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활성화가 가장 절실
불교도 순례 등 도움 전해야

봄은 왔는데 오지 않았다.(春來不似春) 지금의 강원도가 그렇다. 지난 44일 발생한 산불로 인해 1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하는 피해를 입었다. 인근에 거주한 4000여 명이 대피를 했으며, 530ha에 달하는 산림과 주택, 시설물 총 916곳이 전소되는 피해를 입었다.

불교계의 피해도 있었다. 속초 대표 사찰 보광사는 44일 밤 11시부터 5일 새벽까지 7시간동안 이어진 산불로 인해 사무동 건물 1채와 창고 2채가 전소됐으며, 사찰 주위의 소나무림 30%(2,000그루가량)가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다. 또한 보관 중인 문화재급 아미타 괘불도와 근대기에 조성된 연가마도 소실됐다.

화재 직후 매뉴얼에 따라 바로 문화재인 목조지장보살좌상과 현왕도를 신속하게 외부로 옮기고 대형 살수차를 불러 계속 진화작업 펼쳤다. 그나마 주요 전각과 문화재 피해가 없었던 것은 사찰 대중과 소방 관계자들의 헌신적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정부와 사회각계 그리고 불교계도 화재 직후 피해 지역 돕기에 나섰다. 조계종은 긴급구호대를 급파하고 상황을 파악한 뒤 신흥사와 함께 구호봉사를 진행 중이다. 신흥사의 경우 피해지역 구호에 집중하기 위해 속초지역 봉축행사를 전면 취소하기도 했다. 또한 종단 주요 사찰들도 기금 모금에 들어갔다.

하지만 강원도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이맘때면 상춘객들로 붐빌 동해안에 인파가 평소 1/ 10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최문순 강원지사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민들에게 동해안을 찾아 줄 것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을까.

재난지역에 놀러 가는 것이 혹시나 폐가 될까라는 조심스런 생각은 거두어 달라. 지금 최고의 자원봉사는 관광으로 지역을 살리는 일이라는 최문순 지사의 절절한 호소를 불교계도 되새겨야 한다.

정부도 이에 맞춰 강원지역 관광활성화를 피해 복원 계획으로 내놨다. 문화재청도 강원 산불 피해지역의 상권을 살리고 지역경제 활성화 지원을 위해 문화유산 관람을 원하는 관광객이 피해 지역을 손쉽게 찾아 갈 수 있도록 강원지역 문화유산 답사코스책자를 제작·배포한다.

또한 문화재청에서 시행하는 문화재위원회 회의와 담당자 워크숍, 교육 등 총 27회 가량의 행사를 강원도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이달부터 9월까지 진행되는 무형문화재 공연과 중학생 대상 문화유산 교육도 강원 산불피해지역에서 실시될 수 있도록 했다.

피해 지역인 강원도 고성과 속초에는 건봉사, 신흥사, 낙산사 등 불교의 고찰들이 곳곳에 산재하고 있다. 불교계도 부처님오신날을 앞뒤로 혹은 봄을 맞아 성지순례를 계획하는 사찰과 신행단체들이 있다면 강원도 동해안으로 갈 것을 종단 차원에서 독려해 봄이 어떨까. 동해안의 정취를 느끼면서 신행도 하며 피해지역 경제도 살릴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 생각된다. ‘자리이타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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