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파집·해붕집〉 등 한글화
주해 〈석보상절〉 23, 24권도

조선 후기 고승들의 시문집과 의식집 등이 한글로 번역됐다.

동국대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사업단(이하, ABC사업단)은 “한국불교전서 한글화 사업의 일환으로 〈월파집·해붕집〉, 〈석문상의초〉, 주해본〈석보상절〉 23, 24권을 번역·출간했다”고 5월 21일 밝혔다.

이번에 번역된 〈월파집〉은 청허 휴정의 7대 적손인 월파 태율(月波兌律, 1695~?)의 시문집이다. 스님은 묘향산에서 출가한 후 영호남의 승경과 사찰을 많이 유력(遊歷)하였으며 또 30여년을 묘향산에서 수행했다. 180여 수의 시와 산문 ‘향산지’는 선과 교, 염불을 함께 수행한 당시의 삼문수업(三門修業)의 수행풍토와 서방정토관(西方淨土觀)과 유심정토관(唯心淨土觀)을 동시에 인정했던 당시 불교의 상황을 알게 해준다.

〈해붕집〉은 해붕 전령(海鵬展翎, ?∼1826)이 저술한 문집으로, ‘해붕천유법어’ 1편과 조사들에 대한 경찬(敬贊)과 시문으로 구성돼 있다. 이 책은 여러 조사, 강백들의 인간상과 수행상의 면면을 음미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불교입문서로서도 활용될 가능성이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

〈석문상의초〉는 조선시대에 간행된 불교 상례에 관한 최초의 의식집이다. 벽암 각성(碧巖覺性, 1575~1660)이 당시까지 정리되지 못한 승가의 상례를 정립하기 위해 1636년에 편찬했고, 제자인 백곡 처능이 1657년에 징광사에서 간행했다. 〈한국불교전서〉(동국대출판부) 제8책에 한문으로 수록된 〈석문상의초〉, 〈석문가례초〉, 〈승가예의문〉과 제11책의 〈자기문절차조〉을 함께 묶어 번역한 것이다.

ABC사업단은 “이 책은 불교 전통의례를 토대로 현재의 의례를 연구하는 데 학술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함께 발간된 〈석보상절〉 주해본 23, 24권은 동국대 불교학술원이 역주 작업의 결과물이다. 〈석보상절〉세종 29년(1447) 총 24권으로 편찬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권 3, 6, 9, 11, 13, 19, 20, 21, 23, 24의 10권만이 남아 전해오고 있다.

23권의 내용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반열반에 드는 모습으로부터 다비, 사리분배까지의 열반상(涅槃相)을 기존의 〈석가보〉의 내용에서 취하고, 본격적인 석가모니 부처님 반열반을 다루는 〈대반열반경후분〉의 내용을 다수 수용했다.

24권은 석가모니 입열반 이후 불경의 결집과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부처님 반열반후 석가모니 부처님으로부터 정법안장을 부촉받은 마하가섭을 중심으로 왕사성 칠엽굴에서 제1차 결집을 개최한 내용과 인도를 최초로 통일한 아쇼카왕(아육왕)이 불교에 귀의해 전국에 팔만사천의 탑을 조성하였다는 내용이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