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0일 준공식… 지역불교 법회도
월주스님 “미륵사지 복원은 제2의 꿈”
2천여 사부대중 미륵사지 복원 발원

미륵사지 석탑을 제막하고있는 금산사 조실 월주스님을 비롯한 내빈들. 사진제공= 문선희 사진작가

일제강점기 당시 잘못된 보수로 인해 제 모습을 잃어버렸던 국보 제11호 익산 미륵사지 석탑이 20년만에 본래 모습을 찾았다.

문화재청과 전라북도, 익산시, 금산사는 4월 30일 미륵사지 현장에서 미륵사지 석탑 복원공사 준공식 및 봉축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금산사 조실 월주 스님,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장 자광 스님, 금산사 주지 성우 스님, 태고종 전북종무원장 진성 스님. 흥천사 회주 지환 스님을 비롯한 불교계 지도자와 정재숙 문화재청장, 송하진 전북지사, 정헌율 익산시장, 조배숙 국회의원, 이춘석 국회의원 등 사부대중 2천여 명이 참석했다.

수리 복원을 마친 후 미륵사지석탑 동북측.

익산 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은 반파된 상태로 6층 일부까지만 남아 있었고 일제강점기인 1915, 무너진 부분에 콘크리트를 덧씌운 상태였다. 1998년 구조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 콘크리트가 노후됐고,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는 판단에 따라 1999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해체보수가 결정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01년부터 석탑의 본격적인 해체조사와 함께 다양한 분야의 학술조사연구와 구조보강, 보존처리 등을 시행해 2017년 말 6층까지 석탑의 조립을 완료했다. 완공된 석탑은 높이 14.5m, 너비 12.5m, 사용된 부재는 총 1,627개로 무게가 약 1,830톤에 이른다.

미륵사지 석탑은 최장기간 동안 체계적인 연구와 수리가 진행됐으며, 국제적 기준에 따라 보수정비 과정을 이행함으로써 석조문화재 수리의 선도적 사례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추정에 의한 복원이 아닌, 원래의 부재를 81%까지 최대한 재사용해 석탑의 진정성과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사지 정면에서 바라 본 동서 석탑.

이날 참여한 불교계 지도자와 기관장들은 미륵사지 석탑 복원에 대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금산사 조실 월주 스님은 축사를 통해 “미륵사지는 불교경전에 입각해 목탑1기와 석탑2기를 일직선상에 배치한 세계최초의 가람” 이라며 “백제 무왕이 미륵사지를 건축하듯이 복원 하는 것이 제2의 꿈을 이루는 것”이라고 미륵사지의 온전한 복원을 서원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기념사를 통해 “오랜 세월의 무게를 견뎌내고 다시 우뚝 선 미륵사지 석탑처럼 우리 대한민국도 더욱 더 이렇게 우뚝 서기를 바라는 마음, 우리 문화재청 모두가 여러분 가슴으로 돌려드린다”고 말했다.

금산사 조실 월주스님

전라북도 송하진 도지사는 축사를 통해 “1380년 인고의 시간을 견뎌온 미륵사지 석탑의 보수정비는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다시 세운 위대한 사업이다”면서 “다시 일어선 미륵사지 석탑과 함께 전북대도약의 시대를 힘차게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미륵사지 석탑 준공을 계기로 국제적 기준에 맞는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세계유산으로써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익산의 다양한 문화자원과 연계한 체류형 관광도시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익산시립풍물단과 이리농악단을 선두로 미륵사지 석탑으로 이동한 사부대중은 다함께 제막식에 참가해 20년만에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미륵사지 석탑의 복원을 축하했다.

미륵사지 석탑 제막식을 마친 스님들과 불자들이 연등을 들고 탑돌이를 하고 있다.

이어진 봉축법요식은 전북무형문화재 제18호 영산작법 보존회의 범패의식, 기념법회, 탑돌이 순으로 진행됐다.

조계종 17교구 금산사 대중스님들과 태고종 전북종무원 스님 등 150여명의 스님들과 1천여명의 사부대중들은 20년만에 불자들 품으로 돌아온 미륵사지 석탑의 복원을 반기며 백제인들의 희망이 담긴 미륵사지의 복원을 발원했다.

월주스님은 봉축법어를 통해 “미륵사지 서탑은 진신사리를 봉안한 사리탑이며 동탑은 경전을 봉안한 다보탑으로 법을 상징하며 부처님과 진리인 법이 하나가 될 때 비로소 미륵불이 이 땅에 하생하고 불국정토가 실현된다는 희망을 간직하고 있다” 며 “옛날에 백제 무왕이 여기 사자암에 계시는 지명법사의 말씀을 듣고 여기에 사찰을 건축하듯이 복원을 하는 것이 꿈을 이루는 것이다" 설했다.

발원문을 낭독하고 있는 이근재 전북불교신도회장

이날 법회에 참석한 사부대중은 이근재 전북신도회장이 낭독한 발원문을 통해 미륵사지 석탑 복원을 계기로 영원한 생명과 화합의 등불이 널리 퍼지고 한반도 평화가 성취되기를 발원했다.

법회를 마친 사부대중은 미륵사지 서탑과 동탑을 돌아오는 탑돌이로 봉축법회를 마무리 했다.

이날 법회에 참석한 불자 홍영옥 (전주시 연합합창단장) 씨는 “미륵사지 서탑 복원현장에 함께할 수 있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 며 “부처님의 가피로 앞으로 좋은 일들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문화재청에서 주관한 준공식에는 600개의 의자만을 준비해 문화재청에서 초청한 인사들 자리를 위해 미리 의자에 앉아 대기하고 있던 스님들과 불자들에게 자리를 비워줄 것을 요구해 불자들의 항의를 받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영산작법보존회 스님들이 미륵사지 석탑 복원준공법회에서 범패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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