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도 깊은 불교 강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정해학당이 개원 10주년을 맞았다는 소식이 들린다.

20094월 부산에서 처음 문을 연 정해학당은 대중성보다는 전문성에 방점을 두고 운영을 해왔다. 정해학당의 수업은 상식 수준에서 이뤄지는 교리 강좌가 아닌 토론과 질의응답으로 진행되며 밀도가 높은 강의로도 유명했다.

10년이 됐지만 학당을 거친 사람들은 100여 명 정도다. 15명으로 시작한 강좌 인원이 이를 초과한 적도 없다. 지금도 부산서는 12, 안동서는 10명이 공부 중이다.

소규모 그룹 교육이지만 강한 결속력을 자랑한다. 학생 90% 가량이 5년 이상 학당에서 강의를 듣고 있으며, 절반 이상이 초창기 멤버들이라고 한다.

이런 강한 결속력은 강의의 질에서 나온다. 정해학당은 사찰불교대학에서 하는 일반적인 주입식 강의는 지양한다. 강의 후에는 반드시 질의응답과 토론이 이어진다. 3시간의 강의에서 경구 하나를 놓고 토론하다보니 경전 하나를 전부 교육하는 데 수년이 걸리는 건 다반사다. 학생들이 이해하지 못하면 그냥 넘어가지 않는 게 학장 오경 스님의 철칙이다.

작지만 강한정해학당의 개원 10주년은 불교계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른 원력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사부대중의 노력은 언제나 인정받는다는 사실이다. 또한 교육방법에 대한 문제다. 주입이 아닌 토론식 교육은 앞으로 불교계의 신도 교육에서도 도입이 필요한 방법이다.

개원 10주년을 맞은 정해학당의 발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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