이 참여하는 종단수습위원회(가칭)를 구성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26대 편백운 집행부가 주도해 종단안정을 이루도록 지지 검찰 결정 존중과 고소인의 참회 3.14 종회와 3.20 원로회의 결정 원천무효 총무원장 직무대행 전성오 스님 불인정 총무원장 보궐선거 불인정 단독후보 호명 스님 후보 사퇴 구종대책위원회 구성할 것 등을 결의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결의에 중립을 지켜야 하는 중앙선관위원장이 행사에 참석했다는 점에서 종단 내 분위기는 어수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월봉 스님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직선제에 대한 개인의 소신을 밝히기 위해 참석했을 뿐 결의사항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았다.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해명했다.

편백운 스님이 개최한 연석회의에 중앙종회는 크게 개의치 않는 반응이다. 중앙종회 관계자는 참석자들이 친() 편백운 집행부 인사들이다. 종무원장도 극히 일부만 참석했다. 무혐의 관련 사건도 검찰이 재기수사 중”이라며 직선제를 운운하며 중앙선관위원장을 이용해 언론플레이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태고종 중앙선관위는 6월 12일 선거인단에 대한 자격심사를 실시, 중앙종회의원과 교구종무원장 등 총 126명의 선거인단을 확정했다. 또한 호명 스님이 총무원장 후보로 단독 입후보한 관계로, 무투표 당선을 선거인단에 안내한 뒤 선거일인 27일 후보자에게 당선증을 교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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