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사찰약수

이병인, 이영경 지음/조계종출판사 펴냄/1만 8천원

영축총림 불지종가(佛之宗家) 통도사에는 40여 개의 청정한 사찰약수가 흐른다.

경상남도 양산시, 영축산 통도사는 창건 당시 영축산 전체가 습지였기에 넓은 영역에 걸쳐서 물이 났다. 통도사 방장 성파 스님은 예전에는 ‘국계이음’이라 ‘두 손바닥으로 계곡물을 움켜쥐고 마신다’는 것이 운수납자들의 일상사였다고 말한다. “명산엔 명찰이 있고, 명수가 있다”라는 말은 영축산에 큰절 통도사와 17개의 암자가 있고, 40여 곳의 약수가 흐른다는 사실에서 확인된다.

신라 제 27대 선덕여왕 15년 대국통 자장 스님에 의해 창건된 통도사는 우리나라 삼보사찰 중 으뜸인 불보사찰이다. 팔만대장경판을 모신 법보사찰 해인사, 고려 시대 보조 국사 이래 16국사를 배출한 승보사찰 송광사와 함께, 신라 시대에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금란가사 등을 봉안한 통도사를 불보사찰이라 한다. 그래서 통도사를 ‘불지종가(佛之宗家, 불자들의 마음의 고향)요, 국지대찰(國之大刹, 나라의 으뜸 가람)’이라고 부른다. 저자는 ‘한국 차 성지로서의 통도사’에 대한 위상을 재정립하고자 한다. 이 책은 ‘불지종가’로서뿐 아니라 ‘차지종가’로서 통도사의 가치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며, <통도사 사적기>에 나타난 ‘차샘’에 대해 과학적 방법으로 검증한 현대적 재평가이다.

사찰 약수의 위상과 가치 재정립
보존 요한 ‘통도사 10대 명수’ 소개
2014년부터 4년간 150여 약수 조사
직접 답사 후 수질분석 체계적 시행

<삼국사기>에는 “우리나라의 차는 이미 선덕여왕(632~647) 때부터 있었다”라는 기록이 있다. 이에 따르면 선덕여왕 재위 시에 가장 핵심적인 활동을 펼친 자장 스님이 차 문화의 시조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통도사는 사찰의 창건과 중창에 대해 기록한 사적기에 ‘차샘’과 ‘다소촌’이라는 용어가 기록된 우리나라의 유일무이한 사찰이다. 통도사 창건 당시부터 차 문화를 시작했다면 우리나라 차 시배지의 역사도 재고돼야 한다. 차의 ‘통도사 전래설(또는 통도사 시원설)’은 매우 의미 있는 역사적 사실이다. 이 책의 저자인 이병인, 이영경 교수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간 150여 곳의 전국 약수를 찾아 답사해 수질 분석 조사를 체계적으로 시행했다. 역사상 주요 문헌에 기록되어 있고 현재도 사용 중인 찻물들을 찾아다니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시간 여행이었다.

영축총림 불지종가 통도사에는 40여 개의 청정한 사찰약수가 흐른다. 사진은 취운암 수조 모습.

답사 결과, 우리나라의 4대 사찰약수로 영축산 통도사, 오대산 월정사, 속리산 법주사, 두륜산 대흥사의 약수들을 꼽았고, 한국의 10대(12대) 사찰명수로 속리산 복천암의 복천약수, 약천사의 약천약수, 옥천사의 옥천약수, 통도사 비로암의 산정약수 및 8곳의 약수를 선정했다. 동시에 이들 약수에 들어 있는 각종 미네랄 성분을 조사해 수질을 평가했고, ‘맛있는 물 지수’, ‘건강에 좋은 물 지수’ 계산식을 통해 물맛 평가도 진행했다. 이러한 약수들의 수질 특성들을 책 속에 표로 정리해 실었다.

통도사 권역 약수는 순수 상태의 청정한 단물로서 상대적으로 이산화규소 성분이 많고, 칼슘 성분 등 경도 물질도 비교적 낮은 단물로, 전체적으로 맛이 좋고 부드러우면서도 건강한 물로 확인됐다. 그러한 40여 곳의 통도사 약수 중에서 비로암의 산정약수와 옥련암의 장군수, 백련암의 백련옥수, 안양암의 영천약수, 자장암의 자장수, 서운암 늪재 석간수 등이 유명하다. 영축산 깊은 계곡의 흰 연꽃 같은 감로수를 끊임없이 보시해주는 백련암 백련옥수는 인근 한방병원에서 길어다 약을 달일 정도이고, 옥련암 장군수는 부산·울산의 차인들이 받아다가 찻물로 사용하고 있다. 저자는 독자들이 ‘일 년 열두 달을 생각하여 매달 한 번씩 찾아가서 마셔보자’는 취지에서 ‘통도사 10대(12대) 명수’를 정리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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