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불교신문을 사랑하시는 사부대중 여러분! 불기 2563, 오늘은 부처님께서 자비광명으로 모든 중생의 앞길을 밝혀 주시기 위해 우리 곁에 오신 날입니다. 인류의 큰 스승이신 부처님의 높은 공덕을 기리며 부처님의 대자대비하심이 온누리에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우리의 역사와 정신에 큰 영향을 끼쳐왔습니다. 개인에게는 참된 삶의 지침이 되었고, 나라에는 위기 극복과 새로운 도약의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부처님이 오셔서 설하신 내용은 결코 개인의 구원에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자비(慈悲)에 바탕을 둔 보살행은 중생의 무명(無明)을 깨치는 데에서 나아가 사회 의 평화를 실천하는 기반입니다. 부처님 말씀을 기록한 초기 경전은 폭력을 무서워하고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점에서 모든 존재가 같기에 다른 사람들 속에서 자신을 인식하라고 전합니다. 자비(慈悲)는 무한히 사랑하는 마음()과 무한히 슬퍼하는 마음()의 하나 됨을 뜻합니다. 비폭력과 평화를 실천하는 것은 부처님 가르침의 출발인 자비를 구현하는 것입니다.

4.27 판문점 선언이 발표된 지 1년이 되었습니다.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길목에서 맞이한 난관에 눈이 흐려져셔는 안되겠습니다. 갈등과 반목을 넘어서 세계사적 의미를 지닌 한반도 평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부처님 말씀에 더욱 귀기울여야겠습니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높은 차원의 통합을 이루는 화쟁(和爭)이 더욱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각종 현안을 둘러싸고 여야의 첨예한 대립이 빈번히 일어나는 국회에서 화쟁은 더욱 절실합니다. 화쟁의 정신은 대립하는 양자보다 더 높은 곳에서 더 넓은 안목으로 볼 것을 요구합니다. 전체를 통찰하기 때문에 다툼을 화해시킬 수 있는 제3의 길이 보이는 것입니다. 여야의 분별을 거두고 이해관계로 얽힌 사안을 더 높이 더 멀리 보는데 정각회 소속 의원들이 앞장서겠습니다. 거듭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드리며 부처님의 가피가 모두와 함께 하길 축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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