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장사 평화대탑’ 건립, 4월 26일 고불법회 열어

10여개 사찰 합창단이 모여서 구성한 1백여 연합합창단원들이 경기도 양주 육지장사 대웅전 앞 특설무대에서 4월 26일 평화대탑 고불식을 기념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하고 있다.

佛과 1천여 대중 앞서 불사 천명
무영탑 형식의 유리탑으로 설계
10여 사찰 연합 합창단 음성공양
‘관음에 소리-돈오무심곡’ 공연도

“우리는 민족적 숙원인 통일을 이룩하고자 전국민적 평화의 상징물인 평화 대탑을 육지장사에 건립하고자 발원합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인과 뜻을 함께하여 휴전선 인근 지역인 양주 백석읍 도리산 육지장사에 1만평의 부지를 마련해 오늘 불사 착공을 알립니다.”

한반도 평화의 상징인 평화대탑 착공식이 4월 26일 경기도 양주 육지장사에서 열렸다. 25년간 준비해 온 평화대탑 대작 불사가 고불식과 함께 서막을 열었다.

이날 고불식에는 동국대 前 총장 보광 스님, 동국대 기획부총장 종호 스님과 파주 약천사 허정 스님, 스리랑카 와치사라 스님을 비롯해 대탑 설계를 맡은 김개천 국민대 교수, 이희창 양주시의회 의장 등 1천여 명이 참석했다.

고불식에서 육지장사 회주 지원 스님(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을 비롯한 스님과 참석 대중이 대탑불사의 원만 회향을 기원하고 있다.

이날 육지장사 회주 지원 스님은 발기문 낭독을 통해 “우리 민족은 불교가 전래된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1700년 역사 속에서 불교문화를 계승 발전 시켜왔으며 민족의 고난도 슬기롭게 극복해 왔다”며 “민족이 민족의 긍지를 갖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고자하는 것은 이념과 체제를 초월해 인류가 추구하려는 보편적 가치이다. 평화통일을 이룩하고자 하는 목적은 통일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민족과 전 세계인 모두 삶의 질을 높이고 삶의 영역을 넓혀가는 데 있다”고 많은 불자들이 평화대탑 불사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이어 평화대탑 건립추진위 추진위원에 김애주, 황수경 동국대 교수, 이기향 한성대 교수, 안무가 홍선미 삼육대 교수 등 위촉됐으며, 기획위원에는 김개천 국민대 교수, 불사총도감에는 윤선웅 거사 등이 임명됐다.

김개천 국민대 교수는 이번 평화대탑 설계 취지에 대해 “탑은 간절한 염원을 담은 상징물이기에 우리나라의 모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전체의 시간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또한 미래를 예견할 수 있는 시간이면 더욱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실제로 우리나라에는 예전부터 대탑이 존재했다. 미륵사지, 황룡사, 법주사 팔상전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대탑의 공통점들을 하나로 모아 이번 평화대탑을 설계했으며, 스스로 빛나 그림자가 없는 무영탑 형식인 유리탑이야말로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를 기원하는데 손색이 없을 것 같다고 본다”고 탑의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평화 대탑의 기능적인 부분도 설명을 이었다. “모든 사람의 발원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지하에는 8만 4천개의 작은 유리탑이 어우러진 탑전, 1층에서 7층까지는 많은 이들의 평화 기원 메시지를 담을 것이며, 마지막 8~9층에는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명상원과 묵상원, 전망대 등이 들어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평화대탑 완공 후 모습을 예상한 영상물에 참석 대중이 집중하여 보고 있다. 어두운 밤을 밝히는 유리대탑에 빛이 밝혀지자 박수와 환호가 나오기도 했다.

이어서 평화대탑 완공 예상 모습이 영상물에 담겨 대웅전에 마련된 빅스크린에 선보이자 참석 대중 사이에서는 감탄사가 연발했다. 어두운 밤을 밝히는 유리대탑의 장엄한 위용은 말그대로 아름다움의 극치를 넘어 장관이었다. 높이 77m에 지하 2층 지상 9층으로 구성된 평화대탑의 모습이 드러나자 일제히 큰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특히 유리기와 등을 통해 흘러나온 빛이 휴전선 인근의 어두운 밤을 밝히는 영상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김 교수는 부연 설명을 통해 “밤에는 스스로 내부에서 켜진 빛이 유리를 통해 외부로 흘러나갈 뿐만 아니라, 외부서 밝혀지는 불빛들에 의해 탑 스스로도 빛나게 설계된 것이 특징”이라며 “이는 평화를 기원하는 간절한 염원이 우리 땅에 널리 퍼지는 것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평화대탑을 설계한 김개천 국민대 교수는 이날 우리나라 역사상 모든 대탑의 특징을 하나로 모았다고 대탑 특징을 설명했다.

이날 고불식에서는 봉원사, 영화사, 법룡사, 수국사, 총지종, 불교방송 등에서 자원 봉사로 모인 연합합창단이 음성 공양을 올려 현장 분위기를 더욱 더 환희심 나게 만들었다. 이들은 ‘우리도 부처님같이’와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을 한마음으로 노래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희창 양주시의회 의장도 “접경지역인 양주는 남북관계에 밀접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평화대탑 불사를 통해 평화통일이 이뤄지고, 대탑이 상징적 존재로 자리매김해 양주의 관광 발전에도 큰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1부 대웅전 고불식에 이어 2부에서는 야외로 무대를 옮겨 한성대 이기향 교수의 지휘로 평화통일 기원 특별 공연인 ‘관음에 소리-돈오무심곡’도 육지장사 앞마당에서 펼쳐져 대중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었다.

개념적 패션 무용 퍼포먼스인 ‘관음에 소리-돈오무심곡’ 공연 모습.

이기향 교수는 이번 특별공연에 대해 “오늘 공연은 한마디로 개념적 패션 무용 퍼포먼스라 할 수 있다. 경주 석굴암 11면 관세음보살의 자비로 불성이 환희함을 상징한 것이다. 신라 김대성이 토함산에 관세음보살상을 만들 때 발원한 통일 염원을 이 자리서 몸짓 언어로 펼쳐 보이고 싶었다”며 “자비를 통한 불성의 에너지가 우주를 메우고, 한없는 보주 모양으로 승화한 이번 환희의 율동을 통해 잠시나마 통일 시대를 느껴봤으면 한다”고 공연 의도를 피력했다.

한편, 육지장사는 이날 고불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평화대탑 불사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평화대탑 건립추진위를 구성한데 이어 한국관광공사 및 문화관광체육부 협찬으로 건설현장에서 지속적인 공연 및 문화행사를 통해 대탑 건립 취지를 홍보할 계획이다. 또한 국민들을 대상으로 모금 캠페인을 펼치고, 완공 후 대탑 내부에 기업 전시 공간 제공을 통해 기업 협찬도 이끌어내겠다는 야심찬 구상도 하고 있다. 이번 고불식을 계기로 평화대탑을 건립하자는 열기가 후끈 달아 올라 불사건립 과정이 벌써부터 큰 기대를 갖게 만든다. (031)871-6574

양주 육지장사 평화대탑 조감 영상 캡쳐 화면. 휴전선 인근 어둠을 밝히는 유리대탑의 면모에 대중들의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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