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재산피해 ‘막대’… 현장은 여전히 ‘막막’

속초 신흥사 등 구호단 급파
지역 봉축행사 전면 취소도
원행 스님 12일 이재민 위로

전국 사찰 성금 전달 잇달아
사찰·단체 자체 모연도 확대
“상황 안정까지 관심 절실해”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4월 12일 동해안 산불 피해 지역을 방문, 이재민 어르신에게 단주를 선물하며 위로하는 모습. 사진제공=조계종 홍보국

지난 44일 밤 강원도 고성·강릉·속초 등에 번진 대형 산불로 주민들의 막대한 재산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이를 돕기 위한 불교계 온정의 손길이 모이고 있다. 하지만 1000여 명에 달하는 이재민과 추산하기 힘들 정도의 재산피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범불교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대표이사 원행)은 산불 발생 직후인 45일 긴급구호단을 현장에 급파, 현지조사를 거쳐 현재 구호부스를 운영하며 이재민들을 돕고 있다. 3교구본사 신흥사와 신흥사복지재단도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를 전면 취소한 채 힘을 보탰다.

현재 조계종사회복지재단과 신흥사는 고성 천진초등학교, 아야진초등학교와 속초 장천마을에 구호부스를 설치했다. 다양한 연령대의 이재민들이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점을 감안해 어린이들을 위한 간식부터 음료, 과일, , 비스켓 등의 드라이푸드로 구성된 식료품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이동식 세탁차량을 운영하며 이재민들의 개인위생에 불편함이 없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이자 사회복지재단 대표이사인 원행 스님도 주요 일정을 뒤로한 채 12일 화재 피해현장을 방문, 이재민들의 상실감을 위로하고 구호단의 봉사활동을 격려했다. 원행 스님은 이날 오전 속초 장천마을회관에 마련된 임시대피소에서 이재민과 봉사자들을 만난 뒤 화마가 스쳐간 가옥을 둘러보며 불교계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어 속초시장을 만나 ()아름다운동행을 통해 모연한 성금 1억 원을 전달했다. 오후에는 고성 천진초등학교 체육관을 위로 방문하고, 고성군에 1억 원의 기금을 기탁했다. 이외에도 화재 피해를 입은 속초 보광사를 참배했다.

이처럼 불교계의 적극적인 구호활동에 전국 각지의 사찰과 단체에서도 성원을 보내고 있다. 가장 먼저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은 6일 중앙재해구호기금협회에 구호 성금 1000만원을 기부하며 화마 피해 복구를 기원했다. 뒤이어 서울 구룡사·일산 여래사(회주 정우)1억 원, 조계사(주지 지현) 3000만원, 봉은사(주지 원명) 3000만원, 법주사 1000만원, 교구본사주지협의회 1000만원 등이 ()아름다운동행에 모연됐다. 411일까지 아름다운동행에만 18000만원의 성금이 답지했다.

원행 스님은 산불로 인해 창고와 사무동 등이 전소된 속초 보광사를 찾아 피해 상황을 살폈다. 사진제공=조계종 홍보국

이뿐만 아니라 제4교구본사 월정사(주지 정념)는 강릉시청과 동해시청 재해대책본부에 각각 1000만원을 후원했으며, 울산 백양사(주지 명본)는 산불피해 복구에 써달라며 500만원을 울산시 경제부시장에게 전달했다. 전국 대학교 불교동아리 연합체인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는 419일까지 강원 산불 피해돕기 성금모연에 나섰다. 재단법인 한마음선원(이사장 혜수)21일 봉행하는 전국단위 법회에서 성금 모연을 독려해 피해지역에 전달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신흥사는 11일 주택피해 이주민 1가구당 50만원씩 온누리상품권 총 21400만원을 전달했다. 현재까지 집계된 주택피해 이주민은 속초시 63가구, 고성군 365가구 등 총 428가구다. 신흥사 총무 무문 스님은 여러 구호물품이 이재민들에게 보급되고 있지만 가구마다 필요한 물품에 차이가 있어 상품권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산불피해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불교계 구호활동과 성금 전달은 계속되고 있지만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의 복귀에는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도 산불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고, 10개 부처가 대책 마련에 머리를 맞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지만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측은 긴급구호단은 구호활동을 모니터링하며 현장 지원단체들과의 중복을 최소화하고, 장기간 대피소 생활을 해야 하는 이재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인명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삶의 터전을 잃은 심리적 불안의 여파는 장기화될 것 같다.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주민들이 절망감에 휩싸이지 않도록 따뜻한 관심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금 기탁은 조계종사회복지재단(하나은행 271-910006-64104) 또는 ()아름다운동행(농협 301-0137-6667-11)을 통해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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