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남성관 스님 필사… 근대 불교 자료
소장자 법응 스님 동국대 불교학술원에 기증

학습을 위해 경전의 중요 내용을 기록했던 학습서가 발굴됐다.

불교사회연구소 법응 스님은 독립운동가로도 활동했던 무불 남성관 스님이 필사한 <제경행상>, 하권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제경행상>필사본은 경전을 공부하는 스님이 경전의 중요 내용을 개인적으로 기록한 학습서로 승가교육의 전통에서 생겨난 중요한 자료이다. 전통 강원에서는 이력과목을 학습하면서 주석서를 남긴 것이 전해오는데 이를 사기(私記)’라고 하며, <제경행상>도 사기의 일종이다.

현재 전해지고 있는 <제경행상>으로는 통도사 강원에서 필사본으로 전해오던 것을 1964년 유인본(油印本)으로 펴낸 것이 있는데, 새로 발굴된 <제경행상>과 비교해보면 내용에 있어 훨씬 소략하다.

이번 <제경행상>의 필사자는 무불 남성관 스님으로 독립운동에도 가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간기에 따르면 필사자인 남성관 스님은 이 <제경행상>1937년에 마쳤다.

집필 장소는 강원도 철원군 신서면 월산리 보개산 심원사 화산경원(華山經院)’이라고 적혔다. 이는 현재 조계종 원로의장 세민 스님이 복원 불사 중인 원심원사에서 해방 전 운영한 화산경원를 의미한다.

발굴된 <제경행상>권상에는 <능엄경><금강경>, <기신론>에 대한 대의와 구성, 다양한 학설, 과도(科圖)와 법수(法數)를 상세히 기술했다. <제경행상>권하에는 <원각경><화엄경>에 대한 분석과 여러 불교 용어에 대한 사전적 설명 등이 담겼다.

법응 스님은 “<제경행상>은 복원불사 중인 심원사의 해방 전 대중 현황 등 운영 형태와 일제강점기의 열악한 환경에서도 사찰에서 강원을 운영하면서 정진을 한 사실을 알 수 있는 의미 있는 자료라고 강조했다.“<제경행상> 전 권을 동국대 불교학술원에 기증해서 향후 전문적으로 연구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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