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주박물관 ‘마곡사, 어제와 오늘’ 展
마곡사 세계유산 등재 1주년 기념 특별전
6월 4일~7월 10일 공주박물관 기획전시실
일제강점기 유리건판 사진 20여 점

국립공주박물관(관장 김규동)은 6월 4일부터 7월 10일까지 ‘마곡사, 어제와 오늘’ 전을 개최한다.

마곡사 세계유산 등재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리는 이번 전시는 일제강점기에 유리건판으로 촬영한 마곡사의 흑백사진 20여 점과 서양화, 한국화, 도자기, 로고, 캐릭터, 조각, 옻칠 등 지역작가의 작품 40여 점을 함께 전시한다.

마곡사 해탈문
마곡사 대광보전

 

지나간 시간은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현존의 근거들이다. 그 근거들을 확인하는 일은 현존의 의미와 동기를 열어가는 데 있어서 소소하면서도 풍요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전시는 그렇게 소소하면서도 풍요로운 전시라고 할 수 있다. 같은 존재이지만 조금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흑백의 사진들은 ‘흑백’이라는 형식만으로도 그 근거의 깊이를 더한다.

해탈문 앞에 선 대중의 모습 속엔 흑백으로도 충분히 들여다볼 수 있는 당시의 시대적 그늘과 당시 복식의 추억이 보인다. 오층석탑과 대광보전을 보여주는 사진은 사진 자체는 오래되어 바랬지만 오히려 사진 속엔 오늘의 모습에서 볼 수 없는 선명함이 담겨 있다. 오층석탑과 대광보전 뒤로 대웅보전이 보인다. 겨울 풍경 속에서 고즈넉하게 법향을 뿜어내고 있는 가람의 정취가 한 폭의 수묵으로 다가온다. 얼룩이 지워버린 낡은 사진 속의 영산전, 그 시절은 그 이전의 세월로부터 낡았겠지만 한 장의 사진에 담겨 또 한 번 낡아버린 영산전의 모습은 깊은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오층석탑 앞으로 펼쳐진 젖은 마당은 보는 내내 종잡을 수 없는 시간여행을 선사한다. 마곡사의 추억들이다.

충청남도 공주시 사곡면 운암리에 위치한 마곡사는 충남 불교를 대표하는 천년 고찰로 640년(백제 무왕 41년) 신라의 자장율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온다. 1172년(고려 명종) 보조국사 지눌 스님이 중수하고 범일 대사가 중건했다. 도선국사가 중수하고 각순 대사가 보수한 것으로 전해온다.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세조가 ‘영산전’ 사액을 내렸다.

창건 당시 30여 칸의 대찰이었으며, 근대기에는 ‘남방화소(南方츐所)’로 불릴 만큼 많은 화승을 배출했다. 마곡천을 중심으로, 북쪽으로 대광보전(보물 제802호), 대웅보전(보물 제801호), 오층석탑(보물 제799호) 등이 있고, 남쪽으로 영산전(보물 제800호), 홍성루와 해탈문, 천왕문 등이 있다. 영산전, 해탈문 등 남쪽 영역은 마곡사 창건 당시 중심 영역이었으며, 사찰을 확장하면서 북쪽 영역으로 새로운 불사가 이루어져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이밖에도 괘불 1폭, 목패, 세조의 연(輦), 청동 향로(지방유형문화재 제20호)가 있으며 감지금니묘법연화경(紺紙金泥妙法蓮華經) 제6권(보물 제270호)과 감지은니묘법연화경 제1권(보물 제269호) 등이 보존되어 있다.

마곡사를 비롯한 한국의 산사는 7~9세기에 창건된 후 수행과 신앙, 생활의 기능을 유지한 종합 승원이라는 점에서 세계유산 필수조건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또한 개별 유산의 진정성과 완전성, 보존관리 계획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이처럼 과거의 역사와 현재의 모습이 담긴 마곡사는 2018년 6월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Sansa, Buddhist Mountain Monasteries in Korea)’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041)850-6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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