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구호 나서는 ‘다함께 나누는 세상’
불교 생사관 교육·병원 전법 ‘생사일여회’
호스피스·병원포교 대구불교호스피스센터

“종로 저잣거리서 자비를 배웁니다”
노숙인 구호 나서는 ‘다함께 나누는 세상’

다나 대표 탄경 스님은 매주 토요일 새벽 종로일대 노숙인들에게 음식나눔을 한다.

‘다함께 나누는 세상’, 줄여서 ‘다나.’ 근래 가장 많이 인구에 회자는 단체다. 단체의 대표인 탄경 스님은 “사람 마음이 재미있다”고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 노숙자 구호를 했던 4년여 전만해도 주위에서는 “그런 것 하지 말고 선방 가라”는 핀잔이 돌아왔다.

하지만 지난해 조계종 교육원 승가결사체 인증 사업에 선정되고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좋은 일을 하는 스님으로.

탄경 스님은 “수행의 이유는 자비롭기 위함이다. 그런데 앉아만 있는데 자비로울 수 있는가”라며 “노숙자, 국내 결손가정 돕기, 해외구호 모두 누군가는 해야 할이고 그래서 내가 하고 있는 것이다. 특별할 것도 칭찬받을 것도 없는 일”이라고 했다.

탄경 스님이 구호를 평생의 수행으로 삼은 것은 2005년 파키스탄 지진 구호 활동을 하면서부터다. 보름 남짓 활동했던 시간은 자비행이라는 서원의 불을 당겼다.

다나의 시작은 2015년 ‘젊은부처들’ 설립준비위가 발족하면서부터다. 그해 네팔 지진피해 구호활동을 진행했고 이후에도 피해 복구를 위한 후속 사업이 이뤄져 왔다. 2017년에는 ‘다나’로 공식적인 단체명을 변경하고 자비나눔을 이어오고 있다.

노숙인 구호는 매주 토요일 새벽 3시 30분에 이뤄진다. 컵라면과 주스, 초코파이 등을 담은 음식꾸러미 150여 개를 수레에 담아 서울 종로, 명동, 을지로 일대의 노숙인들에게 전달한다. 전달은 탄경 스님과 네팔 스님·노동자, 일반인 봉사자들이 참여한다.

탄경 스님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이 노숙자들이 주취폭력자가 많다는 것인데 실제 그런 사람은 10%도 안 된다”며 “종로 거리를 다니며 노숙자들에게 자비를 배우는 경우가 많다. 날이 추워지면 따뜻한 국물을 대접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다나는 △웅동지역아동센터 지원 △쪽방촌 나눔 활동 △이주민 행복 쉼터 △네팔 교육 지원 △라오스 태양광 발전소 지원 사업 △국내외 이주민 문제 해결 및 지원 △국제연대, 이주현상, 사회적 소수자 연구 △지구촌 평화교실 운영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탄경 스님은 “종단 승가결사체 사업으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비행과 전법교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충분히 긍정적”이라며 “이 같은 사업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불교적 삶과 죽음은 무엇일까
불교 생사관 교육·병원 전법 ‘생사일여회’

연등회 전통문화마당서 생사일여회가 홍보하고 있다.

생사일여(生死一如), 삶과 죽음이 같다는 의미다. 조계종 교육원 인증 승가결사체인 생사일여회(대표 성범)는 말 그대로 불교적 생사관을 알리고 이를 통해 병원 전법을 전개하고 있다.

생사일여회는 국립경찰병원 법당 등에서 34년 간 병상 전법에 전념한 성범 스님(국립경찰병원 경승실장, 참나선원 주지)의 발원으로 서울시북부병원법당의 해성 스님, ‘정토불교 죽음교육’을 연구하는 성산 스님, 국립경찰병원지도법사 무관 스님 외 3명의 스님이 결성했다.

생사일여회의 주요 활동은 불교의 생사관인 ‘생사불이·생사일여’ 의의와 가치에 대한 교육이다. 주요 대상은 병상 전법 현장의 스님들과 전문 봉사자로, 이들에게 ‘웰빙·웰다잉·웰리버스’를 골자로 한 실천방안을 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아름다운 내생을 향한 여행 프로젝트’ 생사일여 연수교육을 실시했다.

올해에는 불교적 완화의료 등 실천 모형을 연구하고 보급하고 ‘불교적 임종문화에 대한 고찰’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생사일여회를 이끌고 있는 성범 스님은 “병원 전법 활동에서 어려운 점은 죽음에 대한 인식의 문제”라며 “삶이 배움이라면 죽음 역시 하나의 배움이며 과정이라서 삶과 죽음은 둘이 아니다. 병원 전법 현장에서는 이같은 불교적 임종케어마인드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임종 앞둔 환자들 마음을 보듬다
호스피스·병원포교 대구불교호스피스센터

대구불교호스피스센터 법사 스님들이 환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대구 지역에서 병원포교와 호스피스 포교 활동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대구불교호스피스센터(센터장 만경)는 1, 2기 승가결사체 인증을 받은 단체다.

2010년 대구불교사원연합회 부설로 출발해 지금은 센터장 만경 스님을 비롯해 7명의 지도법사단(조계종)과 자원봉사자 80여 명이 활동 중이다. 경북대 병원과 대현 첨단병원, 대구의료원, 대구 한의대 병원 등에서 매주 법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임종 환자들에 대한 호스피스 활동에도 매진하고 있다.

센터장 만경 스님은 “임종 환자가 평안한 임종을 맞게 하거나 그 가족이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위안과 안락을 베푸는 봉사활동을 하는 단체”라면서 “병원포교를 목적으로 불교 자원봉사자 육성하며 기존 봉사자 보수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 설립 이유에 대해 만경 스님은 특별한 이유보다는 “죽음읖 앞둔 환자들의 고통과 함께 힘들어하는 가족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했다.

스님은 “센터 지도법사 스님들의 모습만 봐도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 힘들 때 중도 포기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다”면서 “요즘 스님들은 불자들이 보시할 때만 좋아하고 보시 능력이 상실되면 외면하다가 사후 49재만 챙긴다. 그게 너무 싫었다. 수행자는 빚을 갚아야 한다. 죽음 또는 고통에 직면했을 때 진정 부처님의 자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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