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공동체, 법의학 활용해 30세 추정사진 제작

1995년 판첸라마 환생자 공개
3일 지나 가족과 함께 실종돼
중국정부, 새 후보자 옹립키도
티베트인 “공개된 사진 감동”

실종 직전 촬영된 최끼 니마의 사진(사진 왼쪽)과 나이 변환 기술로 만들어진 30세 추정사진(사진 오른쪽). 사진출처=Free Panchen Lama.org

티베트불교는 전통적으로 환생제도를 따른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현 달라이라마 역시 14번째 환생이다. 이런 달라이라마의 바로 뒤를 있는 판첸라마의 행적이 묘연한지 벌써 24년째. 425일 영국의 ‘BBC 뉴스를 비롯해 라이언스 로어’ ‘아시아 뉴스넷등 외신들은 실종된 판첸라마의 30세 생일에 맞춰 특별한 소식을 전했다.

198910대 판첸라마 최끼걜챈이 티베트에서 의문사한 후 판첸라마의 환생자는 뜨거운 화제로 떠올랐다. 판첸라마는 달라이라마의 바로 뒤를 잇는 지위기 때문이다. 판첸라마는 전통적으로 차대 달라이라마를 공인하고, 교육을 책임지는 직무를 맡아왔다.

1995514일 달라이라마는 동북 티베트의 낙추(Naqchu)지역에서 태어난 6세의 최끼 니마(Choekyi Nyima)11대 판첸라마로 공인했다. 그러나 3일 후 최끼 니마와 가족 모두가 실종됐다. 당시 중국정부는 이 소년은 판첸라마가 아니며 분리주의자들에게 납치될 위험이 있기에 보호 중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정부는 티베트불교의 전통적인 방법으로 찾아낸 걜챈 노르부(Gyaltsan Norbu)라는 소년이 진정한 환생자라고 주장하며 새로운 11대 판첸라마로 옹립했다. 반면 최끼 니마는 세계에서 제일 어린 정치범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됐다.

영국의 망명티베트인 공동체와 국제 티베트 네트워크(International Tibet Network)는 실종된 11대 판첸라마의 30세 생일을 맞아 특별한 계획을 시도했다. 단 한 장뿐인 최끼 니마의 사진을 사용, 법의학을 활용한 나이 변환 기술을 통해 30세 추정사진을 제작한 것이다. 현존하는 사진은 1995년 당시 티베트에서 촬영돼 비밀리에 달라이라마에게 보내진 환생후보자들의 프로필에서 나온 것이다.

사진제작을 위임받은 영국 최고의 법의학자 팀 위든은 다른 경우엔 가족이나 형제의 사진이 있지만, 이번엔 단 한 장뿐이라 제작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건강상태나 생활환경을 전혀 알 수 없어 평균건강과 체중, 헤어스타일을 모두 가정해야 했다고 말했다.

사진은 약 두 달에 걸쳐 제작됐다. 완성된 사진은 425, 최끼 니마의 30세 생일을 맞아 영국의 잠양 불교센터(Jamyang Buddhist Center)에서 공개됐다. 사진을 본 티베트인들은 전통적인 예를 표하며 신심을 보였다. 툽땐 왕챈(Thubten Wangchen) 스님은 놀라운 작업이다. 이 얼굴은 너무나 인상깊다고 감상을 말했다.

영국 망명티베트인 대표회의 임원인 땐진 제가(Tenzin Zega)는 공개회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너무나 뭉클하다. 모든 티베트인들이 그럴 것이다. 이 사진이 사라진 판첸라마를 찾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제작을 기획한 국제 티베트 네트워크의 맨디 맥캐언(Mandie McKeown)이 사진을 통해 판첸라마의 석방 캠페인을 다시 활성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맥캐언은 최끼 니마가 지금 어떻게 사는지,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상반된 정보과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달라이라마는 지난해 라닥 방문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믿을만한 소식통을 통해 최끼 니마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는 건강하며, 일반교육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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