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해사 봉축법요식 참석해 합장·반배·관불 거부 ‘논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5월 12일 은해사 열린 봉축 법요식이 참석했다. 하지만 합장 반배는 물론 관불의식까지 거부해 불교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 제공= BBS불교방송

민심을 잡겠다며 전국을 순회하며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부처님오신날 불심(佛心) 잡기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부처님오신날 불심을 잡기 위해 봉축법요식에 참석했지만, 합장 반배와 관불의식까지 거부해 불교계의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황 대표는 512일 경북 영천 은해사에서 봉행된 불기 2563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했다. 독실한 개신교도인 황 대표의 봉축법요식 참석은 불교계 안팎으로 관심이 높았다.

불교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황 대표는 법요식이 진행되는 내내 합장이 아닌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서 있었다. 삼귀의와 반야심경, 사홍서원의 불교 의식이 진행되는 때에도 목탁에 맞춰 반배도 하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관불이었다. 관불의식은 아기 부처님에게 깨끗한 물로 씻김으로서 부처님의 오신 뜻을 기리는 귀중한 의식이다. 불교방송에 따르면 관불의식을 진행할 때 스님에 이어 가장 먼저 황 대표의 이름이 호명됐지만, 다른 내빈들과 인사를 나누며 관불의식 참여를 외면했다.

또한 불교방송은 당시 상황을 지켜본 한국당 당원도 이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고 했다. 당시 한국당 당원은 종교가 다르다고 하지만 제1야당의 대표로서 부적절한 태도라며 과연 대권을 꿈꾸는 사람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5월 12일 은해사 열린 봉축 법요식이 참석했다. 하지만 합장 반배는 물론 관불의식까지 거부해 불교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 제공= BBS불교방송

이는 행보에 일각에서는 유력 대권 후보로 지목되는 정치인으로서 종교적 화합과 관용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같은 개신교도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 봉행된 조계사 봉축법요식에 참석했고 합장과 반배, 관불까지 진행했다.

황 대표가 불교계와 갈등을 빚은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 총리로 내정되고 난 후 각종 종교편향 사례들이 쏟아져 불교계가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서기도 했다.

황 대표의 종교편향적 시각이 잘 드러난 것은 그의 저서인 교화와 법 이야기이다. 그는 저서에서 종교인 과세에 대해 특정종교에 치우친 시각을 드러냈다.

같은 날 서울 조계사에서 봉행된 봉축법요식의 삼귀의례의 모습. 당시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당대표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등 여야 정치인들이 함께 자리했다. 종교는 달랐지만 부처님오신날을 기리며 모두 합장 반배를 진행했다.

그는 저서에서 “(법원은)담임목사 사택과 달리 부목사, 강도사, 전도사 등의 사택을 세금부과 대상으로 판결하고 있다“(이 같은) 판결은 지극히 잘못된 것이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고 법원의 결정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반면 교회 소유 부동산에 대한 과세에 대해서는 교회 건물 및 부지, 사택, 기도원 등 여러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어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할 가능성이 있으나 다행히 현행법상 교회부동산은 원칙적으로 비과세 대상이라고 기술했다.

압권은 세상법보다 교회법이 우선 적용돼야 한다고 명시한 부분이다. 이는 법조인이자 정치인으로서 형평성을 잃어버린 기술이다. 실제 그는 교회법과 일반 사회의 세상법간에 충돌이 일어날 경우, “우리 기독교인들로서는 세상법보다 교회법이 우선 적용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며 하나님이 이 세상보다 크고 앞서시기 때문이라고 했다.

황 대표와 불교계와의 악연도 존재한다. 1994년 조계종 개혁 당시 스님들의 연행해 사법처리하는 과정을 진두지휘한 사람이 황 대표다. 당시 황 대표는 서울지검 공안2부 검사였다.

한편, 황 대표는 사법고시 합격 후 연수기간 중에 신학교에 편입했고 졸업 후 양천구 목동 성일침례교회 전도사로 활동했다. 검사 시절에는 각 검찰청 신우회 설립을 위해 노력했으며 법조계 기독교모임인 애중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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