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회 교정대상 수상하는 천불정사 주지 고담 스님

천불정사 주지 고담 스님

재소자들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한 것뿐인데 큰 상을 받게 돼 감개무량합니다. 수상의 영광을 함께 교정활동하는 다른 스님과 불자님들께 돌리고 싶습니다. 재소자들의 수용생활과 사회복귀에 부처님 가르침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법무부와 KBS, 서울신문사 등이 주최하는 제37회 교정대상 자비상 수상자로 선정된 부산 천불정사 주지 고담 스님<사진>424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수상의 영광을 또 다른 봉사자들에게 돌리며 이 같이 소감을 밝혔다.

고담 스님은 2003년부터 경북북부제2교도소 불교법회를 시작하며 교정위원으로 활동했다. 재소자들을 위해 각종 음식을 후원하고, 부처님 가르침을 학문보다는 생활법문 형식으로 전하며 전법활동을 펼쳤다. 또한 명절에 특식을 지원해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재소자들의 그리움을 달래는 한편, 혹서기와 동절기에는 각각 생수와 생닭을 챙기기도 했다.

햇수로 17년째, 오랜 시간 재소자들을 위해 활동한 고담 스님에게 기억에 남는 일화를 물어봤다.

“4~5년 전쯤 교도소에 공인중개사반이 생겼어요. 재소자들도 사회로 돌아가 생활해야 하는데 공인중개사는 번듯한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분야라 의미 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교재도 지원하고 격려금과 간식을 챙겼어요. 근데 재소자가 공인중개사 시험을 보기에는 물리적인 어려움이 많아서 결국 자격증을 못 땄어요. 재소자들도, 저도 함께 노력했는데 뜻을 이루지 못한 게 자꾸만 기억에 남습니다.”

이 같은 고담 스님의 공익활동은 단순히 교정활동에 머무르지 않는다. 장애인과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나눔을 비롯해 고시생들을 위한 장학금 기탁도 꾸준히 펼쳤다. 무엇보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사찰에서 숙식을 지원하며 인재양성에도 힘을 보탰다. 고담 스님은 수많은 나눔이 신도들의 십시일반 보시 덕분에 가능했다고 전했다.

제 능력만으로는 전부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저와 함께 자비나눔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신도님들이 계시기에 이어올 수 있었어요. 저는 이렇게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을 대신해 상을 받을 뿐입니다. 값진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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