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종소리

아쉬운 하루가 저문다
억겁 끝에서 또 한 번
하늘은 깊어가고
지나간 일들은 이마를 맴돈다
아쉽고 또 아쉬운 봄날
범종소리나 들었으면
쇳덩이 되어 남고 종소리 되어 떠났으면
범종이 있어야 하는 이유가
나 때문일 걸 알게 된 저녁
나뭇가지엔 꽃들이 돋고
먼 하늘엔 흰 달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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