⑨ 걷기

거북목, 일자목 등 척추 변형 예방
혈행 개선으로 고혈압, 중풍 등 예방

 

김포시 풍무동에 가면 중앙승가대학과 함께 ‘장릉(章陵)’이 있다. 일산에서 가까워 가끔 걷기 위해 가곤 한다. 휴일을 맞아 아들을 데리고 장릉 능원의 둘레 길을 두 바퀴 돌았다. 내게 주어진 걷기의 하루 목표를 달성했다. 오늘은 걷기의 중요성과 효능, 걸을 때 주의할 점 등에 대해 풀어볼까 한다. 한여름이 오기 전 이 아름다운 오월부터 한 달간은 정말 걷기 좋을 시기다.

‘왜 걸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 나는 정신과 신체, 두 가지 면으로 나눠 설명합니다. 걷기는 기본적인 인지기능과 창의적인 연상기능을 유지하고 발전시킨다. 걸으면서 무의적으로든 의식적으로든 눈으로 본 모든 것들을 일련의 신경자극으로 바꿔 뇌로 전달하면 뇌는 활발하게 그 정보를 분류하고 가치를 분석하여 저장하거나 지워버린다. 이러한 활동은 치매를 예방하고 기억력을 증진시킨다. 그리고 기존에 간직해두었던 연관 정보들과 통합하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 창의적 연상기능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진취적인 기분이 들고 우울감이 사라지는 등 긍정적인 현상들이 나타난다.

전방 15도 방향으로 시선을 두고 10~15미터 정도 앞을 보면서 턱은 당기고 가슴을 펴고 가볍게 주먹을 쥐고 팔을 앞뒤로 자연스럽게 흔들며 가슴을 펴고 보폭을 좀 크게(자신의 키cm-100) 걸으면 몸은 저절로 곧은 자세를 취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거북목’이나 ‘일자목’ 같은 척추의 변형을 예방하거나 완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일상에서 움츠렸던 가슴이 펴져서 폐활량이 늘게 된다. 또한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이 강화되므로 하체가 튼튼해지고 혈액순환이 좋아져 다리가 붓거나 차가운 증상이 개선된다. 물론 걷기에 의한 혈관확장 효과는 전신적으로 작용하여 전신의 혈행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혈압과 혈당도 정상화시켜 고혈압, 중풍, 협심증, 당뇨병을 예방하거나 개선시킬 수 있다. 이러한 혈행개선 효과는 생식기능에도 작용하여 난임 예방과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결과적으로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식생활의 서구화와 경제적 여건 개선은 비만 인구를 급격히 증가시켰다. 살과의 전쟁은 총성 없는 전쟁으로 휴전도 없이 진행되고 있다. 당연히 걷기는 체지방을 연소시키는 가장 좋은 운동이다. 자전거 타기나 뛰기보다 걷기가 2배 이상 지방을 더 잘 분해시킨다. 적어도 30분은 걸어야 지방이 본격적으로 분해되기 시작하니 최소 30분은 걸어야 한다. 그러나 걷기를 단번에 1시간 이상 지속하는 것은 좋지 않다. 50대 이후에는 무릎관절에 연골이 닳는 퇴행성관절염이 생기기 쉽고, 연골이 닳고 또 재생되는 과정이 반복될 때 그 균형이 깨어지는 시간이 1시간 정도이므로 40대까지는 50분, 5,60대는 40분, 70대 이후는 30분 정도 보폭을 크게 해서 좀 빨리 걷는 것을 권한다. 걷기 시작 후 5분 동안과 마무리 5분 동안은 옆 사람과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천천히, 그 중간에는 말을 하기 벅찰 정도의 속도로 빨리 걷는 것이 좋다.

걷다보면 ‘파워 워킹’이라 하여 힘차게 좀 더 빨리 걷는 경우도 있고, 뒤로 걷는 사람도 있다. 또 시간 내기 어려운 사람은 계단을 걷기도 한다. ‘파워 워킹’은 자신의 키(cm)에 0.45를 곱하여 얻어진 값으로 보폭을 정합니다. 상당히 빨리 걷는 것이죠. 빨리 걷는 동안 계속 파워 워킹을 하는 것이 좋지만 나이가 좀 있거나 관절에 부담이 가는 사람은 중간에 10분마다 1~2분간 파워 워킹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걷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뒤로 걷는 것은 오른쪽 왼쪽으로 번갈아 머리를 돌려 보면서 하여야 하고, 장애물이 없는 길에서 앞을 보고 걷는 동반자와 함께 서로 교대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이것은 엉덩이와 허벅지 안쪽을 특히 강화하고, 앞으로 걷기보다 더 긴장한 상태기 때문에 신경의 통합기능이 개선되고 열량 분해도 2~3배 더 많습니다. 주 3회, 10분간 앞으로 걷기 후에 하도록 한다.

계단걷기는 평지 걷기의 1.5배 이상 에너지를 소모한다. 특히 발끝으로 계단을 오르면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에 더하여 장딴지 근육도 강화된다. 다만 계단을 올라야 하고, 계단 내려오기는 관절보호를 위해서는 권하지 않는다. 오를 때는 두 다리에 체중이 분산되지만 내려올 때는 앞으로 내민 다리에 모든 체중이 실리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일상적 활동으로 걷는 것에 더하여 운동 삼아 4회 정도 위와 같이 걷는다면 그 걸음은 분명 건강을 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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