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회보존회, 글로벌 서포터즈 교육 현장

4월 10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의 모든 시설이 불이 꺼진 늦은 저녁, 전통공연장 옆 공개홀인 보현당에서는 환한 빛이 흘러나왔다.

60여 명의 국내외 시민들이 모여 직접 연등회 제등행렬에 가지고 갈 연등을 만드는 시간이었다. 한 잎 한 잎 정성 스럽게 붙인 연등이 빛을 발하는 순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보현당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연등 불빛 앞에서는 인종도 국적도 구분이 없었다.

60여 서포터즈 불교문화 체험
직장인 등 자발적으로 동참해
한국문화·불교 알리는 전법사로
“해외친구들에게도 추천할 것”

연등회보존위원회(이하 보존회)는 4월 3일 2019연등회 글로벌 서포터즈 발대식을 연데 이어 4월 10일 첫 교육의 장을 열었다.

이날 교육은 보현당에서의 연등 제작 실습과 광화문에서 펼칠 플래시몹 율동연습으로 진행됐다. 보존회가 준비한 햄버거로 저녁식사를 해결한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등만들기에 집중했다.

“준비된 랜턴 가운데에 연잎을 붙여주세요. 너무 촘촘하게 붙이면 불빛이 나오지 않습니다. 꼭 8장씩 붙여주세요.”

서포터즈들은 안내를 맡은 국제포교사들의 지도 하에 테이블 마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연등을 만들었다. 약 1시간 가량이 지나자 서투른 솜씨지만 조금씩 연등의 형태를 갖춰갔다.

연등회 글로벌 서포터즈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로 지정된 민족의 대표축제 연등회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자원봉사단으로 2013년 첫 시작 이후 전세계 40개국의 수많은 청년들이 참여했다. 올해는 특히 한국 문화와 불교에 관심이 많고 봉사활동에 열심인 열정적인 젊은이들이 인종과 국경을 넘어 마음을 모았다. 미국과 캐나다, 스페인 등을 비롯해 아시아 국가들 까지 해외에서 40명, 국내에서 20명이 참여했다.

서포터즈의 대부분은 한국으로 유학을 온 학생들과 한국의 대학생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직장인들도 참여했다. 봉축위원회에 따르면 올해에는 의학전공생을 비롯해 디지털 마케터 등이 참여했다. 현장에서는 수년 째 참여하고 있는 이들부터 부부가 함께 참여한 경우도 있었다. 대부분이 한국문화에 대해 더욱 알고 싶어 연등회 서포터즈에 참여했다고 했다.

이날 외국인 서포터즈들은 한국의 불교문화를 비롯한 전통문화를 접할 것이라는데에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캐나다에서 온 데이브 우드 씨는 2016년 연등회 서포터즈로 참여한 약혼자의 추천으로 서포터즈에 함께 참여하게 됐다. 우드 씨는 “캐나다에서도 사찰에서 불교를 조금 접하긴 했지만 좀 더 알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불교 대표 문화 축제인 연등회에 참여하면 다양한 체험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려대 대학원에서 공부하며 한국생활을 오래한 티티 씨는 올해로 4번째 참여다. 티티 씨는 “한국문화에 큰 매력을 느낀다”며 “특히 연등회는 한국 전통을 이어오는 행사여서 서포터즈 참여에 자부심을 갖고 꼭 참여하고 있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새롭게 참여하는 이들에게도 조금씩 한국문화를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포터즈 내에는 이처럼 수차례 서포터즈 활동에 참여한 외국인들이 새롭게 참여한 이들의 참여를 돕고 있었다.

홍승연 서포터즈 진행팀장은 “서포터즈 참가자들은 한국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라 생각해 매사 적극적이다. 교육 뿐만 아니라 행사 출석률도 매우 높다”며 “바쁜 와중에도 저녁마다 교육과 연습이 있다고 하면 시간을 들여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4회째 서포터즈에 참여하고 있는 최윤진 씨는 “서포터즈의 매력은 연등회를 알리는 것 뿐만 아니라 해외의 친구들을 만나고 또 시민들과도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라며 “지난해 문화마당 부스 활동으로 시민 줄넘기 대회를 한 추억이 있다. 서포터즈가 끝나도 서로 연락을 하고 모임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으로 서포터즈에 참여한 황유정 씨는 “인터넷에서 스펙을 쌓기 위해 찾던 중 서포터즈 활동을 알게 됐다. 실제로 참여해보니 그동안 몰랐던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느끼고 외국인 친구들과의 교우관계도 쌓게 됐다. 내년에는 학교친구들과 함께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3회 째 서포터즈 지원팀에 참여하고 있는 조진화 국제포교사는 “해마다 새로운 이들이 참여해 국제포교사로서도 굉장한 동기부여가 된다”며 “조금이나마 불교에 대하 우호적인 생각을 갖고, 자신들의 나라에서 친구들에게 소개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4일 발대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글로벌 서포터즈는 1일 진관사 템플스테이를 통해 사찰 문화를 익혔다. 이들은 4월 17일 광화문 봉축장엄등 점등식에서 플래시몹 율동을 선보이며, 연등행렬과 전통문화마당 등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통역을 담당하는 것 외에도 이들이 연등회를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또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에 활동을 공유하며 자국 및 세계인들에게 연등회를 알린다.

이어 조계사에서 열리는 부처님오신날 법요식 후 5월 12일 서포터즈는 해단한다.

연등회보존위원회 사무국장 선나 스님은 “향후 지속적으로 홍보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홍보위원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보다 많은 청년들이 연등회를 알고 함께 동참하는 문화를 만들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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