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학당 10주년 맞아
5월 4일 기념법회 봉행

10~15명 소규모 그룹
부산·안동서 강의 진행
학생 절반 10년간 참여

주입식 아닌 토론 위주
“논쟁 없음 강원 아냐
인연되면 서울 강의도”

개원 10주년을 맞은 정해학당의 강의 모습. 철저한 토론식 수업으로 진행된다.

부산과 안동을 중심으로 심도 깊은 불교 강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정해학당이 개원 10주년을 맞았다.

정해학당(학장 오경)은 5월 4일 오전 10시 안동 보경사에서 개원 10주년 기념법회를 봉행한다. 이날 법회는 개원 이래 학당과 인연을 맺은 학생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지난 10년을 회고하고 앞으로 학당의 발전을 다짐하는 자리로 꾸며진다.

정해(正海)학당은 2009년 4월 부산에서 처음 개원했다. 경전 공부, 참선 수행 등을 배우고 익히는 강원(講院)의 성격이 강한 공부모임으로 운영돼 왔다. 이후 학장 오경 스님이 안동 보경사를 창건하면서 안동 정해학당이 문을 열게 됐다.

부산과 안동, 두 곳의 학당에서는 지난 10년 간 〈금강경〉 〈화엄경〉 〈원각경〉 등 불교 경전에 대한 깊이 있는 강의가 이뤄져왔다. 현재 부산 정해학당에서는 매월 2·4주 수요일 저녁 7~10시에 〈금강경 오가해〉에 대한 강의가 열리며, 안동 정해학당에서는 매주 1·3주 저녁 7~10시에 〈대승기신론 원효소〉 강연회가 펼쳐진다.

10년이 됐지만 학당 거친 사람들은 100여 명 안팎이다. 15명으로 시작했지만, 매 강좌가 15명을 넘은 적은 없다. 지금도 부산 정해학당에서는 12명, 안동 정해학당에서는 10명이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소규모 그룹 교육이지만 강한 결속력을 자랑한다. 학생 90% 가량이 5년 이상 학당에서 강의를 듣고 있으며, 절반 이상이 초창기 멤버들이다.

이 같은 학생들이 강한 응집력을 보이는 것은 강의의 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정해학당은 사찰불교대학에서 하는 일반적인 주입식 강의는 지양한다. 강의 후에는 논의와 토론이 이어진다. 통상 강의시간이 3시간이지만 경구 하나를 놓고 학장과 학생의 날선 논박이 이뤄지곤 한다.

그러다보니 경전 하나를 완전히 강의하는 데 수년 씩 걸리기도 한다. 실제 부산에서 했던 〈대승기신론 원효소〉 강의는 3년이 걸렸고, 〈원각경〉 강의는 6년가량 진행됐다.

정해학당 학장 오경 스님.

정해학당 학장 오경 스님은 “옛 스님이 말씀하길 ‘논쟁이 없으면 강원이 아니다’라고 했다. 정해학당은 주입식 교육이 아닌 질의응답과 토론으로 진행된다”면서 “생각을 바꾸려면 주장과 논박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주장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유도한다. 수업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2~3년 정도 꾸준히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오경 스님은 정해학당을 대중성보다는 ‘전문성’에 방점을 두고 운영할 계획이다. 개원 당시 추구했던 ‘깊이 있는 경전 교육과 이해’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오경 스님은 “상식적인 강의는 일반 사찰 불교대학에서 하고 있다. 깊이 있는 경전 교육과 정법을 바탕으로 한 신행을 하고 싶은 불자들을 위한 강의를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인연이 닿으면 서울서도 강의를 진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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