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이 세운 ‘아미타채식’ 당국으로부터 개명 강요

일평균 300명 찾는 채식당
스님 법문 상영했다는 이유
‘종교성’ 운운하며 규제 강화
마오쩌둥 본존 사찰도 등장

최근 중국정부의 불교탄압이 거세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마오쩌둥을 신격화해 본존불로 삼은 사찰도 등장했다. 사진은 ‘마오주석 불타사’ 전경. 사진출처=비터 윈터

최근 중국정부의 불교규제가 도를 넘어 탄압에 미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중국의 종교탄압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인터넷 매체 비터윈터524, 중국정부가 불교계에서 운영하던 채식당을 탄압했다고 전했다,

비터윈터에 따르면 중국 동남부 푸젠(福建)성 산밍(三明)시에 소재한 모 사찰이 개업한 비영리 채식당 아미타채식이 당국의 규제로 이름을 개명하고, 식당에 비치된 불교서적과 영상물이 압수됐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아미타채식은 직원 모두가 불교도다. 채식주의와 불교를 포교한다는 이념 하에 급여를 받지 않는 자원봉사들의 노력으로 운영됐다. 식당 내에서는 불경을 강의하는 영상을 방영하고, 불교서적을 배포했다. 1일 평균 300명 정도의 손님이 찾을 정도로 인기 있는 식당이었다.

그러나 개업한지 반년도 되지 않은 지난해 11월 당국은 다양한 사람들이 찾아오는 식당에 직접적인 종교성을 띄는 것은 바르지 않다는 이유로 식당의 이름을 개명할 것을 통지했다. 식당은 결국 다른 이름으로 개명했다. 일개 식당에 이러한 규제가 가해진 이유는 식당에서 정토염불로 유명한 징공() 스님의 법문을 상영했기 때문이라고 비터윈터는 전했다.

징공 스님은 중국출신이나 대만에서 불교를 수학하고, 현재 호주에 정토학원(Pure Land Learning College)을 설립해 포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1년 중국공산당은 징공 스님의 정토학원이 신자들에게 교리를 강요한다는 이유로 다시 중국에 역수입 되는 것을 침입활동으로 규정, 해당 단체에 대한 규제를 지속해 왔다.

한편 이 식당을 개업한 사찰 역시 당국의 강제압수조사로 사찰에서 보관 중이던 징공 스님의 서적을 비롯해 대만이나 해외에서 출판된 불서들이 압수됐다고 비터윈터는 전했다.

불교 탄압에 역설적으로 허난(河南)성 루저우(汝州)시에는 공산주의의 지도자들을 신격화한 사찰이 등장했다. ‘마오주석 불타사(毛主席陀寺)’라고 이름 붙은 이 사찰은 법당에 마오쩌둥(), 저우언라이(周恩), 주더()의 상을 본존으로 모시고 각각 우주천존불조(宇宙天尊), 중천대불(中天大), 관천대불(貫天大)로 소개하고 있다.

절의 입구에는 전통적인 사자상이나 인왕상 대신 말을 타고 있는 공산혁명군의 상이 나란히 서있다. 또 마당엔 연화좌대 위에 마우쩌둥의 입상을 세우고 도교와 불교의 가르침은 마오주석의 교시에 기인한다는 등의 설명을 좌대에 새겨두었다.

사찰 측은 최근 당국에서 강행되는 불교탄압을 피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고 해명했지만, 주변시선은 비뚤어진 애국심의 발로라며 곱지 않다. 실제 현지당국의 종교사무국은 해당 사찰을 불교사찰이 아닌 공산주의 애국교육거점으로 지정해 공산당원들의 참배를 권유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주민은 마오주석은 인간으로, 무신론자였다. 문화대혁명 때는 모든 미신을 일소해야 한다고 부르짖었던 이가, 지금은 부처가 돼 공양을 받고 있다. 매우 기묘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