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태지관 수행, 현대명상과 만나다
천태지관 수행, 현대명상과 만나다
  • 글=노덕현 기자, 사진=박재완 기자
  • 승인 2019.04.0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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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쉼터를 가다’ ③ 분당 대광사 명상상담대학
4월 2일 전통명상수련센터에서 진행된 이론교육·지관 수행, 자비 실천으로 승화 기본과정에 참여한 불자들이 명상을 하고 있다.

 

명상을 통해 얻은 지혜로 도시의 삶이 주는 어떠한 강렬한 경계도 헤쳐나갈 수 있을 것만 같았던 기분은 집에 막상 도착해 짐을 풀고 사람들을 만나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채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바닥을 친 자기 자신을 보며 느낀 것은 어떤 지혜를 얻었을 때 얻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 것을 지켜가는 것임이었다.

교관겸수로 전통 수행
명상 제반이론 폭넓게 교육
3년 과정, 민간자격증 제공
실습 병행하는 것이 특징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주변에서 명상수련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곳을 찾게 됐고, 눈에 띈 것은 분당에 위치한 대광사 명상상담대학이었다. 4월 2일 오후 7시 직장인을 위한 명상교육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분당 대광사 전통명상수련센터에 위치한 명상상담대학은 명상에 대한 체계적인 이론과 실습을 함께 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 무엇보다 접근성이 좋아 쉽게 찾을 수 있는 점이 장점이었다.

천태 지관 수행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학장 진성 스님

전통과 현대의 조화, 도심 위치한 산중 사찰

천태종 직할사찰인 분당 대광사는 경기도 성남과 광주의 경계 사이에 위치한 나지막한 불곡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다. 대광사는 천태종 본산인 구인사가 단양에 위치한 점을 감안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의 대중포교를 위해 천태종 종단 차원에서 건립한 사찰이다.

대광사는 특히 교통이 편리했다. 퇴근 후 분당 도심에서 약 10분 가량 운전을 하니 대광사 표지판이 나왔다. 이외에도 분당 각 역마다 셔틀버스가 운영되고 있었다. 서울대 분당병원 옆에 위치해 찾기가 쉬웠다.

2001년 건립된 대광사는 산자락에 위치한 산사이면서도 도심과 가까운 특성을 반영해 곳곳에 현대인들에 맞는 시설을 도입했다. 먼저 전통사찰로서 동양 최대 규모의 목조건물인 미륵보전과 국내 최고 높이인 총 17m 규모를 자랑하는 미륵불 좌상 등을 자랑한다. 이와 함께 북카페와 쉼터, 트레킹 코스 등의 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전통명상수련센터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길손을 반기는 곳은 북카페였다. 조용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명상교육을 받기 전 간단한 다과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북카페 앞쪽이 주차장으로 대웅전 앞마당까지 차량이 들어올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날 찾은 대광사 전통명상수련센터는 천태종 차원에서 명상과 관련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으로 지난 2011년 11월 기공 후 약 3년 2개월에 걸친 공사 끝에 건립됐다. 명상수련센터는 연면적 9,689㎡에 지상 1층, 지하 4층 규모로 지어졌으며 명상수련실, 다도실, 강의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강의실 옆에 마련된 수행공간에서 이론수업을 들은 불자들이 명상 실습을 하고 있다. 올바른 자세부터 호흡법 등 기초 안내가 친절하게 소개됐다.

명상 골자로 한 ‘내면 불사’ 한창

대광사 전통명상수련센터가 주목을 받는 것은 외형적 불사와 함께 내면의 불사를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태종은 체계적인 불교교육으로 유명하다. 특히 불교학과와 법사과로 구성된 금강불교대학을 1983년부터 운영하면서 한국 불교교양대학을 선도해왔다. 전국 16곳의 금강불교대학 중 대광사 전통명상수련센터에는 명상에 특화된 명상상담대학을 두고 현대화된 불교교양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수도권 대중포교에 맞춘 현대화된 사찰 속에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명상과 상담심리 교육을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곳이다.

처음부터 대광사가 명상상담대학을 개설해 운영해 온 것은 아니었다. 기존에 운영해오던 금강불교대학을 2015년 폐지 한 후 명상상담대학을 개설했다. 좀 더 폭이 넓은 교육의 필요성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대광사 명상상담대학 학장 진성 스님은 “관문사 금강불교대학을 비롯해 수십년 동안 구성된 커리큘럼과 체계를 자랑하는 금강불교대학 중 새롭게 생긴 이 곳만의 차별성을 어떻게 가져올지 고민한 결과”라고 말했다.

스님은 “명상상담대학은 총 3년의 과정으로 기존 불교대학과 명상관련 교육과정 중 가장 긴 교육을 자랑한다. 불교명상을 비롯해 일반 명상기법, 상담심리 등 관련된 모든 이론과 실습을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대학과정을 수료 후엔 명상상담지도사 2급 자격증이, 대학원과정을 수료하면 명상상담지도사 1급 자격증이 발급되고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광사 명상상담대학은 불교, 명상, 상담 3개 과목이 운영되고 있다.

불교는 불교개론, 사념처관법, 대승반야사상, 유식과 명상, 천태지관 등을 배우게 된다. 명상과목은 위빠사나(알아차림/자기집중/호흡)의 이론과 실기를 병행하고 무념 치유 특강도 진행된다. 상담과목은 상담심리학, 성격심리학, 가족 행복상담, 대상별 상담이론 및 실제 등을 다룬다. 기본(야간),심화(주간/야간), 전문(야간)과정이 있다.

대중포교를 위해 전략적으로 세워진 곳이기에 수강료 또한 굉장히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명상수행처마다 다르지만 일반 명상교육이 한회당 수만원에서 수십만원을 넘는데 비하면 학기당 수강료가 17만원에 불과하다.

“명상과 심리상담 분야에 대한 관심으로 천태종 신도 뿐만 아니라 입소문을 듣고 입학하는 일반인들도 상당수 됩니다. 3년 간의 체계화된 교육이 비해 저렴한 수강료도 장점이지요. 그렇다고 교수진들의 수준이나 커리큘럼이 다른 곳보다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범람하는 명상교육 현장에서 보다 많은 이들이 제대로된 교육을 들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도입됐습니다. 부처님께서 45년을 명상심리를 전하셨는데 3개월 또는 1년안에 다 배운다는 것은 무리지요.”

명상이론 수업을 경청하는 불자의 모습.

천태종의 특별한 전통명상 수행

그렇다면 제대로 된 명상교육이란 무엇일까. 명상하면 대표적으로 사마타와 위빠사나 수행을 마한다. 지(止, 사마타), 관(觀, 위빠사나) 수행을 체계적으로 정립한 대승불교가 바로 천태종이다.

지란 우리 몸과 마음의 잡된 움직임이 완전히 정지한 상태로 평정과 고요함을 유지하는 것을 말하고, 관은 몸과 마음이 멈췄을 때 우리 속에 있는 본래적 불성을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천태종에서는 지관을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망상에 집중하라고 가르친다. 일념삼천의 이치에 따라 불성과 온갖 잡생각이 불가분의 관계를 가진 하나의 유기체로 들어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망념에 물들지 않는 이가 되어 망념에서 자유롭고자 애쓰는 사람들과 일체가 돼 그들의 구제를 돕는 보살이 되는 것이다.

“천태종의 지관 수행은 호흡을 닦는데서 시작하여 다시 공가중 삼지삼관에 이릅니다. 지를 닦는 것은 정을 닦는 것이요, 관을 닦는 것은 지혜를 닦는 것으로 이것이 바로 교관겸수이고 정혜쌍수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자비발현을 통해 대중이 함께 깨달음의 경계로 나아가는 것이 핵심입니다.”

천태종에서는 공관으로 진리를 설명한다. 공은 있다(有) 없다(無)라는 상대적이고 분별적인 사고를 초월한 것을 의미한다. 스스로의 생각을 여의고 참모습을 그대로 파악하는 것이 공이다.

이를 공과 가와 중의 세범주로 설명했는데, 천태종에서는 현실 속에서 진리의 실천을 강조하는 공에서 가로의 접근을 중시한다. ‘가’로 대변되는 현실에 있으면서도 ‘공’의 진리를 잊어서는 안되고, 진리의 이상에 있어도 현실을 잊지 말고 실천해 가자는 사상이다.

대광사 옆 불곡산 자락에 마련된 명상길.

이론과 실습 병행, 교관겸수

천태종은 체계적인 교육을 중시하기에 명상상담대학의 경우도 약 70%의 이론과 30%의 실습이 병행되고 있었다. 4월 2일 진행된 기본과정에서는 50분 가량의 학장 진성 스님의 천태지관에 대한 강의와 30분 가량의 지관 수행 실습, 1시간 가량의 외부인사의 명상이론 수업이 진행됐다.

진성 스님은 “관법을 통한 알아차림이 결국 지혜의 발현으로 가면 자기중심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타행을 통해 발현되어야 진정한 지혜”라며 “주는 행복이 곧 받는 행복이며, 이를 통해 모두가 함께 나갈 수 있다. 결국 수행에서 내 마음을 알뿐만 아니라 남의 마음을 아는 것도 필요하기에 명상과 심리상담 등을 함께 익히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런 방침 속에 반응은 뜨거워 이날 수업만 해도 약 90명의 대중들이 참여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학업을 마치고, 혹은 생업을 마치고 앉아 명상 이론 수업 등에 집중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분당에 거주하는 남효정 씨(45)는 “공,가,중의 학년별 과정으로 수행과정이 되어 있어 좋다”며 “천태종에서 중요시하는 관음염불정진 외에도 체계적인 지관수행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대중과 함께하는 마음을 기를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인 유효근 씨(23)도 “부모님의 추천으로 오게 됐는데, 생활 속에서 느끼는 여러 경계에서의 질문에 대한 속시원한 답을 들을 수 있어서 좋다”며 “특히 명상에 관한 여러 이론을 함께 접하고 불교 전통의 수행법도 알고 할 수 있는 점이 유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지관 수행 실습은 기본과정의 첫 단계로 자리에 앉는 법부터 호흡법 등 기초적인 과정이 소개됐다. 스님의 지도하에 90여 명의 대중들은 조용히 앉아 삼매에 들었다.

“농부가 봄이 온지 모르면 굶어 죽습니다. 파종을 해야 할 때, 그 때를 놓치지 말고 씨앗을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코끝과 발끝 알아차림 영역을 확대하고 마음의 봄이 옴을 느껴보세요. 알아차림의 범주를 생활 곳곳으로 넓히면 또 다른 경계가 생겨납니다. 결국 지혜와 자비라는 불교의 두 축을 고루 닦고 실천하여 삼라만상은 모두가 일심동체임을 깨닫게 되는 것 입니다.”

대광사를 뒤돌아 나가는 길, 맞은편 광교산에 늬웃늬웃 해가 저물고 있었다. 광교산부터 부처님 가르침이 전해지는 불곡산까지 부처님의 광명이 펼쳐지는듯한 느낌을 받으며 길을 나섰다.

 

대광사 명상상담대학 커리큘럼

학 제       3학년 6학기 과정

강의내용 
불교
불교개론, 사념처관법, 대승반야사상, 유식과 명상, 천태소지관
명상 위빠사나 이론 실기 병행, 무념치유 특강
상담 상담심리학, 성격심리학, 가족행복상담, 대상별 상담 이론과 실체

강의 시간
기본과정ㅣ매주 화요일 오후 7~10시까지
심화과정ㅣ매주 수요일 오후 1~4시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7~10시까지
전문과정ㅣ매주 목요일 오후 7~10시까지
특별과정ㅣ매주 화요일 테라피 요가명상
수료 후 명상상담지도사 1,2급 자격증 부여 (031)715-3000

찾아가는 길
지하철 정자역·미금역·오리역에서
마을버스 1·2·19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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