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구조 변화… 어린이포교 인프라 재구축을

어린이 포교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저출산이라는 시대 변화속에 불교 내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이러한 시기를 맞아 불교 각계 전문가들로부터 불교계 어린이 포교전략에 대해 들어보았다.노덕현 기자

“가족·신도 단위로 포교 접근”

조계종 어린이청소년위원회 기획위원장 능후 스님

가족 신행 문화 보급 시급
신도 미래포교 관심 고취

“급격한 인구 감소와 함께 특히 아동, 청소년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현재 어린이청소년 포교의 현황은 10년 전 보다 수와 질적인 부분이 현격하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포교의 다양화가 이루어지고 세대 간의 차이를 없애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조계종 어린이청소년위원회 기획위원장 능후 스님<사진>은 1인 1가구 사회 도래로 인한 어린이 지형 변화에 주목했다. 스님은 먼저 “어린이들이 사찰에서 모여 스님의 법문을 듣고, 법회의 형태를 띠면서 포교 대상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것은 198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이다. 이후 2000년대의 빠른 사회 변화와 교육환경의 변화 등을 겪고, 종교의 다변화까지 시시각각의 변화 속에 어린이 포교는 변화 없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님은 이어 현안 과제로 불교계의 관심을 꼽았다. 스님은 “무관심 속에 지속되고 있는 어린이, 포교 현실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며 “지도사와 교육자료 부족, 사찰의 무관심 상황과 함께 사회변화와 교육 환경에 대응하지 못하는 현재 포교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사찰, 신도, 종단, 단체의 관심 부재가 무엇보다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스님은 현재 상황에 대한 다양한 지적과 함께 발전방안도 제시했다. 가족이 더불어 함께 하는 신행활동을 통한 관심 유도가 바로 그 것이다.

스님은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대상 속에 차별화된 신행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며 “예전에는 어린이만 한정해 포교를 진행했다면 이제는 온 가족이 함께, 모든 신도들이 함께 어린이 포교에 접근해야 한다. 또 사회와 교육 변화에 대응하여 계층 연계로 명상, 자기도전포상제, 국제청소년포상제, 청소년활동 등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스님은 특히 공교육과 함께 어울려서 지역의 특색과 사찰의 실정에 맞는 다양한 포교 형태가 계획, 실행되길 바라는 마음도 전했다.

“각각 서로의 역할에 충실할 때 포교의 효과는 극대화를 가지고 올 수 있습니다. 이에 종단은 종단으로서의 지원역할을 하고 각 단체들은 현장 속에 들어가 포교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방법을 연구하여 활성화를 꾀해야겠지요. 이러한 노하우를 적극 알리고 공유하여 지역에 맞고, 사찰 실정에 맞는 포교를 해야 합니다.”


 

“조계종 어린이교육센터 건립”

이대성 스토리평생교육원장

사찰 어린이 교육문화 구축
프로그램 경진대회 필요

이대성 스토리평생교육원장<사진>은 포교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이다. 수십년간 지켜본 어린이 포교는 그야말로 풍전등화와 같았다. 어린이 감소와 함께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 교육원장은 특히 종단의 어린이포교 종책이 형식적인 관심이나 그동안 진행되어 온 관행적인 지원에서 벗어나 실질적으로 전문인력을 키워내는게 집중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불교문화를 접하는 컨텐츠 발굴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육원장은 “청소년들이 불교교리를 접하는데 있어 다양한 도구 사용과 개발로 그들이 스스로 깨우치는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자발적 자기 주도 학습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보육과 관련한 단계를 나누고, 이들이 함께 체험하며 만들어가는 레크리에이션, 공연 등 문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교육원장은 전문인력 양성과 관련해 지도자 대상 프로그램 경진대회를 통한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개발을 유도하고 사찰법회의 현대화도 이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육원장은 “사찰의 어린이 청소년지도자들을 종립대학, 그리고 산하기관과 연계하여 교육 및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수지도자 및 우수프로그램 선정을 적극적으로 진행하여야 하며, 사찰에서 얻은 정보와 지식을 교육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민간자격과정 습득을 위한 현장교육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교계의 종합적인 아동청소년 교육 발전을 위해서는 결국 종단 어린이 청소년교육센터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교육원장은 “여러 단체들이 통합적으로 활동하고, 정보공유를 할 수 있는 컨트롤 센터가 필요하다. 조계종 포교원의 지원업무 외에 연구와 전법 진흥을 위한 또 다른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며 “불교계 어린이 지도자들의 활동 영역 확보와 함께 아이들을 위한 미래인재 양성에 발맞출 수 있는 종단의 아동 청소년교육센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교육원장은 “어린이에게 필요한 흥미와 창의성, 사고력 증진을 할 수 있는 사찰 프로그램을 이 곳에서 보급하고, 진로 계획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불교계의 적극적인 투자와 관심을 당부했다.


“출생율 분석한 밀접포교 필요”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

신생아·육아 포교 등
어린이포교 폭 넓혀야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사진>는 저출산으로 인한 어린이 감소 국면에서 신혼부부, 육아가정 등에 대한 보다 면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전국의 주요 본사와 각 사찰에서 최선을 다하고는 있으나 어린이 포교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해결하지 못하는 근본적 과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3가지 문제를 들었다.

김 교수에 따른 가장 큰 문제는 어린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찰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어린이들이 많은 도심지역, 아파트 단지 등에 사찰이 위치하지 못한데서 기인한다. 대부분의 주요 사찰들이 산중이나 농어촌, 혹은 도심 외곽에 있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접근이 어렵다”며 “특히 보호자가 데려가지 않으면 어린이들의 자발적 접근이 원천 봉쇄되는 사찰들이 많다는 것은 어린이 포교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제시했다.

이러한 극복을 위해서 김 교수는 사찰의 재정 투자를 요구했다. 김 교수는 “사찰에서 어린이 포교에 대한 재정 투자가 부족하다. 이로 인해 전문 인력 확보, 재미있는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 등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어린이 포교가 체계적인 종책적 접근이 요구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시급한 부분을 들었다.

김 교수는 이와 함께 근본적인 문제로 저출산 문제를 제기했다. 연간 출생아 수가 30만 명 이하로 급감하면서 향후에는 전국적으로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 진행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김 교수는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향후 어린이 포교는 패러다임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어린이 포교는 어린이 중심의 포교가 아니라 신혼부부, 육아가정,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한 포교활동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신생아가 태어날 경우 배냇저고리 선물, 이름지어주기, 부모교육, 아버지학교 등과 같은 프로그램이 연계되어야만 비로소 어린이들이 절을 찾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 김 교수는 “각 교구본사에서는 어린이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불교문화원과 같은 시설을 주요 도심지역에 설립 운영할 필요가 있다. 도심 사찰이 경우에 어린이 거점포교 사찰로 지정하여 종단에서 전문포교사를 배치하고 어린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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