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 조계총림 설립 50주년 기념
‘송광사 근현대 자료 특별전’
송광사성보박물관 4월 30일~12월 29일

임제종 종무원 관련 자료
불교창가 가사집 〈가곡집〉 등
각종 유물·자료 150여 점 전시

 

한국 근현대불교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것으로 기대되는 전시가 열린다. 송광사성보박물관(관장 고경)은 4월 30일(개막식 오후 4시)부터 12월 29일까지 조계총림 개산 50주년 기념 ‘송광사 근현대자료 특별전’을 개최한다.

일제강점기에서의 조계총림 모습을 비롯하여 송광사의 흥미로운 근현대사를 살펴볼 수 있는 이번 특별전에서는 송광사성보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900년대부터 최근까지 송광사의 근현대 100년의 역사가 담긴 각종 유물과 자료 150여 점이 전시된다.

주요 유물로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1911년 친일 원종(圓宗)에 대항하여 설립한 임제종 종무원 관련 자료 1점과 1920년대 송광사와 송광사 지방학림에서 불렀던 ‘불교창가(佛敎唱歌)’ 가사집인 〈가곡집(歌曲集)〉이 처음 공개된다. 1930년대 공연됐던 팔상극(八相劇)ㆍ목련존자극(目蓮尊者劇)의 연극대본을 비롯하여 조계총림 개산 전후 송광사에 주석했던 석두ㆍ효봉ㆍ구산 스님 등의 유묵과 유품도 전시된다.

1910년 경 원종과 임제종에서 송광사로 보낸 ‘공문(公文)’ 필사본인 〈간독(簡牘)〉.
‘불교창가’ 가사집 〈가곡집〉.
임제종 종무원 설립계약서.

 

특히 1910년 경 원종과 임제종에서 송광사로 보낸 ‘공문(公文)’ 필사본인 〈간독(簡牘)〉은 주목할 만한 유물이다. 〈간독〉에는 당시 언론에 소개된 기사가 아닌, 공문의 전문(全文)이 필사돼 있어, 당시 상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자료다. 첫 번째 공문은 송광사가 소장하고 있는 태고 보우(太古 普雨ㆍ?~1550)스님 이하 역대 고승들의 문집 등을 수집하여 조사한다는 내용을 시작으로 1911년 공포한 ‘사찰령’ 초안 등이 적혀있다. 또한 원종이 1910년 이후 조선불교를 일본 조동종에 병합시키려는 음모를 꾸미자 이에 대항하여 창립한 임제종 종무원에서 송광사로 발송한 공문도 함께 수록돼 있다. 책 표지와 첫 장에는 이 공문들을 필사한 ‘박상전(朴祥銓)’이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박상전 스님은 1889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1905년 정용월(鄭龍月)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이후 송광사에서 강원 등의 교육을 마치고, 1914년 중앙학림에 입학했다. 1919년 3.1만세운동에 참가하여 옥고를 치른 뒤, 1920년 12월 환속했다.

〈가곡집〉은 1920년 송광사 지방학림에서 간행한 창가 가사집으로 이남성(李南星)에 의해 편집 발간된 것이다. 〈가곡집〉에는 현대 찬불가의 효시가 되는 퇴경 권상로의 찬불가를 비롯하여 송광사에서 독자적으로 작사한 ‘16국사호가’, ‘불조역대가’, ‘보조국사기신가(普照國師忌辰歌)’ 등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당시 유행했던 ‘학도가’, ‘보조국사기신가(普照國師忌辰歌)’, 그리고 도산 안창호의 ‘거국가(去國歌)’는 ‘이향곡(離鄕曲)’이라는 이름으로 수록돼 있다.

전시되는 송광사와 임제종 종무원간의 계약서는 일제가 세운 원종과 대립하면서 발생하는 각종 소송에 대하여 김학산, 전재용, 박한영, 진진응, 송종헌, 한용운, 김종래 스님이 이에 필요한 대응과 비용을 부담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송광사에서 불교중앙학림으로 유학, 1919년 3.1운동에 참여했다가 투옥된 ‘박상전(朴祥詮)’스님 관련 자료도 눈길을 끈다. 061)755-0407(송광사성보박물관 학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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