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제1회 장수어르신 초청 효잔치 개최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이 효잔치에 참여한 어르신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있다.

 

서울 조계사가 어버이날을 맞아 사찰 앞뜰을 거대한 효잔치 마당으로 꾸몄다. 조계사 스님들은 어르신 가슴에 일일이 카네이션을 달고 신도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앞치마를 두르고 분주히 날랐다.

서울 조계사(주지 지현)는 5월 8일 제1회 장수 어르신 초청 효잔치를 개최했다. 청명한 날씨 속에 펼쳐진 이날 효잔치에는 종로구 관내 17개동 80세 이상 어르신 170명과 80세 이상 조계사 신도 100여 명이 초청돼 육개장과 다과 등 점심을 공양받았다.

이날 행사서는 특히 스님들의 활동이 돋보였다. 신도들과 잡채를 버무리고, 국을 뜨는 등 음식마련부터, 잔치마당 입장시 카네이션을 달고, 앞치마를 두르고 직접 음식을 대접했다. ‘건강하시라’며 따뜻한 말도 건넸다.

조계사 선림원장 남전 스님이 신도들과 어르신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은 “어버이날을 맞아 관내 어르신들을 초청해 자리를 마련하고 보니 팔순이 넘은 저희 어머니가 생각난다”며 “오늘만큼은 스님들이 어르신들 아들, 딸이 돼드리겠다”고 말했다.

함께 효잔치를 준비한 신도들을 대표해 정미령 신도회 수석부회장도 “우리 부모님들은 자식을 위해 좋은 것을 내주고 항상 기도해 주신다. 바쁜 일상에도 이해해주시는 것이 부모님이다. 시대가 지나도 효는 모든 것의 근간”이라며 “오늘 신도들이 어머니 아버지를 떠올리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광화문에 직장을 다니는 아들이 강의를 끊어준 백송대학에서 수강하고 있다는 김다선(84) 씨는 “스님들께 공양을 받으니 황송할 따름”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조계사 스님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점심공양 전 간단한 다과거리를 어르신들 자리에 직접 나르고 있다.

회화나무합창단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양순옥(82) 씨도 “스님들이 자녀들보다 더 좋다. 주지 스님들 비롯한 스님들과 신도들에게 감사하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행사는 정관계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비롯해 김영종 종로구청장과 종로구의회 의원들이 대거 참여해 스님들과 함께 배식봉사를 했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우리나라는 효를 바탕으로 성장한 나라다. 요즘 효사상이 옅어졌다는 인식이 있는데 다시 살려야 할 중요한 덕목”이라며 “어버이날을 맞아 이렇게 조계사가 어르신 효잔치를 열어 큰 의미를 지닌다. 어르신들이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관내 어르신들을 따뜻하게 보살피는 조계사에 감사하다. 구청도 함께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찾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봉은사도 5월 9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오전 11시 보우당 앞 특설무대를 마련하여 ‘봉은사 어르신 효 큰잔치’를 개최한다. 봉은사 효잔치에는 주지 원명 스님 등 스님들과 삼성1동, 삼성2동, 대치노인복지센터 및 판교노인종합복지관 이용자 어르신들 500여 명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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