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제7칙 향엄수어(香嚴垂語)

[古則과 着語]

?, 香嚴垂語云 (作什?) “如人上樹 (還覺滿口含霜?) 口銜樹枝 (撲落也) 手不攀枝 (便有恁?人) 脚不踏枝 (奇怪) 樹下有人問西來意 (阿誰) 不對則違他所問 (莫道) 若對又喪身失命 (伏惟?享) 正當恁?時 作?生?是” (香嚴又撲 落了也) 時有虎頭上座出云 “上樹?不問 未上樹 請和?道” (東家人死 西家助哀) 香嚴呵呵大笑 (也是落他??了也)

향엄지한(香嚴智閑, ?~898)이 대중에게 수어垂語 했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어떤 사람이 나무 위에 올라 [입 안 가득 서리를 머금고 있다는 것을 아는가?]

입에 나뭇가지를 물고 [쳐서 떨어뜨려버려라.] 손은 나뭇가지를 잡지 않고 [이런 사람도 있구나!] 다리는 나뭇가지를 밟지 않고 있는데 [기이하고 괴상하다!] 나무 아래서 어떤 사람이 ‘서래의(西來意)’를 묻는다면 [누가?] (이때) 대답하지 않으면 물은 것을 거스르는 것이 되고 [말하지 말라.] 만약 대답을 해도 역시 목숨을 잃게 된다. [삼가 흠향하소서.] 바로 이럴 때 어떻게 해야 옳겠는가?” [향엄이 또 치는구나. 떨어져버렸다.]

그때 호두(虎頭) 상좌가 나와 말했다.

“나무에 오른 것은 묻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아직 나무에 아직 오르지 않았을 때는 어떤지, 청컨대 스님께서 말씀해주십시오.” [동쪽 집 사람이 죽었는데, 서쪽 집 사람이 슬퍼하는군.]

향엄이 가가대소(呵呵大笑)했다. [분명 저 올가미에 걸려들었다(함정에 빠졌다).]

[拈古와 着語]

雪竇拈云 “樹上道?易 樹下道?難 (旁出一枝) 老僧上樹也 致一問來” (險).

설두(雪竇)가 염(拈)해서 말했다.

“나무 위에서 말하는 것은 쉽지만, 나무 아래에서 말하는 것은 어렵다. [곁가지 하나를 냈다.] 노승(老僧, 설두)이 나무에 올랐다, 자, 한 번 물어라.” [험(險, 위험하다)!]

[評唱 1]

諸方老漢得箇見處 直是千般萬計 提起?人 更不囊藏. 被蓋立箇? 令人易曉 却倒成難曉. 何故. ?慈悲深厚. 令人轉生情解 若是慈悲淺 却較些子.

제방의 노장들은 견처(見處)를 얻으면 바로 천 가지 만 가지로 사람들에게 제기했지, 결코 주머니 속에 감추지 않았다. 비유를 들어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깨닫도록 하였던 것인데, 도리어 거꾸로 깨닫기 어렵게 되어버린 것 같다. 어째서 그런 것인가? 자비심이 깊고 두터웠기 때문이다. 사람들로 하여금 점점 더 정해(情解, 분별지해)를 내게 하는 것이 만약 자비심이 얕은 것이라면 그래도 봐 줄만 할 것이다.

只如香嚴垂語道 若論此事 如人上樹 口銜樹枝. 這箇香嚴老婆心切 只這問. ?若?生樹上樹下 對與不對處 轉生義路 墮在常情 卒難透得. 若是頂門上具眼的 終不向對與不對處 作解會 未?已前 先知落處.

예를 들어, 향엄이 수어한 이 일을 만약 논한다면 마치 사람이 나무에 올라 입으로 나뭇가지를 물고 있는 것과 같다. 이것은 향엄이 노파심이 간절하기 때문에 다만 이렇게 물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그대들이 만약 나무 위나 나무 아래, 대답을 하거나 대답을 하지 않는 곳에서 의로(義路, 견해)를 일으킨다면 그럴수록 더욱 더 상식적인 도리(常情)에 떨어져 끝내 꿰뚫기가 어렵게 될 것이다.

(하지만) 만약 정수리(頂門)에 분명 안목을 갖춘 사람이라면 끝내 대답하거나 대답하지 않는 곳에서 이치로 따져 알지(解會) 않고, 거론하기 이전에 먼저 낙처(落處, 핵심)를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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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칙은 『무문관(無門關)』에서 향엄상수(香嚴上樹)라는 제목으로도 전한다.

?수어(垂語)란 색어(索語)와 같은 말로 스승이 제자의 역량을 시험해 보기 위해 던지는 질문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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