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 파문… 불교계 “봉축마다 왜 이러냐” 공분

“MBC는 사과하라”… 봉축 환희가 분노로
MBC의 조계사 신축 템플스테이관 의혹 보도와 관련해 조계사는 4월 23일 MBC 규탄법회를 열고 MBC의 사과와 최승호 사장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조계사 신도대중은 소명이 반영되지 않은 왜곡보도로 조계사가 비리의 온상처럼 비쳐지고 있다며 MBC를 질타했다.

불교계 최대 명절인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진행된 MBC뉴스데스크의 조계사 템플스테이 체험관 횡령의혹 보도에 대한 불교계 공분이 일고 있다.

서울 조계사는 4월 25일 MBC 최승호 사장과 보도국장, MBC뉴스데스크의 기자 2명과 A건설회사 각자대표 임ㅇㅇ씨 등을 중앙지검에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고, MBC뉴스데스크 보도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명 미반영에 왜곡 편파 비판
MBC기자 “납득안돼 소명안해”
언론계 “소명 임의누락은 편파”

조계사, 검찰고발 및 언중위 제소
조계종 대변인도 불만 강력 제기
“악의적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이에 앞서 조계사는 4월 23일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신도 500여 명이 동참한 가운데 MBC규탄집회를 열고 △MBC 최승호 사장의 사퇴 △MBC보도국장의 해임 △MBC뉴스데스크 보도기자 징계 등을 요구했다.

조계사 충분한 소명, 반영 無

조계사와 불자들의 이같은 행보는 MBC가 4월 22일 보도한 조계사 템플스테이 체험관 의혹 보도가 조계사 측의 소명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계사는 4월 8일 조계사 안심당 앞에서 촬영 중인 MBC취재진을 발견하고 취재여부를 파악했다. 당시 MBC기자의 여행사 직원 등으로 가장한 취재에 대해 문제제기와 함께 공식 취재공문을 보내 줄 것을 요구, 공문접수 후 4월 11일 MBC기자의 조계사 내방에 공문 전달과 함께 제기된 문제에 대해 소명했다.

당시 소명은 △체험관 일부 용도 변경은 유관기관 협의 거처 구청 허가를 얻어 이뤄진 점 △시행사와 계약 이후 시공사와의 계약은 시행사 A건설의 면허 획득을 위한 행위로 조계사는 인지할 수 없었던 상황으로 시행사 대표가 벌인 사건인 점 △내진설계 변경은 테라블릭 공법서 전벽돌로 설계변경이 이뤄져 내진보강이 더 이뤄진 점이었다.

하지만 MBC뉴스데스크는 22일 보도에서 ‘정부 돈을 받아놓고 정작 엉뚱한 건물을 지어 논란이 일고 있다’ ‘처음부터 조계사는 이 건물을 템플스테이 체험관으로 사용할 생각이 없던 것으로 보인다’ ‘도면에 있었던 지진 대비 보강공사도 빼먹었다’ 등으로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해당기자인 신 모 씨는 본지 통화에서 “템플스테이 체험관으로 사용할 공간이 당초 목적보다 줄어 들었고, 어떤 유관기관 협의를 거쳤는지 납득이 될 만큼 밝히지 않았다. 우리에게는 종로구청도 아닌 ‘유관기관’ 협의를 거쳐서 용도가 변경되었음이라고만 밝혔다”고 말했다. 또 여행사 직원 등으로 위장취재한 부분과 관련하여 “MBC는 조계사에 카메라 진입 자체가 어렵다. 하지만 제보 받은 내용이 사실인지 확인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해명했다.

악의적 편집, 보도 시점 의혹 제기

하지만 이 같은 보도행태에 대해 저널리즘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지적과 편파 왜곡 방송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김관규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취재 대상의 소명에 대한 임의 판단에 기반한 보도 누락은 반론권 보장과 공정성이란 저널리즘 원칙을 크게 훼손한 것”이라며 “이는 편파 왜곡 방송으로까지 볼 수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편집 자체가 악의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조계사 부주지 원명 스님은 “제목에 ‘국고보조금 횡령의혹’이라고 자극적으로 보도했지만 방송내용 어디에도 조계사가 국고보조금을 횡령했다는 증거는 없었다. MBC가 제시한 계약서는 조계사가 체결한 바 없는 위조계약서였으며 이 같은 사실을 MBC에 충분히 설명했음에도 조계사의 입장은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원명 스님은 “공사업자 간 이해다툼이란 정황이 확인됐음에도 악의적인 편집으로 구성했다. MBC 최승호 사장은 지난해에도 이무렵 PD수첩으로 불교계를 부정한 집단처럼 매도했다. 저의가 의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계사 신도들도 울분을 토했다. 김문주 조계사 신도회 사무총장은 “불교계가 부처님오신날 준비로 환희심이 가득할 시기에 선정적 보도로 MBC가 무슨 이득을 보려는지 모르겠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조계종 대변인인 총무원 기획실장 오심 스님은 “불교 최대 명절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보도의 사실 전달도 부족하고, 정당성이 있다고 해도 악의를 가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 현재 MBC의 보도가 과하다는 건 불자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다. 종단 차원에서도 이 문제에 강력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MBC뉴스데스크는 4월 23일 조계종이 진행하는 10·27법난기념관 건립 사업에 대해 특혜인 것처럼 보도해 법난 피해자에 대한 국가 차원의 명예회복과 피해보상까지 특혜로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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