⑩ 소만(小滿)
죽순전·죽순냉채·상추불뚝김치

농가월령가에서는 음력 4월 맹하 되니 입하, 소만 절기로다라고 이 계절을 표현한다. 여름이 시작됨을 알리는 말이다.

사찰마다 채전밭에는 각종 채소들이 물이 오르고 상추는 꽃대를 올린다. 해인사의 전래음식으로 상추불뚝김치와 상추대궁전이 있다. 같은 이름인데 달리 불리는 것이 궁금하던 차에 노스님께 여쭤보니 모두 사투리라고 하셨다. 상추가 키는 작고 마디가 굵어 불뚝불뚝해서 불뚝이라고도 하고, 잎은 별로 없이 키만 키우는 상추는 줄기인 대가 많아 대궁이라고도 불린다고 하셨다. 고춧가루로 고춧물을 만들어 시원하게 먹는 상추물김치인 셈이다.

옛날 중국에서는 소만부터 망종까지의 시기를 다시 5일씩 삼등분하여 초기에는 씀바귀가 뻗어 오르고, 중기에는 냉이가 누렇게 죽어가며, 말기에는 보리가 익는다고 했다. 이 시기에 땅에서 올라오는 식물은 생명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뿌리만 남아 있다가 후년에 다시 똑같은 생명활동을 반복하며 자신만의 윤회의 길을 만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처나 냉이는 입하에도 멀쩡한 잎이 시들해지고 줄기는 세차게 강해졌다. 자주 내리는 비덕분에 나무들도 꽃을 세상에 번갈아 선보인다.

뒷산 그늘에 함박꽃이 활짝 피었다. 그 선명한 자태와 우아함은 연꽃에나 견줄까 아마도 다른 꽃들은 뒤로 줄을 서야할 게다. 함박꽃과 연꽃은 다른 시기에 피어 문향(聞香)을 통해 온몸의 전율을 느끼게 한다. 더러 국수의 고명으로도 사용하고 말려서 분말을 내어 한껏 더운 여름 말차로도 만들기도 하지만, 쉽게 갈변하는 바람에 급랭하지 않으면 백색꽃의 모습을 잃고 만다. 이제 연꽃을 위해 연지에 물을 자주 채워주며 어린 연잎이 물위에 퍼지기를 기다린다.

제피나무가 부드러운 잎을 무성하게 펼치고 있다. 강한 맛이지만 이맘때 잎은 간장양념으로 비빔장을 만들거나 장떡을 구워서 며칠씩 두고 먹어도 좋은 식재료이다. 방아를 한줌 채집해서 강된장을 만들고 채전밭의 상추와 쑥갓 고추를 따와서 점심공양상을 본다. 소박한 생명의 밥상이 주는 묘미는 산속 깊숙이 자리한 절간에서 맞이하는 한적함과 더불어 여백으로 차리는 밥상이다. 산야의 뜰에서 거둔 생명이 지혜의 숲을 넓히는 행보가 되고 있음에 새삼 감사하다.

죽순전

죽순전

재료: 죽순 200g, 된장½T, 쌀뜨물 3, 부침용기름(참기름 1T, 식용유 1T), 부침옷(밀가루 ½, 채수 ½, 쌀가루 1T, 전분 1t), 집간장1t

1. 죽순은 세로로 잘라 옥수수껍질을 벗기듯 껍질을 벗긴다. 냄비에 쌀뜨물을 붓고 죽순의 아린 맛이 빠지도록 된장을 푼 뒤 죽순을 넣고 센 불에서 30분정도 삶아 찬물에 헹궈 물기를 뺀다.

2. 죽순을 0.5두께로 썬 다음 죽순이 부드러워지도록 도마에 오려놓고 나무 방망이로 살살 두드려준다.

3. 밀가루, 쌀가루, 전분, 채수, 집간장을 섞어 부침옷을 만든다.

4. 준비된 죽순에 부침옷을 골고루 입힌다. 팬에 부침용 기름을 두르고 죽순을 노릇하게 부쳐낸다.
 

죽순냉채

죽순냉채

재료: 죽순 2, 애호박 ½, 청오이 ½, 적피망 ½, 겨자가루 1T, 배식초 2T, 150g, 2T, 조청 2T, 소금약간, 참기름약간, 식용유약간, 죽순손질용 된장 1T, 쌀뜨물 적당량

1. 죽순은 반으로 갈라 껍질을 벗겨 쌀뜨물에 된장을 풀어 40분간 삶는다. 삶고 나서 찬물에 담가 아린 맛이 빠지게 한다.

2. 손질한 죽순은 물기를 빼고 겉모양을 살려 썰어 참기름과 소금으로 밑간해서 덖어준다.

3. 애호박은 반으로 잘라 씨 있는 부분은 도려내고 6정도로 어슷썰어 식용유를 두른 팬에 소금으로 간해 재빨리 덖어낸다.

4. 청오이도 애호박과 같은 방법으로 썰어서 소금에 절여 물기를 꼭 짠다.

5. 적피망은 씨를 빼내고 채 썰어 마른 팬에 재빨리 덖어낸다.

6. 겨자가루는 미지근한 물에 개어 따뜻한 곳에 두고 띄운 후, , , 조청, 식초, 소금을 넣고 믹서에 갈아준다.

7. 준비한 채소에 겨자소스를 넣어 무쳐낸다.
 

상추불뚝김치

상추불뚝김치

재료: 쫑상추 200g, 소금 2T, 배 반개, 우리밀가루 2T, 보리등겨 2T, 고춧가루 3T, 홍고추 1, 청고추 1, 생강즙 약간

1. 대공이 오른 상추를 깨끗이 씻어주고, 대공이 너무 단단하면 껍질을 약간만 벗겨 방망이로 살살 두드려준다. 배는 강판에 갈아 물을 낸다.

2. 밀가루로 묽게 풀을 쑤어 식혀준다.

3. , 홍고추는 씨를 제거하고 채 썬다.

4. 식힌 풀에 고춧가루를 엷게 섞고 생강즙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해준다.(고춧가루는 베보자기에 넣어 손으로 주물주물 물이 나오게 한다)

5. 4의 양념에 상추와 청홍고추를 넣고 살살 버무려 저장용기에 담아 무거운 걸로 눌러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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