⑦ 피부주름 예방 비책

주름, 피부노화의 지표
자외선·고온·체중변화 등 요인
피부장벽 기능 보호도 중요

 

나이보다 몇 살 많다고 속이면서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예전엔 가끔 있었다. 인간관계에는 서열과 질서를 기반으로 하는 요소가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나이가 많다는 것은 유리한 요소였다. 그러나 그 누구도 피부에 주름이 많아 나이 들어 보이는 것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피부에 주름이 생기는 것은 그저 세월 탓으로 돌릴 수도 있으나 같은 세월을 살아도 다른 것은 분명하다. 같은 자동차를 동시에 구입하더라도 세차를 조심스럽게 하고 왁스칠을 잘 하여 관리한 경우에는 광택이 오래가고 새 차처럼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주름은 기미와 같은 색소침착과 함께 피부의 노화를 나타내는 기본적인 지표가 된다. 주름이 는다는 것은 그만큼 피부에 노화가 왔다는 것이다. 피부의 주름을 덜 생기게 한다는 것은 결국 피부노화를 억제하는 일이다.

나이가 들어서 피부가 노화가 되는 것은 누구든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햇빛과 건조한 외기에 노출되지 않는 부위인 복부나 둔부의 피부에 생기는 형태의 노화를 ‘연대학적 노화’라 한다. 말 그대로 세월의 무게가 실린 노화라는 것이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햇빛에 노출되어 발생하는 것은 ‘광인성 노화’라고 한다. 주로 얼굴이 대표적인 광인성 노화의 발생부위가 된다.

햇빛에 의한 피부노화는 피부가 건조해지고 거칠어지며 두꺼워지는 반면 노출되지 않고 세월의 무게로 생긴 경우에는 피부가 얇고 매끄러워진다. 또한 햇빛에 의한 노화는 기미, 검버섯, 홍반 등과 같은 추가적인 노화 소견이 함께 나타난다.

햇빛에 의한 노화가 생기는 이유는 자외선 때문이다. 자외선은 A,B,C 3종이 있는데, 주로 사람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A와 B이고, 일광화상을 일으키는 자외선 B는 강하긴 하지만 유리를 투과하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실내에서는 안전하다. 반면 A는 상대적으로 약하여 화상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피부를 검게 만든다. 또한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노화는 물론 피부암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태양광을 통해 자외선을 적당히 쬐는 것은 비타민 D의 합성을 돕지만 과다한 노출은 해악일 뿐이다. 자외선은 피부뿐만 아니라 눈에도 결정적인 해악을 끼칠 수 있다. 시력 이상을 유발하는 백내장과 황반변성은 자외선 손상과 관련된 대표적인 질환이다.

젖은 피부는 마른 피부에 비해 자외선을 더 많이 흡수한다. 따라서 노출도 피해야겠지만 여름철에는 자주 땀을 닦아서 피부를 보송보송하게 해놓는 것이 피부 노화방지에 좋다.

햇빛과 함께 거론되는 외부적인 피부 노화 요인으로 고온이 있다. 숯가마 같은 찜질방에서 직접 열에 반복해서 노출되거나 사우나를 지나치게 자주하는 사람, 아궁이나 용광로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은 고온에 의한 피부 노화가 더 많이 진행된다.

한편 진료실에서 환자들의 얼굴을 보면 흡연하는 사람들은 금방 알아볼 수 있다. 담배 냄새가 일차적인 단서가 되겠지만 얼굴의 주름이 서너 배 더 많고, 입 주변과 턱선 사이로 생기는 깊은 고랑과 입술 주변의 잔주름 탓에 알 수 있는 것이다. 흡연자에게 주름이 많이 생기는 이유는 우선 긴 세월동안 담배를 문 상태에서 입을 오므리고 구강의 압력으로 연기를 빨아들이는 자세를 반복하면서 생기는 특징적인 근육 움직임이 일차적인 이유가 된다. 입가에 주름이 생기는 것이 싫다면 빨대를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하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그리고 담배에 포함된 독성 물질이 피부에 직접노화를 일으키고, 여성의 경우에는 난소기능까지 저하시켜 여성호르몬의 분비를 더 적게 하는 탓에 피부를 더 주름지게 한다.

물리적인 외부의 압력도 피부에 주름을 만든다. 턱을 괴는 습관은 볼과 귀 옆에 있는 피부를 밀어 올려 주름을 형성할 수 있다. 옆으로 누워 자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귀를 앞으로 구부려 귀 앞쪽에 주름을 만든다. 높은 베개도 문제가 된다. 높은 베개를 사용하는 사람은 목이 앞으로 꺾인 자세를 만들어 아래턱과 목의 앞쪽으로 밀린 주름을 만들 수 있다.

급격한 체중변화 역시 주름살의 원인이 된다. 살이 빠질 때는 혈관 분포가 많은 얼굴부터 먼저 빠지는 탓에 살이 쪘다가 빠지거나 점점 살이 빠질 때 얼굴에는 깊은 주름이 남기 쉽다.

피부는 우리 몸의 속을 감싼 겉포장 같은 것으로서 이러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 ‘피부장벽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기능은 피부에 포함된 수분과 유분을 보호하여 피부가 메마르지 않고 인체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한다. 건선이나 아토피성 피부염은 대표적으로 피부장벽 기능이 손상된 질환이다. 이러한 질환이 아니더라도 노화가 진행되면 장벽 기능은 약화된다. 따라서 피부의 장벽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피부 노화를 막는 기본이 된다.

피부 장벽기능을 잘 보호하기 위해서는 세안과 보습에 유의해야 한다. 얼굴을 너무 오래 씻으면 피부를 더욱 예민하고 건조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피부와 pH가 유사한 약산성 세안제를 써서 짧은 시간 내에 세안을 마치도록 한다. 각질제거제나 스팀 타월 역시 너무 자주 하지 않도록 한다. 피부 각질이 문제가 된다면 화장솜에 찬 우유를 흠뻑 적신 다음 15분 정도 올려두었다가 부드럽게 씻어낸다. 스팀 타월은 혈액순환과 각질 제거 등에 효과적이지만 뜨거운 열기가 피부를 자극할 수 있으므로 자주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한의학적 방법으로 피부노화를 개선하는 방법으로는 우선 당귀와 갈근 등 항노화 작용이 있는 약물을 포함한 한약 처방을 복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집중적인 관리를 위해 주기적으로 미용침과 매선침 등을 시술하기도 한다. 이러한 시술 후에는 한약추출물이 포함된 미용팩을 사용하여 미백 기능이나 피부 재생기능을 강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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