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교육원, ‘불교와 청각장애’ 연수 교육

조계종 교육원은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2박 3일간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불교와 청각장애인’을 주제로 연수 교육을 진행했다.

'자비의 종교'라고 말하는 불교에도 턱 없이 부족한 포교 분야가 있다. 바로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포교다. 물적인 지원과 환경도 모자란 것보다 더욱 문제는 불자와 스님들의 장애인 인식에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승려 연수교육이 진행됐다.

529~31일 총무원 회의장서
장애인 주제 종단 차원 첫 연수
현황부터 포교론·수화까지 배워
인식 차 확인관심 갖게 돼

조계종 교육원(원장 현응)529일부터 31일까지 23일간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불교와 청각장애인을 주제로 연수 교육 진행했다. 장애인 포교를 주제로 한 인증교육은 있었지만, 종단 차원의 전문 연수 교육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계사 장애인전법팀 원심회가 강의를 주관한 이날 연수 교육에는 전국 각지에서 신청한 30여 명의 스님들이 수강했다. 강의는 장애 인식부터 불교 포교 현황과 제언, 수화 등이 이뤄졌다.

첫 날에는 한국 장애인 현황과 불교의 인식, 포교 현실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강사로 나선 김철환 장애인 벽 허물기 활동가(원심회 회원)는 현재 불교의 장애인 포교가 이웃종교에 비해서는 터무니없이 열약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연구와 설문조사에 따르면 장애인들이 종교 생활을 통해 소속감과 안정을 찾지만, 정작 불자 장애인은 신앙을 가진 장애인의 7.2%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개신교는 61.5%, 가톨릭은 12.6%에 달한다.

이 같이 참담한 결과는 제로에 가까운 장애인 포교 환경에 있다. 한국장애인선교연합회에 가입한 교회는 113개지만, 조계종 지정 장애인 전법도량은 서울 화계사, 광림사 등 손가락에 꼽을 정도의 수준이다. 또한 1400여 명의 수화통역사 중 50명만이 불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계종 교육원은 5월 29일부터 31일까지 2박 3일간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불교와 청각장애인’을 주제로 연수 교육을 진행했다.

김철환 활동가는 현재 장애인들은 불교를 접할 기획을 박탈당하고 있으며, 그나마 불교를 신행했던 장애인들도 개종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김철환 활동가는 무엇보다 불자와 스님들의 인식 부재가 낙후된 포교 환경의 요인으로 지목했다. 장애인 포교를 위해서는 인식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김철환 활동가의 주장이다.

그는 조선시대의 장애 인식을 선례로 들었다. 조선시대에는 맹인 국가조직인 명통시가 구성돼 왕의 행차 등에서 경을 읊었다. 또한 조선 초 재상 허조는 중증척추장애인이었고, 일각정승 우의정 윤지완은 별호처럼 다리 한쪽이 없었다. 모두 장애가 있었지만, 차별없이 자신의 능력을 펼쳤다는 것이다.

김철환 활동가는 지금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모두 서양적 관점에서 비롯된 것이다. 동양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면서 다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이를 불교가 바로 잡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강한 스님들은 장애인 인식과 현재 불교 포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지리산 선림사에 주석하고 있는 현등 스님은 장애인 인권에 대해 최근 관심을 갖게 됐는데 마치 종단에서 연수 교육이 마련돼 수강하게 됐다면서 종교의 사회적 역할에 꼭 필요한 교육이다. 이 같은 교육은 애초 승가기본교육에서부터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동국대에 재학 중인 서담 스님은 장애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인식을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됐다. 관련 제도와 지식들을 알아가는 것도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봉선사에 주석하고 있는 현진 스님도 향후 불교가 꼭 포용하고 가야 할 포교 계층이 장애인이라며 이 같은 교육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 변화와 포교 원력이 정립됐으면 한다고 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