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빠이윈선사, 수차례 매각·경매 홍역

10년 전 불사 비용 문제로
공사업자에게 사찰 넘어가
中통일파 거점기지 활용되다
최근 스님들 다시 매입나서

당국에 의해 강제 철거되고 있는 빠이윈선사의 모습. 사진출처=야후 타이완 뉴스

공사비 문제로 매각, 한때는 중국공산당의 교육시설로 전락했던 고찰이 다시 불자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 소식을 417일 대만의 타이쓰 신문’ ‘야후 타이완등의 현지 매체가 대서특필했다.

대만 중부의 장화현(彰化縣) 얼수이(二水)지역에 소재한 빠이윈선사(碧雲禪寺)는 일본점령기인 1922년 지역주민들의 보시로 세워졌다. 지리적으로 장화와 난터우(南投)현의 중간에 위치해 지역 신앙의 중심으로 사랑받아왔다. 또 장화현의 역사건축으로 등록된 고찰로서 비구니 스님들이 운영해왔다.

10년 전 사찰의 증축공사를 맡았던 건설업자 웨이밍런 씨는 공사비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금액을 문제로 사찰을 법원에 기소, 법원은 웨이 씨의 손을 들어줬다. 사찰 측은 계약서에 추가금이 명시되지 않았고, 어음이 위조됐다며 항소했지만 기각됐다.

2012년 웨이 씨는 법원의 명령을 구실로 스님들을 모두 내쫓고, 절에 모셔진 불상과 경전, 불구들을 모두 철거했다. 더욱이 정치적으로 대만이 중국에 흡수돼야 한다는 중국통일파였던 그는 사찰에 중국 공산당 상징물이나 선전포스터를 설치, 법당에 마오쩌둥의 초상화와 오성홍기를 게양했다. 사찰의 이름도 중화인민공화국 타이완성 사회주의 민족사상 애국교육기지라는 이름으로 개칭해 중국통일파의 거점지로 활용했다.

이에 지난해 9월 이러한 상황이 외신들을 중심으로 알려지자 장화현의 웨이밍구 현장은 웨이밍런 씨의 행동은 대만의 존엄과 지역주민의 감정을 해치는 일로 강하게 비난한다고 표명했다. 또한 불교색을 지운다는 이유로 문화재로 지정된 사찰을 훼손한 것이 확인됐기에 자진해서 복원하지 않으면 법적인 절차에 따라 철거를 집행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웨이밍런 씨는 얼수이 기지(빠이윈선사)가 무너져도 통일파는 반드시 재기할 것이라며 현정부의 강제집행은 우리의 활동을 방해하기 위한 비겁한 수단으로, 오히려 사유재산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라고 맞섰다.

결국 같은 달 26일 장화현 정부는 철거작업을 개시했다. 현 측은 사찰의 기단 부분만을 문화재로 인정, 기단위에 세워진 건축물 전체를 불법건축물로 간주해 철거했다. 결국 기존의 사찰 건물이 모두 철거됐다.

정부는 토지와 사찰의 명의자였던 웨이밍런 씨의 가족들을 대상으로 철거비용을 청구했으나 이에 불응, 법원은 명의자의 은행계좌와 채권들을 압류하고 사찰을 포함한 5건의 부동산을 경매에 올렸다.

지난 16일 열린 법원경매에서 최처 낙찰가 1600만 대만달러(한화 약 59000만원)로 시작된 빠이윈선사는 1612만 대만달러(한화 약 59500만원)에 낙찰됐다. 경매에 입찰한 이는 단 한 명으로 빠이윈선사의 주지인 화이종 스님이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빠이윈 선사의 파밍 스님은 낙찰은 받았지만 필요한 재원을 모아야한다고 말했다. 먼저 낙찰보증금으로 지불해야하는 320만 대만달러(한화 약 12000만원)를 시작으로 재건비용 등 추가적인 비용 마련이 시급하다. 스님들은 다시 사찰이 불제자들의 손에 돌아온 것은 기쁘지만 미래가 너무나 불명확하다. 지금은 그리 생각하고 싶지 않다며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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