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오 스님, 4월 19~24일 전람회·출판기념식

인오 스님(右)이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께 주장자를 전달하고 있다. 부산 원광사 주지 인오 스님이 20여 년의 내공을 담아 만든 주장자 33점을 선보인다.

지혜의 지팡이로 불리는 주장자(雷杖子)는 스님들이 갖춰야 할 18가지 법구(法具) 중 하나다. 주장자는 스님들이 길을 걸을 때 안내하는 나침반이며 경책의 도구였고, 법을 일러주는 상징물이었다. 선사들이 법문할 때 주장자를 들어 올리면 부처님의 염화미소처럼 이심전심으로 법을 전수해 수많은 언어를 대신하는 마음법이 됐다.

현대사회 발달로 인해
보기 드물어진 주장자
20년 내공 담긴 33
한자리서 대중 공개돼

진리의 법구 주장자가 가진 상징을 널리 알리고 선사들의 가르침이 이어지길 발원하는 특별한 전람회가 열린다.

부산 원광사(주지 인오)는 책 <주장자> 출판기념회 및 전람회를 419~24일 부산 금정문화회관 대전시실에서 개최한다. 개회식은 19일 오후 2시다. 전람회에서는 원광사 주지 인오 스님이 20여 년 동안 제작한 주장자 중 가장 뛰어난 33점을 볼 수 있다. 인오 스님은 겨울이면 주장자 나무를 구하러 산에 다녔으며 나무를 말리고 굽기까지 1년여의 시간을 들였다.

인오 스님은 지팡이 역할을 하던 주장자가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점점 보기 어려워져 안타까워 전람회를 마련했다고 행사 취지를 전했다.

주장자를 든 스님들을 뵈면 그 위엄에 환희심이 났습니다. 하지만 요즘 현대에서는 갈수록 보기가 어려워 아쉽습니다. 불교전통문화를 계승하기 위해 전람회를 마련했으며 주장자를 드는 큰스님들이 많아져 부처님 법이 널리 알려지길 바랍니다.”

인오 스님의 주장자는 감태나무(연수목)로 제작됐다. 감태나무는 철분 성분이 많고 항암작용을 하며 독충을 막는 효과가 있다. 감태나무 주장자는 통도사 극락암 경봉 선사가 사용했던 나무이기도 하다.

인오 스님은 반야, 지혜를 상징하고 경책을 하는데 사용돼온 주장자다. 재료부터 해로움이 없는 나무로 제작해 의미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인오 스님이 주장자와 인연을 맺은 건 은사인 통도사 근안당 지일 스님과 처음 주장자 나무를 구하러 내원사 계곡을 방문했을 때부터다. 하루 종일 찾아 헤매다 벼랑 끝에 있는 나무를 우연히 발견해 은사의 주장자를 만들었다. 지일 스님과 함께 주장자를 만들며 들었던 가르침은 평생 인오 스님의 지침이 되고 삶을 이끄는 지표가 됐다. 지일 스님은 인오 스님에게 주장자를 만든다고 생각하지 말라. 주장자는 살아 있는 법구가 돼야 하며 주장자를 드는 활구로 중생을 만나라고 당부했다.

주장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인오 스님

인오 스님은 포교 활동과 수행을 이어가며 은사스님이 그리울 때마다 한두 개씩 만든 것이 오늘의 결과가 됐다고 말했다. 인오 스님은 은사 지일 스님 이후 통도사 방장 원명 스님, 현 방장 성파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에게 주장자를 전달했으며, 전람회에서는 통도사 주지 영배 스님에게 주장자를 선물한다. 또 앞서 출간한 책 <주장자> 출판기념식을 함께 열어 못다한 이야기를 펼칠 예정이다. <주장자>에는 주장자의 의미 부처님과 제자 그리고 선사가 담은 주장자 이야기 경전 속 주장자 이야기와 설화 경봉 스님, 성철 스님, 성수 스님의 법문이 담겨 있다. 전람회 수익은 양산부산대병원 어린이병원 환우 치료비로 전달된다.

인오 스님은 통도사 근암당 지일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중앙승가대학, 위덕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조계종 총무원 사회국장, 조사국장, 통도사 호법국장, 울산 대각사 주지를 역임했으며 현재 부산 원광사 주지로 나눔과 포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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